영화 <공작>의 공식 상영이 진행되기 전 배우들은 레드카펫 행사를 가졌다.

영화 <공작>의 공식 상영이 진행되기 뤼미에르 극장에서 배우들이 관객들의 박수에 화답하고 있다. ⓒ CJ엔터테인먼트


개막 4일 차를 맞은 칸영화제의 심야를 밝힌 영화는 한국 영화 <공작>이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이 작품은 제목 그대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공작원의 이야기다.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보다 소재 자체만 놓고 보면 특정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기본지식이 필요해 보인다.

11일 오후 11시(현지시각) 뤼미에르 대극장을 채운 관객들은 박수로 배우들을 맞았다. 통상 감독과 배우들이 입장할 때와 영화 상영이 끝난 직후 기립박수를 치는 관례대로 관객들은 반응했다.

영화에 대한 장벽

아무래도 관건은 1990년 대한민국 사회와 북파공작원 흑금성(황정민 분)과 북한 장성들의 생리를 현지 관객들이 얼마나 이해하는지였다. 영화 자체는 스파이 물 장르의 껍데기를 가지고 두 캐릭터 간 우정에 집중했는데 이 역시 관건은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 여부였다.

액션 장면의 비중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공작>은 치밀한 두뇌 싸움과 첩보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업가로 위장해 북측의 핵무기 개발 여부를 알아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흑금성과 대외 업무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북한군 장성 리명운(이성민 분) 간 긴장감이 핵심이었는데 영화는 적절히 긴장감을 살리면서 각 캐릭터들의 역할을 충분히 잡아냈다.

남북 공동 사업을 이끌어내면서 북측에 주요한 정보원을 심는다는 계획은 또 다른 북측 장성 정무택(주지훈 분) 등에 의해 위기를 맞는다.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이야기는 단순 스파이물을 벗어나 일종의 누와르적 성격까지 갖는다.

비교적 오락성이 강한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치고는 무거운 소재였다. 이를 반영하듯 상영 직후 객석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보수 정권 10년간 단절되었던 남북 대화의 기조가 새 정부 들어 다시 열리는 모양새다. 이런 현실 정세에서 20여 년 전의 남북 정세는 어쩌면 그 괴리감이 매우 커 보이기도 한다. 

 영화 <공작>의 공식 상영이 진행되기 전 배우들은 레드카펫 행사를 가졌다.

ⓒ CJ엔터테인먼트


전반적으로 관객들은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한 프랑스 관객은 "개인적으로는 좋은 느낌을 받았다"며 "이해하기 그렇게 난해한 작품은 아니었다"고 표현했다. 해당 작품을 프랑스에 배급하는 메트로폴리탄 관계자는 "현시대 상황과 밀접한 스파이 영화라 그 자체로 흥미롭다"고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대만 영화인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데 긴장감과 지적 매력이 있었다"고 표현했다.

다만 1990년대라는 설정과 급변하는 남북정세를 봤을 때 <공작>이 그린 설정이 다소 올드하다는 평도 있었다. 한 영국 관객은 "많은 관객들이 뉴스를 통해 남한과 북한의 특수성을 어느 정도는 다 이해하는데 영화가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전부 반영하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매 상영작마다 레드카펫 위에서 감독과 배우들을 맞이하던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강렬하면서 대단한 힘이 있는 영화"라며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에게 "다음엔 경쟁 부문에 도전하시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작> 윤종빈 감독과 황정민, 주지훈, 이성민 등 배우들은 12일 낮 국내 매체들과 인터뷰 시간을 갖는다.

 영화 <공작>의 공식 상영이 진행되기 전 배우들은 레드카펫 행사를 가졌다.

영화 <공작>의 공식 상영이 진행되기 전 배우들은 레드카펫 행사를 가졌다. ⓒ CJ엔터테인먼트



공작 황정민 윤종빈 주지훈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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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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