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미지의 책>의 한 장면.

영화 <이미지의 책>의 한 장면.ⓒ CASA AZUL FILMS


프랑스 영화의 뉴웨이브(누벨 바그) 운동의 중심이던 장 뤽 고다르의 신작이 제71회 칸영화제에서 공개됐다.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장 뤽 고다르의 <이미지의 책>(LE LIVRE D'IMAGE)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는 없지만 제목 자체가 영화의 모든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그가 여러 작품에서 선보인 실험성은 이번 작품에서 극대화됐다. 카메라 구도를 파괴한다든가 갑작스러운 점프컷 등 그의 상징이 된 몇 가지 요소는 차지하고서라도 <이미지의 책>은 서사 구조가 완전히 파괴된 채로 관객과 소통을 시도한다.

서사와 작법에 대한 도전

서사 구조가 파괴되었다는 것은 흔히 대중에 익숙한 기승전결 구도가 없으며, 중심 캐릭터와 주변 캐릭터 또한 없다는 뜻이다.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은 배우가 아닌 감독 그 자신이다. 분절된 챕터마다 감독은 낮은 목소리로 몇 가지의 문장을 반복하거나 관객에게 질문하거나, 혹은 자신이 생각하는 세계관을 설명한다. 물론 이 역시 서사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서사는 없지만 이 작품을 채우는 중심이미지는 있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부터 등장하는 사람의 손이다. 다섯 개의 손가락으로 이뤄진 손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다. 감독은 이 손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각종 사건이 벌어졌음을 암시하며 여러 영화, 다큐멘터리, 뉴스 화면 등을 불 균질적으로 소개한다.

 영화 <이미지의 책>의 한 장면.

ⓒ CASA AZUL FILMS


 영화 <이미지의 책>의 한 장면.

ⓒ CASA AZUL FILMS


'인간은 꿈으로부터 왔다', '우리의 이성은 누구에게 훈련받았나', '서구 사회로부터 비롯된 자본주의', '중동 그리고 아시아 사람은 어떤 생각을 품고 사는가' 등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섞어 가며 감독은 85분간 여러 이미지를 나열한다.

이 과정에서 장 뤽 고다르 감독은 흔히 말하는 영화 문법을 대부분 파괴한다. 화면비율을 제멋대로 확대하거나 축소하기 일쑤며, 사운드 역시 볼륨을 고의로 키우고 줄이거나 좌측에서만 말하다가 순간 우측 스피커로 옮겨가기도 한다. 색감 역시 통일돼 있지 않다. 상업 영화 문법에 익숙해진 일반 관객 입장에선 꽤 피로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누벨바그 운동 당시 혁신이자 리얼리티의 상징이었던 장 뤽 고다르는 언제부턴가 초현실의 길을 걷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그의 최근 움직임을 기꺼이 따라가는 건 철저히 관객의 몫이다. 다만 더 이상 그의 작품을 두고 '에세이영화'라고 정의내리긴 어려울 것 같다. 

평점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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