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아이(2016년), 워너원(2017년)을 탄생시킨 Mnet <프로듀스 101>이 2017년 6월 < 프로듀스48 >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6월 첫 방영까진 앞으로 한 달 가량의 시간이 남았지만, 10일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에서 한일 양국의 참가자 96명이 주제곡 '내꺼야'(Pick Me)'를 부르면서 사실상 <프로듀스48>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지난 2년 동안 방영 기간 내내 각종 논란을 만들어낸 <프로듀스 101>이었지만,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렇듯 앞선 회차에선 프로젝트 걸그룹(시즌1)과 보이그룹(시즌2) 배출이 목표였던 것과 달리, 이번 <프로듀스 48>에선 한일 합작 걸그룹을 탄생시키는 게 주된 방향으로 설정되었다.

그 중심에 일본의 초대형 걸그룹 AKB48, 그리고 Mnet(엠넷, CJ E&M)이 자리 잡고 있다.

인기 반등이 절실히 필요한 AKB48

 엠넷의 한일 합작 프로젝트 '프로듀스 48'의 센터로 선택된 AKB48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 (방송화면 캡쳐)

엠넷의 한일 합작 프로젝트 '프로듀스 48'의 센터로 선택된 AKB48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 (방송화면 캡쳐)ⓒ CJ E&M


지난 2005년 처음 탄생한 이래 AKB48은 일본 음반 업계의 각종 신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울 만큼 경이적인 행보를 보였던 팀이다.

수 백 명의 인적 구성을 토대로 진행되는 기수별 및 각종 산하 그룹 활동, 총선거 제도, 졸업 시스템라는 독특한 구조 속에 일본 여성 그룹 최초 음반(싱글 및 앨범 합계) 누적 2000만장 판매(2012년), 3900만장 판매(2015년) 돌파 등 화려한 인기 몰이를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력 멤버들의 대거 졸업 vs. 새 얼굴 발굴(세대교체) 실패가 맞물리고 반복되는 콘셉트(자기 복제)로 인한 이미지 과소비가 이어졌다.

이에 점차 피로감을 느끼는 대중들이 늘어가면서 최근 몇년 사이 AKB48이 예전 같은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규 젊은 팬 층 유입도 신통치 않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AKB48로선 뭔가 확실한 타개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정체된 그룹 내 분위기 전환 및 새롭게 일본 내 화제몰이 수단으로 AKB48 측이 택한 것이 바로 한국 케이팝과의 협업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엠넷(CJ E&M)의 손을 잡았고 <프로듀스 101>로 대표되는 한국식 서바이벌 오디션에 직접 멤버들이 참가하게 되었다. 

국내 일부 마니아들에게까지 이름이 알려진 그룹의 인기 주력 멤버들도 대거 참여할 만큼 AKB48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당초 예상을 넘어서고 있다.

CJ E&M, 일본 업체와 협업... 국내 빅3 기획사에 도전장 내밀다

 엠넷이 한일합작 프로젝트 걸그룹 탄생을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듀스 48'(MC 이승기)이 지난 10일 '엠카운트다운' 출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화면 캡쳐)

엠넷이 한일합작 프로젝트 걸그룹 탄생을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듀스 48'(MC 이승기)이 지난 10일 '엠카운트다운' 출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화면 캡쳐)ⓒ CJ E&M


CJ E&M은 엠넷이라는 음악 방송 매체 운영, 자회사 스톤 뮤직과 MMO 등을 활용한 음원 유통업 및 매니지먼트 운영 등 방송-음악의 수직계열화를 이루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프로듀스 101>이 탄생시킨 아이오아이-워너원은 활동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른바 빅3 기획사(SM-YG-JYP) 소속 그룹 부럽지 않은 성적을 얻었다.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년24> <아이돌학교>를 통해 만든 인투잇, 프로미스나인을 연이어 데뷔 시키면서 CJ E&M은 치열한 경쟁 속에 발을 깊이 담갔다.

이미 세계 순회 공연 행사인 K-Con을 통해 케이팝의 해외 무대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왔던 CJ E&M으로선 AKB48과의 협업은 일본 시장 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에 안성맞춤이기도 하다.

한국 특유의 체계적이면서 혹독한 연습생 트레이닝을 일본 측에 소개하면서 이 과정에서 반대급부로 일본 아이돌 사업의 각종 노하우를 습득할 것으로 전망되기에 이번 프로젝트는 한일 양측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 <프로듀스 48>은 CJ E&M 과 AKB48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면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한일 합작 그룹... 새 얼굴 확보 난항에 따른 고육지책?

 엠넷의 한일 합작 프로젝트 '프로듀스 48'의 센터로 선택된 애프터스쿨 멤버 가은 (방송화면 캡쳐)

엠넷의 한일 합작 프로젝트 '프로듀스 48'의 센터로 선택된 애프터스쿨 멤버 가은 (방송화면 캡쳐)ⓒ CJ E&M


한편으론 KBS <더 유닛>, YG가 진행한 <믹스나인> 등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참가자 인력풀이 한계에 다다르다보니 국외로 새롭게 눈을 돌린 게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에선 제기하고 있다.

기획사 소속 연습생 및 데뷔 경력자 다수가 이미 경쟁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다보니 기존 방식으로 <프로듀스 101> 시즌3를 진행하기엔 애초부터 버거웠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이번 <프로듀스 48> 한국 측 참가자를 살펴보면 아직 수련 과정에 있는 연습생보단 이미 데뷔한 바 있는 '경력자'들과 엠넷이 방영했던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국내 참가자 센터로 선정된 가은(애프터스쿨)처럼 기존 그룹 출신자를 비롯해서 장규리(프로미스나인), 배은영, 나띠, 조유리 등 <아이돌학교> 출연자들도 10일 진행된 방송 준비 과정 공개를 통해 대거 모습이 확인된 상태다.

불공정 계약 논란 + 악마의 편집...피할 수 있을까

 엠넷이 한일합작 프로젝트 걸그룹 탄생을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듀스 48'이 지난 10일 '엠카운트다운' 출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화면 캡쳐)

엠넷이 한일합작 프로젝트 걸그룹 탄생을 목표로 진행하는 '프로듀스 48'이 지난 10일 '엠카운트다운' 출연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화면 캡쳐)ⓒ CJ E&M


프로젝트 그룹 탄생을 목적으로 진행된 <프로듀스 101> 등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화제성 및 인기 몰이와 함께 각종 잡음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로 인해 <프로듀스 48>에 대해서도 걱정 및 우려의 목소리가 벌써부터 등장하고 있다.

먼저 수많은 중소 기획사들이 여전히 CJ 같은 대형 업체를 위한 '인력 공급업체(에이전트)'처럼 소모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종 그룹 멤버가 된다면 정해진 계약에 따라 수입을 배분 받는다곤 하지만 프로그램 제작사인 CJ E&M, 아이오아이-워너원을 관리하는 YMC 엔터테인먼트에 가장 큰 몫이 돌아가고 연습생 멤버 및 기존 소속사로는 훨씬 적은 금액만 돌아갈 뿐이다.

물론 대형 기획사처럼 원할하게 그룹 활동을 지원하기 어렵고 멤버 한 명 띄우기도 버거운 영세 업체 입장에선 이마저도 감지덕지할 상황이지만 이렇다보니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가져가냐"는 볼멘소리가 여전히 지속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 재미를 키우기 위한 수단이라지만 방송 편집 과정에서 발생하는 몇몇 참가자들의 이미지 훼손 역시 이번에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작에 이어 <프로듀스 48>에도 아이돌 그룹 팬들 사이에선 악명 높은 제작진이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출연으로 소속 가수 또는 연습생들이 긍정적 인지도 및 인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른바 '악마의 편집'에 연루되어 자칫 각종 악플 공격 등 손해만 보는 참가자가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과거 AKB48 측 각종 잡음 해소 등 숙제도 산적

 지난 10일 공개된 엠넷의 한일합작 걸그룹 프로젝트 < 프로듀스48 > 주제곡 '내까야'(Pick Me) 싱글 표지

지난 10일 공개된 엠넷의 한일합작 걸그룹 프로젝트 < 프로듀스48 > 주제곡 '내까야'(Pick Me) 싱글 표지ⓒ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지난 십수년간 발생했던 일부 AKB48 멤버들의 일탈 행위부터 신사 참배 등 극우 성향 논란에 대한 일본 측 회사의 명확한 해명도 반드시 이뤄져야할 대목이다.

졸업제 시행으로 인해 해당 멤버들은 이미 팀을 떠난 지 오래라곤 하지만 국내 시청자들 입장에선 이런 전력에 대해 당연히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당장 10일 <엠카운트다운> 무대를 통해 소개된 주제곡 '내꺼야(Pick Me)'는 같은 날 한국어 버전 음원만 정식 발매된데 반해 방송에선 일본어 가창도 함께 포함된 버전으로 방영돼 일부 시청자들은 이에 대한 불만, 아쉬움 등 다양한 의견을 댓글로 피력했다.

"일본 회사 소속+일본 아이돌을 한국 시청자들이 왜 응원해야 하지?"라는 의견 또한 곱씹어볼 만하다. 우리나라 인기그룹 트와이스(JYP 소속)의 일본인 멤버인 미나-사나-모모 등과 비교해도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진행된 <프로듀스 101> 시즌1과 2의 경우, 외국인 참가자 및 멤버가 탄생했지만 이들은 국내 회사 소속으로 한국에서 수년간 땀을 흘려왔던 연습생들이었다.  

프로젝트 활동이 종료되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그룹 멤버로 활동중이거나(프리스틴의 결경) 예정(라이콴린)인 반면 <프로듀스 48>의 일본 참가자들은 엄연히 AKB48의 일원들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아이오아이-워너원과 달리, 기간 끝나면 남남이 될 사람들이라는 일부 시청자들의 냉소적인 시선은 향후 이 그룹이 활동 기간 내내 극복해야할 숙제가 될 수도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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