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익숙한 대중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편집자말]
그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지금은 드레이크의 시대'라는 말을 부정하는 음악팬은 많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랩스타들 중, 세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앞서 있는 뮤지션을 뽑으라면, 단연 드레이크가 그 주인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드레이크를 막을까?

캐나다에서 태어나 아역 배우로 데뷔한 드레이크는 남부의 거물 릴 웨인(Lil Wayne)과 만나 랩퍼로서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드레이크의 커리어는 화려함 그 자체다. < Thank Me Later >, < Take Care >, < Nothing Was the Same >, < Views > 등 공식적으로 발표한 정규 앨범은 모두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믹스테이프 < If You're Reading This It's Too Late > 같은 경우에는 정규 앨범에 필적하는 판매량을 올리는 것은 물론,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앨범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비틀즈 이후 최초로 핫 100 싱글 차트 안에 20곡을 진입시켰다. 명실상부, 드레이크는 현재 가장 많은 대중이 찾는 힙합 뮤지션이다.

드레이크는 힙합과 PB 알앤비, 댄스홀 등 다양한 장르에 발을 걸치고 있다. 멜로디컬한 랩을 하는 것은 물론, 직접 노래를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그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것 뿐 아니라, 여러가지 감수성을 소화해낼 줄 안다. 그의 감수성은 릭 로스(Rick Ross) 같은 보스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겠다.

드레이크 역시 돈다발을 뿌리며 자신의 성취를 과시할 때가 있지만, 지나간 애인에게 전화를 걸고 구차하게 매달리는 모습이 더 기억에 남는다. 'Hotline Bling'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모든 체면(?)을 내려놓고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어설픈 춤을 보고 웃었지만, 동시에 그 춤을 따라했다.

그는 대중의 코드를 정확히 겨냥한다. 일부 힙합팬들은 '드레이크의 음악은 힙합답지 않다', '남자답지 않다'는 질타를 보내기도 한다. 드레이크는 이 모든 여론들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고, 자신의 캐릭터로 승화해냈다.

그리고 현재, 드레이크는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힙합 뮤지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그의 랩이 결코 멜로디만 있는 '무딘 칼'도 아니다. '대필 논란'이 벌어졌을 때 믹 밀(Meek Mil)과 디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Back To Back'을 내세운 드레이크의 판정승이었다.

드레이크가 전하는 따뜻한 영향력

 랩퍼 드레이크

랩퍼 드레이크ⓒ 드레이크 페북


연초에 발표된 'God's Plan'은 11주 동안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위를 지켰다.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 온 보이원다(B oi 1 da), 40 등의 프로듀서와 함께 작업한 곡으로, 매력있는 트랩(Trap) 넘버다. 이 곡에서 그는 자신의 성공이 신의 계획(God's Plan)을 따른 결과라고 말한다. 자신의 성취를 과시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이 모든 성취가 소중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능했던 것이라 말한다. 곡의 인기와 더불어, 'God's Plan'의 뮤직비디오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마이애미를 배경으로 한 이 뮤직비디오에서 드레이크는 지역 사람들을 위해 뮤직비디오의 예산 12억 원을 모두 쏟았다.

이 뮤직비디오에서 드레이크는 '보통 사람들'과 함께 한다. 일자리 때문에 고민하던 시민들을 위해, 학생들의 방과 후 활동을 위해 큰 돈을 쾌척한다. 홀로 어머니를 모시는 아들에게 '어머니를 소중히 모시라'라며 다독이기도 한다. 이 모든 장면은 단순히 슈퍼스타가 베푸는 자선이 아니라, '당신은 잘 해내고 있다'는 힘찬 응원으로 보였다.

최근 드레이크는 'God's Plan'에 이어 다시 한 번 'Nice For What'을 싱글 차트 1위에 올려 놓은 상황이다. 로린 힐의 'Ex-Factor'를 매끈하게 샘플링한 이 곡에서도 삶에 대한 긍정은 잘 드러난다. 'God's Plan'처럼 이 곡의 뮤직비디오 역시 곡의 메시지를 잘 전달한다. 뮤직 비디오에는 여성들의 다양한 삶이 등장한다(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블랙팬서의 동생 '슈리' 역할을 맡은 배우 레티리아 라이트도 등장한다). 드레이크는 여성들을 향해 '거울에 비치는 당신의 모습이 진실한 모습이다', '인생은 짧으니 마음껏 즐기라'고 웅변한다.

누군가는 드레이크의 풍족한 삶이 그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일리있는 지적이다. 그는 지금 뮤지션들 중 손꼽히는 부를 누리고 있으니, 무엇을 해도 여유로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드레이크가 매년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벌고 있다고 해서, 그의 음악 속 메시지가 무의미해지지는 않는다. 또한, 그 역시 자신이 밑바닥에서 출발해서 이 자리까지 왔다는 것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Started From The Bottom) 한 사람이라도 'God's Plan'을 듣고 용기를 얻었다면, 그의 목적은 충분히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힙합을 통해 동시대의 삶들에 따뜻한 영향력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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