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ACL 8강 경고등 전북 현대 선수들이 8일(한국시각) 태국 부리람 뉴아이모바일 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부리람과 원정경기에서 골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8.5.8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연합뉴스]

▲ 전북, ACL 8강 경고등 전북 현대 선수들이 8일(한국시각) 태국 부리람 뉴아이모바일 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부리람과 원정경기에서 골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8.5.8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연합뉴스] ⓒ 한국프로축구연맹


러시아 월드컵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민재는 부상으로 태국 원정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잇몸으로 버텨야 했던 전북 현대모터스는 후반전 추가 시간에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극장 골'을 터뜨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경기는 홈경기와 원정경기를 포함한 180분 싸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 모터스 8일(한국 시각) 오후 8시 태국 부리람에 있는 선더 캐슬에서 벌어진 '2018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의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그러나 오는 15일 전주성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는 희망을 안고 돌아오게 됐다.

로페즈의 동점골 이후, 집중력 잃다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돌풍의 팀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후 6분 만에 부리람 유나이티드 유준수가 멋진 크로스 실력을 뽐내며 골을 선물했다. 전북 미드필더 손준호와의 몸싸움을 든든히 이겨낸 뒤 오른발 끝으로 찍어서 올린 공이 골잡이 에드가 실바에게 정확하게 날아오른 것이다.

유준수는 인천 유나이티드와 울산 현대를 거친 멀티 플레이어다. 유준수의 정확한 크로스를 받은 에드가 실바는 전북 센터백 신형민의 뒤로 빠져들어가 정확한 헤더 슛을 성공시켰다. 부리람 유나이티드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아시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홈, 원정 경기를 모두 1-1로 비겼다. 일본 J리그의 강팀 세레소 오사카와의 홈 경기에서는 2-0 승리, 원정경기에서는 2-2 무승부로 마무리 지었다. 부리람의 호성적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에 전북은 후반전부터 특유의 '닥공'을 펼쳐들었다. 키다리 골잡이 김신욱을 겨냥한 오른쪽 크로스를 풀백 이용이 줄기차게 올려주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었다. 반대쪽 크로스는 풀백 최철순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 로페즈가 맡았다.

50분에 바로 그 패턴으로 전북이 동점골이 만들어냈다. 이용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김신욱 앞으로 정확하게 날아들었고 그 공을 김신욱이 가슴으로 떨어뜨리자 로페즈가 반대쪽에서 달려들어와 상대 수비수 셋을 부드럽게 따돌리며 오른발 슛을 꽂아넣었다. 과정부터 마무리까지 전북 특산품 '닥공'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전북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터진 동점골에 너무 쉽게 안주했다. 더구나 그들은 많은 부상 선수들 때문에 정규리그(K리그 1)와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하는 선수단을 이원화시켰다. 그러다보니 중앙 미드필더와 센터백의 구멍이 여기저기에서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손준호의 극장 골 가치

비록 동점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홈 팀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반도비치 감독은 전북의 후반전 닥공 흐름을 너무나 잘 알고 대비했다. 가뜩이나 허술한 중앙 수비가 역습에 흔들릴 것이라는 점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로페즈의 멋진 동점골 이후 딱 10분 만에 전북은 다시 주저앉았다. 위험 지역에서 무리한 수비를 펼치던 이재성이 걸기 반칙을 저질러 프리킥을 내줬다. 60분,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브라질 출신 골잡이 디오고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벽을 넘어 전북 골문 왼쪽 위로 빨려들어갔다. 수비벽만 믿고 오른쪽으로 치우쳐 공을 기다리던 송범근 골키퍼의 판단 실수이기도 했다.

홈 팬들의 열띤 응원에 힘입어 기세가 다시 살아난 부리람 유나이티드는 69분에 전북의 아픈 곳을 제대로 파고들며 완벽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주장 수차오의 역습 패스를 받은 에드가 실바가 전북 센터백 신형민과 최보경을 차례로 따돌리며 정확한 오른발 슛을 성공시킨 것이다. 주전 센터백들의 줄부상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을 센터백으로 내린 것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불러왔는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홈&어웨이 시스템이어서 어차피 2차전에 모든 것을 건다고 해도 1-3 두 골 차는 전북에게도 부담스러운 점수판이었다. 추가골을 내주기 직전에 아드리아노 대신 임선영을 들여보냈지만 장담할 수 없는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후반전 추가 시간 3분이 표시되고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이용의 발끝을 떠났다. 김신욱의 헤더 패스를 받은 손준호가 바로 앞에 있는 이승기와 뜬 공을 주고받았다. 그리고는 손준호의 오른발 강슛이 부리람 유나이티드 그물을 크게 흔들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에 터진 극장 골이었다. 비록 패배를 면하는 동점골은 아니었지만 2차전 경기에서 너무 많은 골로 뒤집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확실하게 떨쳐버릴 수 있는 뜻이 담긴 것이었다.

이 손준호의 펠레 스코어 만회골은 어웨이 골 우대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셈이다. 오는 15일 전주성으로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불러들이는 전북은 1-0 승리만 거둬도 어웨이 경기 2골에 힘입어 8강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투 톱(에드가 실바, 디오고)은 전북 선수들이 각별하게 대비해야 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의 위치 선정이나 드리블 유연성, 슛 각도 모두 아시아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전주성이라고 해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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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8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결과(8일 오후 8시, 선더 캐슬-부리람)

★ 부리람 유나이티드 3-2 전북 현대 [득점 : 에드가 실바(6분,도움-유준수), 디오고(60분), 에드가 실바(69분,도움-수차오) / 로페즈(50분,도움-김신욱), 손준호(90+1분,도움-이승기)]

◎ 전북 선수들
FW : 아드리아노(68분↔임선영), 김신욱
MF : 이승기, 손준호, 이재성, 로페즈
DF : 최철순, 최보경, 신형민, 이용
GK : 송범근

◇ 2차전 일정(5월 15일 화요일, 전주성)
전북 현대(홈) vs 부리람 유나이티드(어웨이)
축구 전북 현대 챔피언스리그 부리람 유나이티드 손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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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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