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관심을 먹고사는 프로 격투 스포츠에서 흥행과 인기라는 요소는 무시할 수 없다. 다른 면에서 아무리 만족해도 그 같은 부분이 충족되지 않으면 여러모로 곤란해진다. 자칫 단체의 생존 자체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우려도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치게 그 같은 사안에 신경쓰다보면 리얼 스포츠를 원하는 열성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한다. 단체 역시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흥행이 되고 자금이 돌아야 대회사를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파이터들의 대전료까지 챙겨줄 수 있다.

경기력은 떨어지지만 이름값 높은 선수 혹은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중요한 대진으로 끼워 넣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프라이드, K-1 다이나마이트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밥 샙, 버터빈, 얀 '더 자이언트' 노르키아, 아케보노, 자이언트 실바, 줄루 등이 그러한 역할을 했다. 성적을 중시하는 UFC에서 WWE 슈퍼스타 출신 'CM 펑크' 필 브룩스(39·미국)를 활용하려 애쓰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어느덧 국내 최대 MMA 단체로 성장한 로드 FC는 유독 그러한 콘셉트를 많이 쓰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개그맨 이승윤·윤형빈, 영화배우 김보성 등을 중요한 매치에 내세우는가 하면 예쁘장한 외모로 유명세를 탔던 송가연의 데뷔전을 메인 이벤트로 치르게 한 바 있다. 

권아솔의 입, 로드FC 흥행 이끌어가는 에너지?

 권아솔은 로드FC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권아솔은 로드FC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로드FC


초창기에 비해 많은 발전을 거듭한 로드FC지만 여전히 흥행을 이끌어가는 파이터의 색깔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독설을 자주 하고 우스꽝스러운 콘셉트를 잘 소화하는, 나름 진지하지만 어느덧 개그 캐릭터처럼 된 선수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야쿠자 파이터' 김재훈(29·팀코리아 MMA)을 필두로 '싱어송파이터' 허재혁(33·IB짐), '괴물 레슬러' 심건오(29·김대환 MMA) 등이 대표적이다.

로드FC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는 단연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2·팀 코리아 MMA)이다. 권아솔은 로드FC에서 뛰기 이전부터 당돌한 캐릭터로 이름을 알린 선수다. 막 격투무대에 발을 내딛었던 시절 스피릿MC 리얼리티 쇼 < GO 슈퍼코리안> 출연 당시 헤비급 파이터 최정규를 상대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파이팅을 선보였다.

복싱 세계챔피언 지인진과의 스파링에서는 노가드 전법(?)까지 구사하며 지켜보던 이들을 헛웃음 짓게 했다. 경기장 밖에서의 독설도 일품이었다. 얌전한 파이터들이 많던 시절 권아솔의 등장은 신선함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는 평가다.

물론 권아솔이 입만 산 파이터는 아니다. 빼어난 반응속도를 살린 카운터 펀치가 일품이었던지라 만만치 않은 상대들과 수많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크레이지광' 이광희와의 연이은 라이벌전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빅매치로 기억되고 있다.

로드FC에서 라이트급 타이틀을 따내고 방어해내는 과정도 상당히 좋았다. 국내선수들에게 큰 벽으로 작용하던 쿠메 타카스케(33·일본)를 꺾고 챔피언에 오른 후 숙적 이광희에게 리벤지에 성공했다.

뛰어난 그래플링에 타격 실력까지 겸비한 난적 사사키 신지(38·일본)를 맞아서도 1라운드 TKO승으로 방어전을 성공시켰다. 해외선수들의 기세에 라이트급 토종파가 힘을 못 쓰던 상황에서 권아솔의 분전은 국내 팬들 입장에서 쾌거였다.

문제는 스스로 커리어를 깎아먹는 독설 남발과 주최측의 무리한 푸시였다. 권아솔은 최홍만을 지나치게 물고 늘어지며 팬들의 눈살을 찌푸려지게 했다. 어느 정도까지는 흥미로 봐줄 수 있겠으나 이미 과거의 힘을 완전히 상실했던 최홍만이었던지라 지나친 도발은 비난여론이 더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독설을 넘어 막말(?) 수준까지 다다른 권아솔의 빅마우스는 거침이 없었다. 권아솔은 세계최고 종합격투기 단체 UFC에 대해 꾸준하게 로드FC가 더 낫다는 식의 발언을 많이 했다. 맞다 아니다를 떠나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어찌되었든 자신이 소속된 단체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그는 격투계 유명 스타들에 대해서도 꾸준히 저격성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악명 높은(Notorious)'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와 '프리티 보이(Pretty boy)'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1·미국)의 복싱 이벤트가 성사되었을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맥그리거와 메이웨더는 장사꾼들에 불과하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특히 맥그리거에 대해서는 "옆 동네에 맨날 도망만 다니는 쥐새끼가 있는 것 같은데 언제 한수 가르쳐주고 싶다"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독설을 쏟아냈다.

상대를 가리지 않는 독설, 누르마고메도프가 누구냐?'

 권아솔은 UFC 라이트급 최강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를 향해서도 "너는 누구냐?"며 도발을 감행한바있다.

권아솔은 UFC 라이트급 최강자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를 향해서도 "너는 누구냐?"며 도발을 감행한바있다.ⓒ UFC


권아솔은 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 '독수리(The Eagle)'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를 상대로도 도발을 감행한 바 있다. 챔피언이 되기전 작년 7월 누르마고메도프는 '로드FC 040'대회에 참가한 사촌 샤밀 자브로프(34·러시아)의 코너맨 자격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권아솔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식 계체 현장에서 뜬금없이 "너는 누구냐?"며 시비를 걸었다. 자신과 같은 체급에서 세계 최정상급으로 통하던 누르마고메도프를 권아솔이 모를리 없었다. 이른바 도발성으로 건드린 것이다. 이에 누르마고메도프는 실소를 터트리며 "나도 당신을 모른다"는 말로 되받아쳤다.

현재 로드FC는 라이트급 토너먼트 '로드 투 아솔'을 진행 중이다. 무수한 실력자들이 치열한 대결을 펼친 가운데 결승전만 남아있는 상태다. 만수르 바르나위(26·튀니지)가 시모이시 고타(30·일본)를 3라운드 1분 47초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라간 가운데 반대블록에서는 누르마고메도프의 사촌 자브로프가 호니스 토레스(32·브라질)를 판정으로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자브로프와 바르나위의 결승전 승자는 현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과 상금 100만 달러를 놓고 토너먼트 최종전을 치르게 된다. 팬들 사이에서는 "권아솔이 끝판왕 대접으로 토너먼트 강자들의 마지막 목표가 되는 상황은 너무 오버스럽다"는 반응이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어쨌거나 앞서 언급한 사건도 있고, 만약 권아솔과 자브로프가 붙게 된다면 누르마고메도프 역시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권아솔은 오는 12일 중국 북경 캐딜락 아레나서 있을 '로드FC 047'대회 무제한급 그랑프리 8강전에 출전선수 김재훈의 세컨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궁극의 52연타', '샤샤샤 펀치' 등을 앞세워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재훈은 자신을 한차례 이긴 바있는 '쿵푸팬더' 아오르꺼러(23·중국)와 맞붙게 된다.

1차전 당시 아오르꺼러는 승부가 결정난 다음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김재훈을 공격하려했고 세컨이었던 권아솔이 중간에 나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선수를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여기에 대해 권아솔은 "다시 한 번 그런 일이 생긴다면 중국 땅이고 뭐고 신경 쓰지 않고 아오르꺼러를 가만두지 않겠다"며 강한 경고를 날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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