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영화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봉 첫 주말에만 300만이 넘는 관객을 불러 모은 이 영화는 23명의 히어로가 압도적인 빌런 타노스와 맞선다는 내용 그대로를 영화판 위에서 실증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원인과 그 과정에서 벌어진 정부의 사실 은폐를 추적한 <그날, 바다>, 드웨인 존슨이 열연한 재난 블록버스터 <램페이지>, 정치판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 <살인소설>은 흥행 순위가 무색하게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눌려 옴짝달싹 못 하는 모습이다.

오는 5월 극장가의 최대관심사는 자연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압도적인 흥행세를 누를 만한 기대작의 등장여부가 됐다. 지난해 <범죄도시>와 <부라더>를 연이어 흥행시킨 마동석의 <챔피언>이 가장 강력한 도전작으로 꼽히는 가운데 20세기폭스의 <데드풀 2> 등도 출격준비를 마쳤다.

독주하는 괴물의 앞을 가로막을 영화가 과연 있을 것인가. 5월에도 한국 극장의 모든 스크린이 마블 히어로를 비추게 될까. 아래 5월 기대작 다섯 편을 가려 뽑아 소개한다.

[하나] <챔피언>

 영화 <챔피언>의 포스터

영화 <챔피언>의 포스터ⓒ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지난해 개봉한 화제작 <범죄도시>로 마동석 장르 탄생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마동석 주연작 <챔피언>이 1일 개봉한다. 미국으로 입양된 마크(마동석 분)가 한국에서 열린 팔씨름 대회에 출전해 인생역전을 이루는 과정을 호쾌하게 그렸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 팔뚝 액션이란 흥미로운 설정에 한예리, 권율 등 재능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5월 최대 흥행작 자리를 넘보고 있다.

결말이 쉽게 예측 가능한 스포츠 영화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가족이 형성되는 과정을 자연스레 보여주는 드라마적 요소가 더욱 돋보인다는 평가다. 여기에 마동석 특유의 반전매력을 한껏 살린 코미디까지 결합돼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오락영화로 그만이라 하겠다.

마블이 내놓은 경쟁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의 불꽃 튀는 승부에서 살아남을 자가 과연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5월 초 극장을 찾으면 되겠다.

[둘] <씨 오브 트리스>

 영화 <씨 오브 트리스>

영화 <씨 오브 트리스>ⓒ (주)영화사 오원


실험적인 시도를 거듭하며 영화예술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는 구스 반 산트의 영화가 한국관객을 찾아온다. 2015년 제작된 <씨 오브 트리스>가 3년 여의 시차를 두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아카데미가 선택한 배우 매튜 매커너히와 '킹'이 사랑한 그녀 나오미 왓츠, 할리우드에서 주가를 높여가고 있는 와타나베 켄이 출연한다.

구스 반 산트는 평단의 호평을 받은 실험영화 <말라 노체>로 데뷔한 이래 <드러그스토어 카우보이> <아이다 호> <투 다이 포> <굿 윌 헌팅> <파인딩 포레스터> <엘리펀트>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다. 빠르고 자극적인 편집이 주를 이루는 현대 영화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아날로그적 감성과 느린 호흡의 연출자로 작품마다 다양한 영화적 시도를 감행해 명성을 얻었다. 실험적인 영화부터 관객의 취향에 가까이 다가선 작품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갖고 있지만 소수자에 대한 애정과 삶을 긍정하는 시각만큼은 여러 작품을 관통하는 구스 반 산트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씨 오브 트리스>는 통계상 일주일에 세 명이 자살한다고 해 자살숲이라 이름붙은 일본의 아오키가하라 숲을 배경으로 한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자살을 생각하게 된 아서(매튜 매커너히 분)가 이 숲을 찾아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삶을 끝내기 위해 찾은 숲에서 아서가 찾게 된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구스 반 산트가 이 숲을 찾아 관객 앞에 꺼내고자 한 이야기는 또 무엇이었을까. 10일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셋] <데드풀 2>

 영화 <데드풀2> 포스터.

영화 <데드풀2> 포스터.ⓒ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감출 수 없는 B급정서와 그칠 줄 모르는 유머로 2016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데드풀> 속편이 16일 개봉한다. 세계, 못해도 도시 하나의 존망을 걸고 악당과 한 판 싸움을 벌이는 히어로는 <데드풀> 시리즈에서 찾을 수 없다. 전편에서 자신의 연애를 가로막는 이들에게 처절한 응징을 가한 데드풀이 2편에선 원치 않는 히어로팀에 들어가 좌충우돌 사건에 휘말린다.

마블코믹스 히어로 가운데 가장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데드풀은 <엑스맨> 시리즈를 히트시킨 20세기폭스의 야심작이다. 히어로물에 각별한 애정을 밝혀온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뿐 아니라 제작에도 참여해 상업적인 성공에도 B급정서를 놓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파격적인 연출로 1편을 성공시킨 감독 팀 밀러가 제작진과의 의견충돌로 교체됐고 <존 윅> <아토믹 블론드>에서 예산대비 세련된 연출로 호평받은 데이빗 레이치가 메가폰을 잡았다. 리암 니슨 등이 거론된 데드풀의 상대역 케이블로는 <어벤져스> 시리즈의 타노스, 조슈 브롤린이 출연한다.

미국 현지 모니터링 시사에서 독특한 캐릭터와 폭주하는 유머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쏟아지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1편 한국 흥행성적은 330만 명이다.

[넷] <버닝>

 영화 <버닝> 포스터.

영화 <버닝> 포스터.ⓒ CGV 아트하우스


이창동이 돌아왔다. 2010년 작 <시>를 발표한 이후 8년 만에 복귀로 그의 작품을 손꼽아 기다린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등 내놓는 작품마다 한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창동 감독은 박찬욱, 봉준호, 홍상수, 김기덕, 김지운 등과 함께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명감독으로 꼽힌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칸, 베니스 등 권위 있는 영화제가 주목하기에 국내 최고 수준의 배우들도 이창동 감독과 작업하기를 고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닝>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블랙리스트로 지목돼 외압을 받아온 이창동 감독이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날개를 편 작품으로 일찌감치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며 기대를 한껏 모았다. 이창동 감독의 칸영화제 진출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밀양>의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시>가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완득이> <사도> <베테랑>을 거치며 배우로서 한층 성숙해진 유아인, <옥자>로 한국 영화에 본격 진출한 <워킹데드> 시리즈의 스타 스티븐 연이 출연한다. 17일 개봉.

[다섯] <독전>

 영화 <독전> 포스터.

영화 <독전> 포스터.ⓒ (주)NEW


<품행 제로> <아라한 장풍 대작전> 등 흥행영화 각본가 출신으로 <천하장사 마돈나>를 통해 감독데뷔한 이해영의 신작이다. <페스티발>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등 후속작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24일 개봉하는 <독전>으로 반전을 꿈꾼다.

아시아 최대 마약조직을 추적하는 형사액션물로 조진웅, 류준열, 차승원, 김성령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지난해 10월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김주혁도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한다. 배우 각각이 맡는 캐릭터가 중요한 영화답게 캐스팅부터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제작돼 중화권을 휩쓴 홍콩영화 <마약전쟁>의 리메이크작으로 원작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한국의 현실에 맞게 이야기를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작은 <천장지구> 시리즈로 명성 높은 두기봉 감독 연출작으로 그의 영화 가운데 가장 장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성호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goldstarsky.blog.me)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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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과 역사의 진보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간직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 어플 '소모임'서 영화·책·전시 모임 '시네마천국애서' 운영, 팟캐스트 '김기사의 블랙리스트' 진행, 빅이슈 '영화만물상' 연재 / 인스타 @blly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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