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포스터.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포스터.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마블 스튜디오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아래 <어벤져스3>)가 개봉 이틀째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아울러 개봉 당일에만 97만 6천 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어벤져스3>는 개봉일인 25일에만 97만 6835명의 관객을 모았다.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가 세웠던 종전 최고 기록 97만 2161명을 넘은 수치다. 역대 외화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은 영화 <미이라>가 세운 87만 3117명이었다.

개봉 전날까지 예매율이 96%를 넘었고, 이를 통한 사전 집계관객만 115만 명이 되면서 개봉 당일 100만 관객 돌파 여부도 영화계 관심사였다. 100만 관객은 넘지 못했지만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면서 국내 영화계에 몇 가지 화두를 던지게 됐다.

우선 멀티플렉스 3사 독점 하에 이뤄진 스크린 독식이다. 전산망 기준 집계된 국내 스크린 수는 2018년 4월 현재 2890개, 좌석 수는 약 45만 7천개다. <어벤져스3>는 개봉 당일 2461개의 스크린을 가져갔다. 이는 현재 개봉 중인 다른 영화들의 상영회수 내지는 상영관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어벤져스3>가 아닌 다른 영화를 찾아보고 싶었던 관객들의 선택권 문제가 대두된다.

문화 논리가 아닌 자본 논리로 수익 극대화를 노린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어벤져스3> 상영에만 집중하는 형국이다. 물론 일각에선 사전 예매율이 96%를 넘는 등 그만큼 수요가 많기에 극장이 문을 여는 게 당연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어벤져스3>는 여타 다른 상업영화와 달리 극장 쪽에서 개봉 2주 전, 그것도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등급심사 전부터 예매를 오픈하는 등 사실상 다른 영화에 비해 노출 빈도 면에서 혜택을 받았다.

이런 식의 흥행은 곧 영화 배급 방식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현재 국내 멀티플렉스들은 예매율과 좌석점유율 등을 기준으로 스크린 수를 그때그때 조정한다. 그만큼 개봉 주에 해당 수치를 높이려는 배급 방식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 어떻게든 개봉 당시 스크린 수를 많이 확보하려 하면서 경쟁에서 밀리는 작은 영화들이 단 기간 내에 사라지거나 아예 큰 영화들을 피해 개봉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영화들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26일 오전 9시 기준 <어벤져스3>의 예매율은 96.8%다. 2위인 <그날, 바다>는 0.4%, 5월 1일 개봉 예정인 <챔피언>은 0.3%다. 이 흐름이라면 한동안은 국내 멀티플렉스에선 <어벤져스3>로 도배된 시간표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벤져스 박스오피스 극장 인피니티 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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