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과 서울 경기 모습

전남과 서울 경기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두 번째 승리 맛본 전남

1승 2무 5패, 승점 5점, 리그 12위.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8라운드까지 전남 드래곤즈가 받아든 초라한 성적표였다. 이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전남 드래곤즈로서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만이 필요했다. 그 처절한 몸부림은 하늘이 도왔고 신은 외면하지 않았던 걸까. 드디어 전남 드래곤즈가 8수 끝에 FC 서울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기는 기쁨을 맛봤다. 전남 드래곤즈는 25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9라운드에서 FC 서울을 2-1로 꺾었다. 이로써 2승 2무 5패 승점 8점으로 리그 순위도 10위로 도약하며 전남은 K리그1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소중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전남 드래곤즈에게 9라운드 FC 서울과의 경기는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마지막 시험대였다. 전남 드래곤즈는 8라운드에서 강원 FC에게 0-4로 대패를 당하면서 '치유불능 위급 상황'에 빠졌다. 이에 팀 분위기는 산소 호홉기로도 치유가 쉽지 않을 정도의 중증이었고 선수들 사기 또한 수혈을 통해서도 살아날 수 없는 위증 상태였다. 이 절박한 운명에서 팀을 구한 것은 강한 필승 의지였다.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후반 14분 경기 결과를 뒤집는 유고비치(29)의 역전골이었다.

경기 양상은 전.후반 극명하게 엇갈렸다. 경기양상이 이렇게 엇갈리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전남 드래곤즈의 절박함과 FC 서울의 간절함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이에 두 팀의 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컸고 승패에 대한 긴장감은 높았다. 하지만 경기 초반 긴장감을 깨트린 것은 전반 6분 FC 서울 조영욱(19)이 전남 드래곤즈 골망을 흔든 선취골이었다. 이로 인하여 경기 흐름은 FC 서울에게 넘어갔고 반면 전남 드래곤즈는, 더욱 높아진 긴장감으로 동점골을 뽑는 데는 거리가 먼 경기력을 보여줬다.

팀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감독과 선수간의 신뢰다. 이 신뢰가 보장되지 않으면 선수들은 경기에 임하여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전남 드래곤즈가 후반전에 임하여 전반과는 전연 다른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하프타임에 '유비' 유상철(47) 감독과 선수들간의 신뢰에 의한 자신감이 식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 팀이 전남 드래곤즈와 같이 3연패 및 7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팀에게 선취골을 허용하게 되면 의욕을 상실하며 경기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하다.

변화가 필요한 전남

그렇지만 전남 드래곤즈는 이 같은 상황에 직면 했음에도 감독과 선수간의 신뢰에 끈을 놓지 않고 후반전에 임하여 적극적인 공격 축구로 후반 6분 K리그 방랑자 이지남(34)이 동점골을 터뜨리고 유고비치의 천금 같은 마무리골로 신바람 경기 결과물을 얻는 데 성공했다. 전남 드래곤즈는 지난해 시즌 스플릿 라운드 그룹B에서 8승 11무 19패 승점 35점 리그 10위로 가까스로 강등에서 벗어났다. 특히 시즌 막판까지 강등전쟁이라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상주 상무에게 강등 전쟁을 밀어넣었다.

이런 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1 행보에 올 시즌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개막전에서 수원 삼성을 잡은 후 그 같은 평가는 변화의 조짐을 보였고, 그 변화의 꼭지점에 새로 지휘봉을 잡은 유상철 감독에 대한 지도력에 초점이 모아졌다. 스리백을 즐겨쓰는 유상철 감독은 비록 수원 삼성전 이후 무승에 그쳤지만, FC 서울과의 맞대결에서도 스리백에 의한 3-4-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해 선취골을 허용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유상철 감독은 후반전에 선수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경기 해법을 찾았고 그 해법은 바로 전방 압박이었다. 이는 FC 서울의 공격 빌드업에 의한 에반드로(31), 안델손(25) 조영욱(19) 스리톱의 발목에 족쇄를 채워 급기야 에반드로와 조영욱을 벤치로 들여보내며 전반을 소화한 팀이 아닌 다른 팀이 경기를 펼치는 것 같은 경기력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팀의 운명에 분수령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0라운드 울산 현대와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전남 드래곤즈에게 FC 서울전 승리가 일회성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FC 서울전에서 보여준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투지, 집중력이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한편으로 중앙 수비수 이지남의 세트피스 활용과 같은 유상철 감독의 용병술과 '용병 듀오' 유고비치와 마쎄도(26)의 활약도 보장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10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대전에서 자칫 쓰디쓴 고배를 마실는지 모른다.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며 꼴찌 탈출에도 성공한 전남 드래곤즈의 앞으로 행보가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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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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