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약 6개월여 만이다. LG 트윈스와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3위 KIA 타이거즈와 시즌 초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선두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이 오는 20일~22일 서울 잠실 야구장을 뜨겁게 달군다.

지난해에 비해 조용하게 시즌을 출발한 KIA는 디펜딩 챔피언의 위력을 발휘하면서 어느덧 3위까지 올라왔다. 선발 투수들의 부진과 타자들의 침묵이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17일 LG전 승리로 5할 승률에 복귀했고 18, 19일도 승리를 챙겨 한화를 끌어내리고 3위 탈환에 성공했다.

두산은 줄곧 선두 자리를 지키면서 2년 전 통합 우승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FA 민병헌의 이적, 외국인 선수 전원 교체 등 비시즌 기간 동안 발생한 변수가 많았음에도 팀 전력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두산의 약점으로 자주 거론됐던 불펜도 젊은 투수들의 활약 덕분에 고민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두 팀 모두 최근 흐름이 좋은 데다 이번 시리즈 결과에 따라서 순위 경쟁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는 만큼, 이번 시리즈는 많은 관심을 전망이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번 시리즈,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임기영 돌아오는 KIA, 장원준-유희관 활약 기대할 두산

유희관, 오늘도 퀄리티 스타트?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유희관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역투하고 있다. 2018.4.17

▲ 유희관, 오늘도 퀄리티 스타트? 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유희관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역투하고 있다. 2018.4.17 ⓒ 연합뉴스


선발진을 먼저 보면, KIA의 경우 한승혁-임기영-팻딘이 선발 출격을 기다린다. 두산에서는 장원준-후랭코프-유희관의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역시 눈에 띄는 것은 KIA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투수, 임기영이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선다는 것이다.

임기영은 퓨처스리그에서 8일 상무전, 13일 kt전 총 두 경기에 등판하면서 실전 점검을 마쳤다. 상무전에서는 3이닝 동안 7피안타(1피홈런) 3실점, kt전에서는 4.2이닝 6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사사구를 단 한 개도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임기영의 안정된 제구를 기대해볼 수 있다.

반면 두산으로선 장원준과 유희관 두 명의 토종 선발이 부진에서 탈출하는 것이 시급하다. 5선발로 이용찬이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고, 외국인 원투펀치 린드블럼-후랭코프를 제외하면 선발진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판타스틱4'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 20일 한승혁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장원준의 어깨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주중 3연전에서 불펜 부담 많았던 두 팀, 주말에는?

주중 3연전에서 두 팀 모두 2승 이상을 거뒀고, 특히 KIA는 세 경기 모두 승리했다. 17일과 18일 두 경기에서 힘겹게 이긴 KIA로선 연투를 펼친 김윤동과 김세현에게 쉴 시간이 필요했는데, 다행히 19일 선발 양현종이 27개의 아웃카운트를 끝까지 책임졌다. 두 투수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이었다.

두산은 17일 2명, 18일 5명, 19일 1명의 불펜 투수가 나왔다.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관심을 모은 김정후는 화요일 이후 이틀간 휴식을 취했고, 곽빈과 박치국을 비롯해 젊은 투수들로 구성된 필승조는 목요일에 쉴 수 있었다. 다만 18일과 19일 이틀 연속으로 등판해 각각 29구, 31구를 소화한 함덕주는 시리즈 첫 경기부터 나서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A는 선발 쪽에서 임기영이 가세한다면, 두산은 불펜 쪽에서 김승회와 김강률이 1군에 올라온다. 김태형 감독의 계획에 따르면, 김승회는 21일에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김강률은 빠르면 22일, 늦으면 24일 SK전에 합류한다. 이현승이 빠진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줄 불펜 투수가 보이지 않았던 두산으로선 두 투수의 등록 임박 소식은 매우 반가울 따름이다.

두 팀의 전력, 최근 경기력을 감안하면 시즌 초반에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경기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 경기 후반까지 접전 양상으로 펼쳐진다면 결국 두 팀의 불펜이 팀의 승패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시리즈이다.

KIA 마무리 김세현 13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마무리 김세현이 역투하고 있다. 2018.4.13

▲ KIA 마무리 김세현 13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KIA 마무리 김세현이 역투하고 있다. 2018.4.13 ⓒ 연합뉴스


살아난 타격감 vs. 안정감 있는 수비, 두 팀 야수진 경쟁은

KIA는 주중 3연전에서 안치홍이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으나 김주찬이 펄펄 날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최원준, 홍재호 등도 깜짝 활약을 펼쳤다.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페이스가 올라온 상태에서 잠실로 이동한 것은 KIA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두산은 최근 수비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최소 실책 1위, 수비율 1위 등 수비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타선과 마운드에서 뚜렷한 장점이 드러나는 야구는 아니지만 매 경기마다 야수들의 안정된 수비로 투수들이 힘을 내고 있다. 접전 상황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두산의 가장 큰 장점이다.

KIA가 잠실 원정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돌아간다면 선두권과의 격차를 조금 더 좁힐 수 있고, 두산이 시리즈를 가져간다면 선두 자리를 지키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상황은 달라도 두 팀에게 승리가 간절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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