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7일 영상자료원에서 열린 ‘시대를 앞서 간 시네아스트, 김기영 전작展’ 개막식에서 류재림 한국영상자료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영상자료원에서 열린 ‘시대를 앞서 간 시네아스트, 김기영 전작展’ 개막식에서 류재림 한국영상자료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한국영상자료원


블랙리스트 실행 의혹과 성희롱 발언, 근무 중 헬스클럽 이용 등으로 논란을 빚은 류재림 한국영상자료원 원장에 대해 최근 제기된 '일부 직원에게 특정 업체 계약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과정에서 일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영상자료원 관계자들은 18일 "지난 4월 첫 주에 문체부에서 감사가 나왔고 강도 높은 감사가 진행됐다"면서 "근무시간 중 헬스클럽을 다니는 등 근태 및 복무규정 위반 외에도 업체 계약 과정에서 논란이 될 만한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원장이 일부 직원에게 특정업체 계약을 요구했으며, 이를 인사문제와 관련시키겠다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내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감사팀은 그간 자료원 사업 계약서 목록을 점검했고, 이를 통해 특정업체와 다수의 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감사원 측은 관련된 직원들 모두에게 진술서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자료원의 한 관계자는 "지인업체 계약을 요구했다는 것은 내부에서 익히 알려진 내용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인사 상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번 직원 진술서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인업체 계약을 요청하면서 승진, 평가 운운했다는 이야기는 이전에 들은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

서울 상암동에 있는 한국영상자료원 ⓒ 성하훈


영상자료원 내부에서는 류 원장이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료원 관계자들은 "지금껏 원장의 문제로 인해 감사가 나온 일이 없었고,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노조에서도 원장이 계속 자리를 유지하려고할 경우는 적극 대응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업체 계약 관련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단순 퇴진보다는 징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료원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문제가 드러난 원장이 사표를 낼 경우 퇴직금이나 성과급 등 챙길 것은 다 챙기고 나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안 되니 징계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감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 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고 관련내용을 파악해 감사에 들어간 것이지만 감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는 19일 류재림 원장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류 원장은 앞서 지인업체 계약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직원들에게 "그런 적이 전혀 없다"며 "그런 행동을 한 게 없는데 누군가가 나를 오해하는 것 같다. 어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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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림 영상자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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