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는 구글 앱 스토어 인기 게임 14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앱 순위 17위에 올랐다(17일 오후 5시 40분 기준). 해당 게임을 서비스하는 CHUANG COOL ENTERTAINMENT측은 '왕이 되는 자'에 관해 "서민에서 왕까지 체험하는 최초의 궁정 권력쟁탈 SRPG(Simulation RPG)"라고 소개한다. 사용자가 서민으로 시작해 왕이 되는 것이 목적인 게임이다.

여기까지는 다른 RPG 모바일 게임과 유사해 보인다. 계급이 곧 '레벨'과 같은 개념이고, 다른 플레이어와 대결하여 더 높은 계급을 얻어나가는 방식이다. 구글 앱 스토어의 설명에 따르면 "탐관오리 NPC를 감옥에 감금하여 마음껏 징벌하고 백성에게 약탈해온 자원들을 몰수하여 다시 백성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SNS 광고. '독창적인 일부다처제 시스템'이나 '황진이, 정난정 등 미인과 함께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가요?'라는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SNS 광고. '독창적인 일부다처제 시스템'이나 '황진이, 정난정 등 미인과 함께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가요?'라는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CHUANG COOL ENTERTAINMENT


문제는 사용자가 게임 속에서 탐관오리만 감금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왕이 되는 자'의 SNS 광고를 보면 젊거나 어린 여성도 납치 혹은 감금할 수 있는 설정으로 보인다. 광고 속 그림에는 젊은 나이의 여성이 묶여 있고 '납첩'이라고 쓴 팻말을 걸고 있다. 해당 광고 게시물에는 "독창적인 일부다처 시스템! 황진이, 정난정 등 미인과 함께 뜨거운 밤을 보내고 싶은가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SNS 광고. 경매 시스템을 통해 여성을 사고파는 설정도 등장한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SNS 광고. 경매 시스템을 통해 여성을 사고파는 설정도 등장한다.ⓒ CHUANG COOL ENTERTAINMENT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SNS 광고.'일부다처제 체험하자'라는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SNS 광고.'일부다처제 체험하자'라는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CHUANG COOL ENTERTAINMENT


'왕이 되면 여성을 쟁취할 수 있다'는 뜻이라도 담은 걸까. 특히 더 문제인 건 게임 홍보 문구 등으로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SNS 광고를 보면 "일부다처제 체험하자"라고 크게 써놓았으며 네 여성을 두고 '섹시형', '청순형', '성숙형', '소녀형'이라고 분류하기도 했다.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써 붙여두고 여성을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그려놓은 광고도 있다.

'일부다처제' 체험하는 게임이라니... 성상품화 우려된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유튜브 광고. '탈의, 옷 찢기 등 미니 게임'이 있다거나 '목욕, 뽀뽀, 마사지' 등의 기능도 있다는 영상으로 홍보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유튜브 광고. '탈의, 옷 찢기 등 미니 게임'이 있다거나 '목욕, 뽀뽀, 마사지' 등의 기능도 있다는 영상으로 홍보하고 있다.ⓒ CHUANG COOL ENTERTAINMENT


놀랍게도 유튜브를 통해 제공되는 광고는 한층 더 노골적이다.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에 공개된 '왕이 되는 자'의 광고에서는 해당 게임 중 '탈의, 옷 찢기 등 미니 게임'이 존재한다고 알려준다. 해당 광고 영상에서는 여성 캐릭터의 옷이 제거되는 모습도 담겼다.

여성 캐릭터가 물에 들어간 상황에서는 '목욕, 뽀뽀, 마사지'가 선택 가능한 목록으로 뜬다. 홍보 영상에서 '목욕'을 클릭하자 "어서 들어와서 놀아줘"란 문구가 나오고 남성 캐릭터가 옆에 나타난다.

게임 안에 이와 같은 설정이 '플레이 가능한 부분'으로 등장한다는 것부터 성상품화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여성을 사고팔거나 납치해서 첩으로 삼는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부다처제를 체험한다며 여러 여성을 거느리고, 게임의 과정으로 옷을 벗기거나 뽀뽀를 하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이런 수준의 게임인데도 구글 앱 스토어에 등록된 정보에 따르면 '12세 이상 이용가'로 설정된 상태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구글 앱 스토어 리뷰란. 800건의 게임 리뷰 중 465건이 최저인 별점 1개를 줬다. 아래 의견란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어린 아이들도 많이 쓰는데 어쩌자는 거?", "여자가 무슨 장난감입니까? 이런 앱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불쾌하네요" 등의 비판들이 쏟아졌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구글 앱 스토어 리뷰란. 800건의 게임 리뷰 중 465건이 최저인 별점 1개를 줬다. 아래 의견란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는 어린 아이들도 많이 쓰는데 어쩌자는 거?", "여자가 무슨 장난감입니까? 이런 앱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불쾌하네요" 등의 비판들이 쏟아졌다.ⓒ 구글 앱 스토어


구글 앱 스토어 내 해당 게임의 리뷰란에는 이미 많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7일까지 작성된 총 800건의 리뷰 중 465건이 최저인 별점 1개를 준 상태다. 또한 의견 작성란에는 "여성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돼 있길래 이딴 게임을 만드는지", "여자가 무슨 장난감입니까? 이런 앱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불쾌하네요" 같은 비판이 제기됐다.

게임의 설정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광고가 별다른 제한 없이 공개된 것도 비판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 '왕이 되는 자'의 광고는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를 통해 홍보되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광고 영상을 접할 수 있는데, 어느 쪽이든 모든 연령대가 볼 수 있는 곳이라서 10대와 10대 미만 나이의 사용자도 노출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게임 광고를 두고 지난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성인이 해서도 안 될 게임이 12세+ 등급이라 놀랍다"고 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카드뉴스] 게임광고 이렇게 해도 돼?). 민우회에 따르면 현재 게임 온라인 광고물은 '법정 사후심의'로 진행된다고 한다. 게임 광고가 지나치게 자극적일 수 있으므로 사전심의로 개정하는 방안이 필요할까? 어쩌면 제도의 문제라기보다 제작-홍보사 측의 인식 문제가 더 핵심일지도 모른다.

이와 같은 게임이 나오는 배경에 관해 한혜원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는 본인의 저서 <앨리스 리턴즈>에서 "기획 과정에서 젠더 의식이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성이 대상화된 게임 광고에 사용자가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요인도 같은 이유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 교수는 책에서 게임이 문화적 자산이라고 말하는데, 해당 게임과 게임 광고가 왜 문제인지 적확하게 지적한 글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젠더 문제가 여러 분야에서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게임과 광고를 제작하는 사람들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일 것이다.
"게임은 상업적인 상품인 동시에 문화적인 자산이다. 따라서 단순 소모품이 아니라 문화적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인간의 가치관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대중, 무엇보다도 아직 젠더 정체성과 온갖 선입견이 구축되기 이전인 어린이 및 청소년들에게 향유되는 작품이라면, 반드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해서 심사숙고하면서 그 세계를 구축하고 재현했는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 한혜원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앨리스 리턴즈> 106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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