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돼지야'가 오랜만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자신보다 친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기도했던 故 김시연(단원고 2학년 3반) 양의 자작곡이다. CBS의 한 프로그램 인터뷰에 응한 시연양의 어머니 윤경희 씨는 노래의 사연을 이렇게 전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기를 즐겼던 시연 양. 작곡가를 꿈꿨고, 마지막으로 간직한 꿈은 음악 교사였다. 어느 날 밤, 시연이의 친구는 장난삼아 라면 사진을 카톡으로 보냈단다. 이에 시연 양은 "야, 이 돼지야~"라고 답했고, 친구는 곧바로 시연 양을 차단했다. 시연 양은 이 재미있는 상황을 즉흥적으로 노래로 만들어 직접 불렀고 이 모습을 직접 촬영해두었다.

생전에 스마트폰으로 녹화해둔 영상을 수습 과정에서 뒤늦게 발견한 가족들은 실제 시연 양의 목소리에 동생 이연 양의 목소리를 덧입히고 새롭게 반주를 편곡해 노래로 만들었다. 실제 스마트폰 음원을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한 이 음원은 시연양의 생일인 9월 26일 세상의 빛을 봤다.

시연 양은 지금 이 세상에 없다. 그러나 음악을 향했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2016년 제주국제대학교는 음악에 소질이 있고 꿈을 가졌던 시연이를 포함한 7명을 대중음악과 명예 학생으로 받아들였다. 아직도 수업 시작 전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교수님까지 있단다.

이렇게 우리의 기다림은 그대로인데, 시연 양의 목소리를 노래로만 들으며 잊기에는 너무 아프다. 잠자는 것도 죄스럽다. 너무나 맑고 귀여운 이 노래는 아직도 이토록 순수한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오는지…

꽃다운 나이에 우리와 이별했지만, 영혼이나마 못다 한 꿈을 펼치는 일곱 아이의 이야기는 EBS TV 지식채널e에서 4월 16일 밤 12시 45분부터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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