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 평양 관객앞에서 공연하는 서현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가수 서현이 북측 인기곡 '푸른 버드나무'를 부르고 있다.

▲ 1만여 평양 관객앞에서 공연하는 서현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평화협력기원 남북합동공연 '우리는 하나'에서 가수 서현이 북측 인기곡 '푸른 버드나무'를 부르고 있다.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소녀시대 전 멤버 서현(26)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서현은 지난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2018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에서 진행을 맡은 데 이어 3일 평양 남북 합동공연에서는 북한 조선중앙TV 최효성 아나운서와 공동진행을 맡았다. 무르익는 남북화해의 장에 영국 공영방송 B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전문 아나운서가 아닌, 걸그룹 출신이 남북화합 공연 진행을 맡은 건 이례적이다. 서현은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남한 삼지연관현악단(단장 현송월)과 합동 공연한 것이 인연이 돼 평양공연 진행을 맡았다고 한다.

서현은 지난 2월 서울 공연에선 북한 가수들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열창했다. 평양공연에서는 '푸른 버드나무'를 선곡해 관객도 울리고 본인도 울었다. 그는 MBC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남북 가수들이 눈을 마주보면서 노래를 불렀다. 감정이 소통되는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소녀시대 막내→홀로서기

어리게만 보였던 서현의 성장 배경은 무엇일까.

서현과 수영, 티파니는 지난해 10월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소녀시대는 해체되지 않았으나 존재감이 흐려진 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홀로서기를 선언한 '막내' 서현의 도전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서현은 부담이 큰 북한 공연에 올라 역량을 발휘했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지난 2월 '청와대입니다' 페이스북 방송을 통해 "북측에서 소녀시대가 인기라고 들었다"며 "어르신들에게도 인지도 높은 분이 나와야 했기에 서현에게 부탁했고 흔쾌히 응해줬다"고 설명했다. 서현의 소속사도 "(섭외) 연락이 온 건 공연 당일이었다"며 "준비된 두 곡 중 한 곡을 당일에 익혔다. 리허설 없이 무대에 올랐다"고 밝혔다. 서현은 낯선 노래를 기대 이상으로 소화했다.

평양 고려호텔 도착한 서현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일원인 가수 서현이 31일 오후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해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평양 고려호텔 도착한 서현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일원인 가수 서현이 31일 오후 숙소인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해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서현은 소녀시대 시절 주역은 아니었다. 소녀시대는 이른바 투톱의 비중이 높았다. '가창력'의 태연, '비주얼 여신' 윤아가 영향력을 발휘했다. 소녀시대 밖에서는 예능감 넘치는 써니&유리, 배우로 입지를 굳힌 수영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과 비교하면 서현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흐렸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서현은 '서현다운' 매력이 있다. 단아하고 바른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언니들이 군것질하면 귀여운 충고를 날리기도 한다. 매사 진중한 모습으로 언니 같은 막내 역할을 했다.  말실수조차 없었다. 많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발언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대 위에서 프로다웠고 무대 밖에선 서주현(본명)다웠다.

서현은 2013년 본명 서주현으로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배우 데뷔 후 아이돌의 통과의례처럼 겪는 막장연기 논란조차 없었다. 거북이처럼 꾸준히 정진한 끝에 2016년 SBS 연기대상 특별연기상(판타지부문)을 수상했다.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는 후백제 공주 우희 역을 맡아 잠재력 높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발판삼아 정진한 끝에 MBC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서현은 평양공연에서도 단연 인기인이었다. 그는 "공연 직후 만찬에서 북한 가수들이 (친근하게) 언니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서현은 평양공연 인사말에서 "평창올림픽 때 북측 예술단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다음에는 북한에서 만나자고 했던 겨울 약속을 봄에 지킬 수 있게 돼 얼마나 따뜻한지 모른다. 남북 사이에 새로운 희망이 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산에의 '명태' 공연이 끝난 후에는 "남과 북을 넘나드는 명태처럼 남북 사람들도 그런 관계가 되길 바란다"고 통일을 기원했다.

대본이지만 대본을 진실하게 전하는 것도 MC 서현의 능력이다. 언니들의 건강을 염려했던 소녀시대 막내에서 남북의 화합을 외친 서현, 진중하게 정진하는 그의 행보에 기대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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