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MF 아길라르의 왼발 중거리슛 순간

후반전, 인천 유나이티드 MF 아길라르의 왼발 중거리슛 순간ⓒ 심재철


시즌 첫 주중 야간 경기가 열렸다. 단 1경기 빼고 모두 홈 팀이 쓴잔을 마시는 기이한 결과가 나왔다. 인천 유나이티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두 경기 연속 홈 경기가 이어지면서 승점 6점을 건져올릴 수 있었던 시즌 초반 흐름이 완전히 어그러진 셈이다. 후반전 추가 시간 마법에 걸린 듯하다.

이기형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11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 K리그 원 6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 경기에서 종료 직전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김용환과 상주 홍철의 기구한 운명

지난 시즌 K리그 1(클래식) 11위까지 밀려나는 바람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펼치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한 상주 상무는 인천 유나이티드에게 무려 10점이나 되는 많은 승점을 헌납한 바 있다. 네 번 만나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3승 1무로 압도적 우위를 보인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2017 시즌에 얻은 승점 39점(7승 18무 13패)의 25.6%에 해당하는 것이니 얼마나 쉬워 보였을까?

그래서 인천 유나이티드는 상주 상무를 너무 안이하게 바라보기만 했나 보다. 윤빛가람이라는 유능한 플레이메이커와 왼발이 날카로운 미드필더 김민우, 골 냄새를 맡을 줄 아는 공격수 주민규가 뛰고 있는 상주는 결코 지난해 그 팀이 아닌데 말이다. 그들이 '짬밥'을 먹으며 탄탄한 조직력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듯하다.

 전반전, 상주의 왼쪽 풀백 홍철이 왼발 슛을 날리는 순간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최종환이 몸을 날려 막아내고 있다.

전반전, 상주의 왼쪽 풀백 홍철이 왼발 슛을 날리는 순간 인천 유나이티드 주장 최종환이 몸을 날려 막아내고 있다.ⓒ 심재철


주심의 시작 휘슬 소리가 들리고 13분 15초가 지나는 순간 인천 유나이티드 오른쪽 풀백 최종환이 팔을 치켜들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심을 응시했다. 자신의 오른발 크로스가 상주 왼쪽 풀백 홍철의 왼팔에 맞고 아웃되었다는 핸드 볼 반칙(페널티킥) 의견이었다.

하지만 김동진 주심과 문제의 지점 가까이에서 깃발을 들고 뛴 2부심은 최종환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선언된 페널티킥으로 희비가 엇갈린 결과를 감안하면 인천 유나이티드로서는 매우 억울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후반전도 득점 없이 끝나가고 있던 89분에 김동진 주심의 휘슬 소리가 길게 울렸다. 상주 상무의 교체 선수 윤주태가 인천 유나이티드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을 잡고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순간 인천의 왼쪽 풀백 김용환이 걸기 반칙을 저지른 것이다. 이에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김동진 주심에게 억울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VAR(비디오 판독 심판)까지 확인하고 돌아온 주심은 원래 판정이 옳다며 11미터 지점을 가리켰다.

인천의 후반전 추가 시간, '롤러 코스터'

상주 상무의 윤주태 바로 옆에서 인천 유나이티드 핵심 센터백 부노자가 커버 플레이까지 준비하고 있던 것을 감안하면 김용환이 무리하게 내뻗은 다리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90+2분, 상주 수비수 임채민이 오른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순간

90+2분, 상주 수비수 임채민이 오른발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순간ⓒ 심재철


이 기막힌 기회를 얻은 상주 상무는 수비수 임채민이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정확하게 차 넣었다. 오랜만에 다시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을 지킨 이진형이 방향을 읽고 자기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임채민의 발끝을 떠난 공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이로써 상주 상무는 지난 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인천 유나이티드를 주저앉히며 순위표 또한 뒤집어버렸다. 시즌 두 번째 승리를 먼저 거둔 상주 상무가 승점 7점(2승 1무 3패, 5득점 6실점 -1)으로 한 계단 위,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의 2라운드 경기를 3-2 펠레 스코어로 이긴 기세를 몰아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아주 쉽게 거둘 것 같았던 인천 유나이티드는 승점 6점(1승 3무 2패, 7득점 8실점 -1)으로 8위까지 미끄러졌다.

특히, 인천 유나이티드의 최근 후반전 추가 시간은 한마디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휘청거린다'고 말할 수 있다. 4월의 첫날 일요일 오후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겨룬 어웨이 경기에서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전 추가 시간 7초 만에 송시우의 왼발 슛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시우 타임'이 세 시즌 연거푸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7일(토)에는 홈팬들 앞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후반전 추가 시간 33초만에 간판 골잡이 무고사가 활짝 웃었다. 점수판이 2-1이 되었으니 이겼다는 목소리가 관중석 곳곳에서 터져나온 것이다. 하지만 전남의 최재현에게 뼈아픈 2-2 동점골을 얻어맞고 쓰러졌다. 추가 시간 4분 57초, 딱 3초를 버티지 못한 셈이었다.

그리고 바로 이 경기 임채민의 페널티킥 골이 들어간 시간이 추가 시간 1분 56초였다. 그 시간들이 선수들 몸이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고 하지만 거기서 얼마나 집중하면서 상황 판단을 냉철하게 할 수 있느냐가 진정한 실력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 축구다. 시즌 초반부터 승점 관리를 착실하게 해내야 하는 중요한 흐름 속에서 충분히 가져올 수 있는 승점들을 너무 허무하게 날려먹은 것,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인천 유나이티드 슈퍼 서브 송시우가 후반전 상주의 골문을 노리고 있다.

인천 유나이티드 슈퍼 서브 송시우가 후반전 상주의 골문을 노리고 있다.ⓒ 심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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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8 K리그 원 6라운드 결과(11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인천 유나이티드 FC 0-1 상주 상무 [득점 : 임채민(90+2분,PK)]

◇ 2018 K리그 1 인천 유나이티드의 후반전 추가 시간 득점/실점 기록
4월 1일 FC 서울 1-1 인천 유나이티드 [득점 ; 송시우(90+ 7초)]
4월 7일 인천 유나이티드 2-2 전남 드래곤즈 [득점 : 무고사(90+ 33초) / 실점 : 최재현(90+ 4분 57초)]
4월 11일 인천 유나이티드 0-1 상주 상무 [실점 : 임채민(90+ 1분 56초,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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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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