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전국구 스타 등극
 미소천사 & 긍정 아이콘으로 매력 발산
"오랫동안 성실히 뛴 선수로 기억되고파"

 고양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곽윤기 선수

고양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곽윤기 선수 ⓒ 고양신문


 고양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곽윤기 선수

고양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곽윤기 선수 ⓒ 고양신문


[고양신문] 숱한 감동의 순간을 연출하며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여러 명의 국민적 스타들이 떠올랐다. 그 중심에 고양시청 쇼트트랙팀 소속의 곽윤기, 김아랑 선수가 있다. 올림픽 무대에서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경기 외적으로도 남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두 선수의 부각은 이전 스포츠스타의 등장과는 사뭇 다르다. 김아랑 선수는 화사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씀씀이로 '미소천사'라는 애칭을 얻으며 온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곽윤기 선수의 인기는 더욱 극적이다. 사실 올림픽을 노메달로 마쳤음에도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와 재치로 성실하고 친근한 오빠 이미지를 쌓고 있다. 팬들도 이제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인간적 매력이 있는 스포츠스타를 주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림픽에 이어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마치고 돌아온 두 선수를 지난 23일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만났다. 강행군에 지쳤을 만도 한데, 두 선수 모두 밝고 진지한 모습으로 고양신문 독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인터뷰 도중 두 선수는 서로를 각각 윤기 오빠, 아랑이라고 자연스럽게 불렀다. SNS에서도 남다른 친밀감을 과시하는 사진과 글을 자주 올려 '둘 사이의 케미가 수상하다'는 반응을 양산하고 있기도 하다. 지나친 호기심과 추측은 금물이지만, 서로를 무척 존중하고 아끼는 선후배 사이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아울러 두 선수는 고양시청 쇼트트랙팀을 이끌고 있는 모지수 감독에게도 무한 신뢰와 존경을 표현했다. 두 선수의 눈빛에서 의례적인 인사치레와는 다른 진정성이 물씬 묻어난다. 스스로를 이겨내야 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 한계에 도전하며 높은 경지에 오른 선수만이 품는 아우라가 서로 다른 색깔로 곽윤기 선수와 김아랑 선수를 감싸고 있었다.

 고양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곽윤기 선수

고양시청 소속 쇼트트랙 선수 김아랑-곽윤기 선수 ⓒ 고양신문


▲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계주 금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을 마치자마자 바로 출전했는데.
곽윤기 = 남자팀은 올림픽에서 계주 메달을 놓쳐 세계선수권에서 꼭 정상 자리를 되찾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8년만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추가해 올림픽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김아랑 = 여자팀도 또 하나의 금메달을 추가해 행복했다. 운동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한다. 올림픽이 끝났어도 긴장을 풀 수 없었다.

▲ 올림픽 이후 스케줄이 바빠졌을 것 같다.
김아랑 = 고맙게도 여러 군데서 찾아 주셔서 몸은 바쁘지만 기분 좋은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곽윤기 = 나는 다른 선수들이 불려갈 때 살짝 꼽사리처럼 묻어가곤 한다(웃음). 하지만 선발전을 앞두고 다시 긴장의 끈을 조이려고 한다. 운동선수는 어느 순간에도 훈련 일정에 포커스를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 곽윤기 선수는 올림픽에선 노메달인데 장외 금메달감이다.
곽윤기 = TV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금메달 줬다(웃음). 감사하게도 팬들이 결과보다는 과정을 봐주시는 것 같아서 예전보다는 마음이 따뜻하다. 그동안 수고했다는 격려를 분에 넘치게 받았다.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 두 선수는 이전에도 각각 벤쿠버(곽윤기)와 소치(김아랑)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있다. 평창올림픽은 이전 올림픽과 어떤 점이 달랐나.
곽윤기 = 비교할 수 없다. 국민들이 가까이서 응원해주는 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감동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다. 비록 메달은 못 땄지만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
김아랑 = 소치가 얼떨결에 출전한 대회였다면, 평창은 4년의 시간을 온전히 투자해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덕분에 올림픽에 출전하는 즐거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스승 모지수 감독은 최고의 스승
기회 되면 해외 나가 훈련하고파 

 곽윤기 선수

곽윤기 선수 ⓒ 고양신문


▲ 고양시청팀을 이끌고 있는 모지수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자주 표하곤 하는데.
곽윤기 = 선수는 어떤 지도자를 만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소치올림픽 선발전에 떨어지고 선수로서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을 때 나를 불러주셨기에 선수로서 은인 같은 분이다. 모지수 감독님은 자신만의 지도방식이 있다. 그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어서 고양시청팀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늘 생각한다.
김아랑 = 이호석, 조해리, 곽윤기 선배가 고양시청팀에서 모지수 감독님과 훈련하는 모습을 늘 보았다. 선수와 지도자 간의 소통이 너무 잘 되는 것 같아 선망의 팀이었는데 내가 오게 돼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

▲ 휴식시간을 즐기는 자신만의 취미가 있다면.
김아랑 = 힘들 때 책을 읽으며 위로를 얻기도 한다. 최근에는 초청강연을 들은 후 찾아 읽은 김창옥 교수님의 책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잘했어, 라고 스스로 칭찬해주고픈 마음의 여유를 선물해 줬다.
곽윤기 = 글쎄…. 운동하면서 취미 갖는 게 쉽지 않다. 스케이트 말고 다른 것에 빠지면 생각이 분산될까봐 염려도 되고.
김아랑 = (곽윤기 선수를 보며)오빠는 게임 많이 하잖아(웃음). 게임 할 땐 전화도 안 받는다.
곽윤기 = 누가 할 소리를…. 아랑이도 전화 잘 안 받는다. 자기 필요할 때만 받고(서로 자기 전화 안 받는다고 티격태격하며 큰 웃음).

▲ 주로 어떤 용건으로 전화를 하나.
곽윤기 = 아랑이가 어디 가야 하는데 차가 필요할 때(웃음).
김아랑 = 국가대표 선수촌이 충북 진천으로 이전한 후 윤기 오빠 시간에 맞춰 차를 얻어 타고 가곤 한다.
곽윤기 = 내가 시간 맞춰준 거 아니었나?(웃음)

 김아랑 선수

김아랑 선수 ⓒ 고양신문


▲ 두 선수가 특별히 친해 보인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김아랑 = 2015년에 처음 대표팀에서 만났다. 나는 좀 내성적인데 윤기 오빠가 자주 장난을 걸었다. 처음엔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했는데(웃음) 시간이 지날수록 재밌게 대해주고 잘 챙겨줘 내 성격도 많이 활발해졌다.
곽윤기 = 아랑이가 사람을 잘 안 믿어서 마음 터놓고 친해지기까지 오래 걸렸다(웃음).

▲ 김아랑 선수는 훗날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후 어떤 일을 하고 싶나.
김아랑 = 공부를 하고 싶다. 기회 되면 유학도 가 폭넓은 공부와 경험을 하고 싶다. 어떤 분야를 선택할지는 천천히 결정할 것이다.

▲ 곽윤기 선수는 재치가 있어 예능프로에 도전해도 성공할 것 같다.
곽윤기 = (손사래 치며 겸손 모드로)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끼가 좀 있을 뿐이지, 프로들에게 견줄 수 있겠는가. 확실한 건 운동을 오래 하고 싶다는 점이다. 내가 아랑이보다 늦게 은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 가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며 훈련도 하고 싶다. 고양시장님이 허락해준다면 외국 선수들과도 함께 훈련하고 싶다. (이 이야기를 꼭 써달라고 강조)

▲ 쇼트트랙은 한국이 세계 으뜸 아닌가.
김아랑 = 지금은 상향평준화돼 각 나라마다 배울 점이 있다. 새로운 문화를 접하면 동기부여도 된다.
곽윤기 = 외국 쇼트트랙 연맹에서 한국 선수들에게 비용을 제공하며 초청하기도 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시장님이 허락해주신다면…(웃음).

▲ 선수로서의 남은 목표는.
곽윤기 = 예전에는 엄청난 업적을 이뤄 전설적 선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한계를 인정한 후 목표가 바뀌었다. 후배들이 본받을 만큼 오랫동안 성실하게 운동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김아랑 = 성적에만 연연하지 않는, 성숙한 인성으로 인정받으며 다른 이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

둘 다 이미 자신의 꿈에 다가간 듯하다. 고양신문 독자들과 함께 끝까지 응원하겠다(다함께 짝짝짝).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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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 곽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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