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올해도 우승?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KIA 타이거즈 나지완(왼쪽부터), 김기태 감독, 양현종이 인사하고 있다.

▲ KIA, 올해도 우승?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KIA 타이거즈 나지완(왼쪽부터), 김기태 감독, 양현종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2018시즌 개막이 임박하면서 우승을 향한 각 구단의 치열한 경쟁과 선수들의 활약 못지않게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감독님들의 행보'다. 프로야구 감독은 한국에서 1년에 단 10명만이 선택받을 수 있는 꿈의 직업이다. 특히 한국야구에서 감독이란 성적에 따라 무한한 영광과 책임까지 동시에 짊어지는 자리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더 강하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감독 이동은 많지 않았다. 10개 구단 가운데 8팀이 지난해와 같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기태 기아 감독과 조원우 롯데 감독은 지난해 나란히 3년 재계약에 성공했고 나머지 6팀은 기존 감독의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다.

감독이 바뀐 팀, LG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감독이 바뀐 팀은 LG와 한화 두 팀뿐이다. 올시즌 감독이 새롭게 교체된 팀은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두 팀이다. LG는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이 새로 부임하고 양상문 전 감독은 단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한화는 구단의 레전드 출신인 한용덕 전 두산 코치에게 새롭게 지휘봉을 맡겼다. 지난해 나란히 5강 진출에 실패했던 두 팀은 신임 감독 체제에서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도전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2010년대 '삼성 왕조'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던 인물이다. 류 감독은 삼성 시절 전대미문의 정규시즌 5연속 우승과 한국시리즈 4연속 우승을 이끌어내며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계약 마지막해였던 2016년에는 삼성 구단 역사상 최초로 9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뼛속까지 '삼성맨' 이미지가 강한 류중일 감독이 현역과 지도자 시절을 합쳐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은 것은 국가대표팀을 제외하고 LG가 최초다. 류감독의 삼성 시절은 '특유의 시스템야구를 바탕으로 삼성의 최전성기를 이끌어낸 덕장'이라는 평가와 '시작부터 우승전력과 전임감독이 남겨놓은 유산을 물려받아 쉽게 성적을 낸 복장'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존재한다. 어느덧 최고연봉(21억) 감독의 반열에 오른 류중일 감독에게 LG는 진정한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LG는 국내 최고의 인기구단 중 하나지만 1994년 마지막 우승을 끝으로 지난 23년간 한번도 정상에 올라보지 못했다. 성적에 대한 부담과 극성팬들의 압박으로 지도자들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감독들의 무덤'으로도 악명이 높다. 지난 겨울 정성훈의 방출과 FA 김현수의 영입 등으로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LG가 류감독의 지휘 아래 끈끈한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용덕 감독은 한화의 '잃어버린 10년'을 청산하고 독수리군단을 재건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게 됐다. 지난 몇 년간 김응용-김성근 등 시대에 뒤떨어진 노장 감독들을 영입하고 단기간에 막대한 투자로 성적을 내려 했던 '한탕주의' 정책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면서 올시즌의 한화는 '리빌딩과 육성'으로 다시 방향을 선회했다.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송진우 코치 등 한화의 전성기를 이끈 구단 레전드들을 대거 복귀시킨 것도 이런 의지의 표현이다.

한화는 스프링캠프부터 '양보다는 질'에 초첨을 맞춘 훈련방식의 변화와 내부경쟁-가성비 위주의 전력 구성으로 2018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는 올시즌도 만일 5강 진출에 실패하면 11년 연속 PS탈락이라는 KBO 불명예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성적에 대한 압박감과 미래의 희망 사이에서 얼마나 적절한 균형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 감독은 코치와 감독대행을 맡은 경험이 있지만 정식 1군 감독은 올해가 처음이다.

롯데와 NC, 올해도 절실한 '한국시리즈 무관 탈출'

지난해 가을야구에 탈락하며 체면을 구기고도 자리를 지켜낸 김한수 삼성 감독, 장정석 넥센 감독, 김진욱 KT 감독은 올시즌 나란히 2년차를 맞아 명예회복을 노린다. 특히 지난해 '초보감독'의 시행착오를 톡톡히 겪었던 김한수 감독과 장정석 감독은 올시즌 지도자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두 감독 모두 전임자(류중일-염경엽)들이 남긴 업적이 워낙 컸다보니 자연히 비교대상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삼성과 넥센 모두 큰 변화가 있었다. 2년 연속 9위에 그친 삼성은 지난 시즌 간판스타 이승엽이 은퇴했고 선수단의 리빌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FA시장에서 강민호라는 특급 포수를 영입하여 전력을 보강하기는 했지만 삼성은 지난 시범경기에서 2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며 여전히 불안감을 드리웠다. 넥센은 이장석 구단주의 횡령-배임 혐의로 곤욕을 치렀지만 구단 내부적으로 박병호-에스밀 로저스의 가세 등으로 전력은 지난해보다 더 좋아진 편이다.

영웅의 2018 시즌은?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왼쪽부터), 장정석 감독, 박병호가 인사하고 있다.

▲ 영웅의 2018 시즌은?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왼쪽부터), 장정석 감독, 박병호가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창단 이후 3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에 기록을 세웠던 KT도 올시즌 반전을 노리고 있다. 2013년 두산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던 김진욱 감독은 KT 감독 부임 첫해 약체팀의 설움을 톡톡히 체험했다. 올시즌에는 황재균의 영입과 대형신인으로 주목받는 강백호의 가세 등으로 탈꼴찌 이상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김진욱 감독은 5할 승률 이상과 5강 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KT는 지난해에 이어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하며 만만치 않은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몸상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불안요소다.

지난해 정상에 오르며 기아의 명가재건을 이끌었던 '리빌딩 마스터' 김기태 감독은 이제 챔피언을 수성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김기태 감독은 '동행의 리더십'을 내세워 선수단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심리전에서 장점을 드러내며 끈끈한 팀컬러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세부적인 경기운영이나 용병술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여전히 베테랑과 주전 의존도가 높다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기아로서는 올시즌 2연패를 위하여 김기태 감독이 성적과 육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병행할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지난해 '최악의 전반기'와 '최상의 후반기'를 넘나들며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 바 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 걸쳐 극단적으로 냉온탕을 오고가는 용병술로 도마에 올랐다. 올시즌 두산은 지난해 기아의 벽에 막혀 한국시리즈 3연패에 실패한 아쉬움을 설욕해야 한다. 두산이 감독보다는 프런트와 시스템야구의 비중이 큰 구단이기는 하지만, 김태형 감독도 지난해 두드러진 투수관리 문제와 특정선수에 대한 지나친 집착 같은 단점들을 개선해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원우 롯데 감독와 김경문 NC 감독의 '한국시리즈 무관 탈출'은 올해도 절실한 현재진행형이다. 조 감독은 지난해 롯데를 5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며 재계약에도 성공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경기운영과 성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1992년 마지막 우승을 끝으로 무려 25년간 더 이상 정상에 오르지 못하며 KBO 역대 최장기간 한국시리즈 우승실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KBO 유일의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

'프로야구 감독 10인의 출사표는?'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각 팀 감독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 롯데자이언츠 조원우 감독, 삼성라이언즈 김한수 감독,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 SK와이번즈 트레이 힐만 감독, NC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LG트윈스 류중일 감독, KT위즈 김진욱 감독, KIA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 '프로야구 감독 10인의 출사표는?'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리그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각 팀 감독들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넥센히어로즈 장정석 감독, 두산베어스 김태형 감독, 롯데자이언츠 조원우 감독, 삼성라이언즈 김한수 감독, 한화이글스 한용덕 감독, SK와이번즈 트레이 힐만 감독, NC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LG트윈스 류중일 감독, KT위즈 김진욱 감독, KIA타이거즈 김기태 감독. ⓒ 연합뉴스


롯데는 지난 겨울 민병헌의 가세로 짜임새 있는 타선을 구축하게 됐지만 강민호가 삼성으로 떠난 포수진과 박세웅이 부상으로 이탈한 선발진의 공백이 뼈아프다. 이대호와 송승준 등 노장이 된 주축 선수들의 전성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우승을 위한 승부수가 필요하다.

'무관의 제왕' 김경문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은 팀만이 아니라 개인의 숙원이기도 하다. 올해도 환갑을 맞이한 김경문 감독은 어느덧 KBO 최고령 감독이 됐다. 정규리그에서는 통산 880승으로 현역 감독 중 최다승 1위에 올라있는 명장이지만 공교롭게도 정규리그-한국시리즈 우승과는 단 한번도 인연이 없었다. 올시즌 개인 900승 돌파가 유력하지만 에릭 해커(재계약 불발)-이호준(은퇴)-김태군(경찰야구단 입대)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며 빈 자리가 큰만큼 우승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KBO 유일의 외국인 사령탑인 트레이 힐만 감독의 행보도 기대된다. 힐만 감독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식 리더십과 화끈한 홈런군단을 앞세워 최악의 시즌 출발을 극복하고 KBO 데뷔 첫해 5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2년차이자 계약 마지막해인 올시즌에는 에이스 김광현까지 복귀하면서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원조 외국인 감독 신드롬'을 일으켰던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 한국야구의 포스트시즌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냈던 것과 달리, 힐만 감독이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은 물론 단기전에서도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힐만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을 이끌며 2006년 우승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

2018 프로야구 우승팀은?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우승 트로피가 놓여져 있다.

▲ 2018 프로야구 우승팀은?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2018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서 우승 트로피가 놓여져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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