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시픽림2>의 한 장면.

영화 <퍼시픽림2>의 한 장면. ⓒ UPI코리아


'외계 생명과 지구인의 사투'라는 SF 영화의 명료한 설정을 차용한 영화 <퍼시픽림>이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업 라이징'이라는 부제가 붙은 데서 알 수 있듯 영화는 갈등 구조와 사건 전개에서 의외의 적을 설정해놓고 이야기를 진행한다.

21일 전국 개봉과 동시에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선 전편보다 화려해지고 풍부해진 캐릭터들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프리커서로 불리는 외계 종족이 보낸 거대 몬스터 카이주에 맞섰던 1세대 전사들은 1편에서 사투를 벌이고 지구를 구해냈다. <퍼시픽림2>는 그들에 이어 자신에게 다가올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다음 세대들을 극의 중심에 세웠다.

끝나지 않은 전쟁, 그리고

카이저에 맞서 싸울 거대 로봇 예거를 만든 인류는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지만 여전히 왜 외계 종족이 지구를 공격했는지 이유를 풀지 못한 채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간다. 자신의 생명을 던지면서까지 지구를 구한 아버지와 달리 이곳저곳 떠돌며 장물 거래로 생계를 이어가던 제이크(존 보예가)는 결국 덜미를 잡히고, 범태평양연합방어군 교관으로 다시 복무할 의무를 지게 된다.

그곳에서 옛 동료 네이트(스콧 이스트우드)와 여러 청소년 훈련병들을 만난 제이크는 사람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겪으며 점차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처럼 끝나지 않은 전쟁에 대한 짐을 지게 된 차세대 전사들이 화합하는 과정 자체가 이번 시리즈의 주제기도 하다.

일본 전대물 등에서 영감을 얻은 대로 <퍼시픽 림> 시리즈의 특징은 여타 SF 물에 비해 한층 체구가 커진 캐릭터들이다. 괴수 카이주를 비롯해 그에 맞서는 예거들 역시 수십 미터를 훌쩍 넘는 크기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선 3D 홀로그램 기술 등을 더해 관객들에게 눈으로 즐길 거리를 선사한다.

<퍼시픽 림2>는 선과 악의 단순한 구도를 바탕으로 일종의 내부의 적을 심어 작은 반전을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진짜 아군이고 적군인지 관객들로 하여금 의도적인 혼란을 느끼게 하는데 시도는 좋지만 단편적이라 영화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 여기에 더해 중국제작사가 합류해서인지 영화 곳곳에서 중국색이 짙게 묻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세대를 이은 전쟁, 약점을 극복해 가는 레인저들의 이야기라는 걸 빼면 <퍼시픽 림2>의 이야기 구조는 명료하다 못해 단순한 편이다. 과거 전대물, 그리고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등에 향수가 있다면 나름 흥미롭겠지만 SF 장르물로서 <퍼시픽 림2>의 약점이 큰 게 사실이다. 팝콘 무비로 즐기다 오기엔 나쁘진 않다.

한 줄 평 : SF 장르의 탈을 쓴 하이틴 무비
평점 : ★★☆(2.5/5)

영화 <퍼시픽림2> 관련 정보
연출 : 스티븐 S. 드나이트
제작 : 길예르모 델 토로
각본 : 스티븐 S 드나이트, T.S. 로린
출연 : 존 보예가, 스콧 이스트우드 등
수입 및 배급 : UPI코리아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111분
개봉 : 2018년 3월 21일


퍼시픽림 외계인 퍼시픽림2 예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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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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