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받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받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희훈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을 받고 은메달을 받은 미국 다니엘 크노센, 동메달을 받은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프이 선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을 받고 은메달을 받은 미국 다니엘 크노센, 동메달을 받은 우크라이나 막심 야로프이 선수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수상한 금메달을 메고 애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신 선수는 22분 28초 40으로 1위를 기록해 금메달을 따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수상한 금메달을 메고 애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신 선수는 22분 28초 40으로 1위를 기록해 금메달을 따냈다. ⓒ 이희훈


"이제 약속을 지키는 남자가 됐네요."

평창동계패럴림픽 노르딕 스키 국가대표 신의현(38) 선수가 웃었다. 금메달을 목에 건 채였다. 그는 17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7.5km 좌식 경기에서 우승했다. 기록은 22분28초40. 대한민국 패럴림픽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 그리고 신 선수가 '마침내' 거둔 메달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6번 도전해서 마지막 경기에야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앞서 그는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노르딕스키 부문 개인전 전 종목에 출전했지만 11일 크로스컨트리 15km 좌식 경기에서만 동메달을 거뒀다. 나머지 경기에선 3위 내에 들지 못하면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의 어깨에 대한민국 선수단 목표 성적의 절반 이상이 실린 탓이 컸다. 선수단은 애초 금메달 1개·은메달 1개·동메달 2개의 종합 순위 10위를 목표로 했다. 이 중 금메달과 은메달은 최근 장애인 노르딕스키 월드컵에서 잇달아 1위를 기록했던 신 선수의 몫이었다. 신 선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자연스레 경기가 있는 날이면 새벽 5, 6시에 눈이 떠진다"고 했다. 선수단은 결국 신 선수 등의 부담을 고려해 "메달 없어도 괜찮다. 즐기자"로 목표를 수정했다.

그렇지만 신 선수는 선수단의 목표 수정과 관계없이 "애국가를 울리고 싶다"고 했다. 지난 8일 평창 선수촌 숙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났을 때도 "성적을 냈으니 (주변에서) 기대하는 게 당연하고, 저도 기대 받는 만큼 해내고 싶다"고 했던 그였다. 신 선수는 지난 11일 동메달을 땄을 때도 "금메달을 땄으면 눈 위에 태극기를 꽂고 함성을 지르고 싶었는데 다음 경기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금메달 부담? 해내고 싶다" )

그는 마지막 개인전 경기에서야 자신의 말을 지켰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신 선수는 두 주먹을 움켜쥐고 포효했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잃은 두 다리를 대신했던 좌식 스키에서 내려서 관중들을 향해 큰 절을 했다. 태극기 역시 흔들었다. 눈밭 위에도 태극기를 박아 넣었다. 눈물도 흘렸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선두인지 몰라서 더 컸던 감격이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5초 차이가 난다'고 해서 제가 5초 뒤지는 줄 알았다. 5초를 따라잡으려고 주행을 열심히 했다"라며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어깨 무거웠던 신의현, 그래도 매번 멋쩍게 웃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수상한 금메달을 메고 애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신 선수는 22분 28초 40으로 1위를 기록해 금메달을 따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수상한 금메달을 메고 애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신 선수는 22분 28초 40으로 1위를 기록해 금메달을 따냈다. ⓒ 이희훈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을 받고 무대를 떠나고 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을 받고 무대를 떠나고 있다. ⓒ 이희훈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에 호명 되자 기뻐하며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에 호명 되자 기뻐하며 팔을 들어올리고 있다. ⓒ 이희훈


신 선수는 이날 오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도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부터 주먹을 움켜쥐고 흔들면서 관중의 환호에 응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목에 걸어 준 금메달을 다시 한 번 벗어서 관중을 향해 흔들기도 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울컥했다. 제 나름대로 갖고 있었던 마음의 짐이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대회 가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하도 많이 들어서 음을 다 외웠는데 오늘 안 듣게 돼서 좋네요"라고 덧붙였다.

신 선수 특유의 멋쩍은 농담이었다. 그는 평창 패럴림픽 내내 속상한 경기결과가 나와도 그 마음을 우스갯소리로 감췄다.

유일하게 눈물을 보였던 때는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남자 7.5km 좌식 경기 후 어머니 이회갑(69)씨를 만났을 때였다. 기자들 앞에선 자신의 사격 실수를 못내 아쉬워 하면서도 멋쩍은 웃음으로 감췄던 그는 어머니 앞에서 무너졌다. 어머니는 그런 그를 "잘했어. 우리 아들 최고여"라고 감쌌다. 신 선수는 하루 뒤인 11일 기자들과 만났을 땐 "어제 그거 눈물이 아니에요. 땀이 나가지구"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메달 없어도 괜찮아, 아들!" 국가대표 신의현-이정민의 엄마 )

사실 자신이 두 다리를 잃었던 당시의 기억을 되감는 것도 어색해 했다. 그는 2006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의식이 없던 그를 대신해 하지 절단 동의서에 이름을 적은 어머니를 향해 "죽게 놔두지, 나를 왜 살려냈느냐"고 외치기도 했다. 이후 3년 동안 식음을 전폐하다가 재활 차원에서 시작한 휠체어 농구를 통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그는 평창 선수촌 숙소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선 "그거야, 뭐 지난 일이니깐"이라면서 말끝을 흐리고만 말았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의 아버지 신만균(71)씨는 60세 이후 앓은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아들의 경기를 모두 응원했다. 가족의 귀띔과 관중들의 환호에 맞춰 응원하던 아버지는 이날 "아들 수고했다. 자랑스럽다"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신 선수는 이 얘기를 전해 듣고, "아버지가 오늘 경기 후 눈물을 흘리셨다"는 질문에 "요새 아버지가 눈물이 많아지셨다. 계속 우신단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저는 운이 좋았지만, 스포츠는 장기적 지원 없인 성과 어려워"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받은 금메달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받은 금메달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 이희훈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을 받고 메달을 물어보고 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금메달을 받고 메달을 물어보고 있다. ⓒ 이희훈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받은 금메달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메달플라자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남자 7.5km 좌식 부문 수상식에서 받은 금메달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 이희훈


그래도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고마움은 감추지 않았다. 신 선수는 앞서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가장 고마운 사람으로 가족들을 꼽으면서 "어머니를 웃게 해드려 기쁘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해드리겠다", "(아내에게) 남은 평생 잘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단 가족들과 김치찌개에 밥을 먹고 싶다. 그동안 외국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깐 빵, 파스타 이런 것만 먹어서 집에서 애기 엄마가 해 준 김치찌개에 다 같이 모여서 밥 먹고 싶다"고 말했다.

아내 김희선(30)씨를 향해선 "내일이면 올림픽(패럴림픽) 끝나는데 집에 들어가면 잘 할게. 운동 해야 해서 가정에 확 충실하진 못하겠지만 집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맛있는 음식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 만들자. 사랑한다. 가족"이라고 전했다.

신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여섯 종목에 출전해 총 벌칙 코스까지 포함해 총 61.7km를 달렸다. 그뿐만 아니라  패럴림픽 노르딕 스키 대표팀 모두가 전원 낙오 없이 수십km를 달렸다. 신 선수는 이에 대해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고 최선을 다해서 완주하고자 했다"라면서 "그게 스포츠 하는 사람의 정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창 패럴림픽 이후에도 장애인 노르딕 스키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노르딕 스키에 대한) 지원을 장기적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스포츠는 단기적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성과 내기가 쉽지 않다. 저는 운 좋게 잘 됐지만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주셨으면 좋겠다."

[관련기사①] "애국가 듣고 싶어요" 포기 모르는 신의현 선수
[관련기사②] 패럴림픽 첫 메달 신의현 "어제 그거 눈물 아니에요~"

[관련기사③] "메달 없어도 괜찮아, 아들!" 국가대표 신의현-이정민의 엄마
[관련기사④] "금메달 부담? 해내고 싶다" 신의현-이정민 선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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