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의 불끈 쥔 주먹 '좋았어!'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서순석 선수가 연장전으로 가는 동점 샷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스킵의 불끈 쥔 주먹 '좋았어!'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서순석 선수가 연장전으로 가는 동점 샷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소중한


주먹을 불끈 쥐었던 스킵 서순석 선수(48)는 이내 고개를 떨궜다. 연장전으로 가는 마지막 샷은 환상적으로 하우스에 안착했지만, 연장전의 마지막 샷은 그만 하우스를 벗어나고 말았다.

선수들은 고개를 떨궜지만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2529명의 만원 관중은 "괜찮아!"를 연신 외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은 떨궜던 고개를 들고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형님, 오늘 잘해봐요'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의 스킵인 서순석 선수가 경기전 팀 동료 정승원 선수를 안아주고 있다.

▲ '형님, 오늘 잘해봐요'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의 스킵인 서순석 선수가 경기 전 팀 동료 정승원 선수를 안아주고 있다. ⓒ 소중한


평창동계패럴림픽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이 동메달 결정전에 나서게 됐다. 한국은 16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된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에서 연장 9엔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8-6으로 패했다.

한국은 9승 2패로 예선을 1위로 통과했으나 예선에서 기록한 2패 중 1패를 당한 노르웨이에 패배하고 말았다. 이로써 17일 오전 9시 35분 준결승에서 중국에 패한 캐나다와 동메달을 놓고 겨루게 됐다. 한국은 예선에서 캐나다를 7-5로 꺾은 바 있다.

캐나다와 동메달 결정전 "내일이 마지막 경기, 최선 다하겠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경기 도중 서순석 선수가 스톤을 던지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경기 도중 서순석 선수가 스톤을 던지고 있다. ⓒ 소중한


이날 노르웨이와 맞붙은 한국은 1엔드에 후공임에도 1실점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엔드에 2득점하며 반격에 나서는 듯했으나 3엔드 실수가 나오며 3점을 실점하고 말았다. 백종철 감독은 경기 초반임에도 차재관 선수를 이동하 선수로 교체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동하 선수가 세컨드로 가고, 서순석 선수가 마지막 샷을 책임지게 됐다. 

하지만 한국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노르웨이는 5, 6엔드를 블랭크로 보낸 뒤 7엔드에 2득점하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8엔드를 남겨놓고 6-4로 뒤지면서 한국의 패색이 짙어졌다.

한국은 마지막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노르웨이의 샷이 잇따라 빗나가며 2득점 기회가 왔고, 서순석 선수의 드로우가 절묘하게 하우스 안에 안착하며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을 확정짓는 샷을 날린 후 서 선수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쁨을 표현했다. 경기 중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그에게서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서순석, 정승원 선수가 경기 도중 스톤이 제대로 오길 바라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서순석, 정승원 선수가 경기 도중 스톤이 제대로 오길 바라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 소중한


하지만 연장 초반 한국 선수들은 긴장한 듯 잇따라 호그라인을 넘지 못하는 샷을 날리며 스톤을 허비했다. 서 선수가 컴어라운드에 성공한 뒤 노르웨이의 마지막 샷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서 선수의 샷까지 실패하면서 경기가 종료되고 말았다. 

경기 직후 서 선수는 "많이 아쉽다. 화가 난다"라며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4년 동안 많이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가 안 나와 아쉬움이 크다"라며 "제 자신에 화가 많이 나고 동료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책임은 스킵이 진다. 마지막 샷이 성공하길 바랐는데 아쉽다"라며 "내일까지 컨디션을 잘 조절해 3, 4위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라고 덧붙였다.

서 선수는 "(관중 분들과 국민들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셨는데 안타깝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저희를 보좌해주시는 분들이 많았고, (이번 대회를 맞아) 응원해주신 분들도 많았다"라며 "동메달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분들에 대한) 보답뿐만 아니라 저희에게도 메달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백종철 감독은 "우선 선수들에게 잊으라고 말하고 싶다. 내일이 진짜 마지막 경기이다"라며 "서로 최선을 다하고 혹은 긴장할 것이기 때문에 오늘 경기처럼 끝까지 갈 것이다. 예선에서 우리가 이긴 바 있으니 충분히 내일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성이 모두 달라 '오(五)벤저스'로 불리는 한국 대표팀이 경기 전 시트 위에서 이동하고 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한국 대 노르웨이의 준결승이 16일 오후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됐다. 성이 모두 달라 '오(五)벤저스'로 불리는 한국 대표팀이 경기 전 시트 위에서 이동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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