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사진으로 장식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페이지 첫 화면

리오넬 메시의 사진으로 장식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페이지 첫 화면 ⓒ UEFA.com


더이상 말이 필요 없는 '리오넬 메시' 그 자체였다. 우연히 빗맞은 공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는 정확하게 그 좁은 틈을 노려 틀림없이 골을 성공시켰다. 상대 골키퍼 입장에서는 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리오넬 메시가 챔피언스리그 본선(조별리그~결승전) 123경기만에 100번째 골(경기당 0.81골)을 완성시킨 날이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한국 시각으로 15일 오전 4시 45분 바르셀로나에 있는 캄프 누에서 벌어진 2017-2018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첼시 FC(잉글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간판 골잡이 리오넬 메시의 2득점 1도움 맹활약에 힘입어 3-0으로 이겨 두 경기 합산 점수 4-1로 8강행 막차를 탔다.

단 126초만에 '리오넬 메시'

예상보다 일찍 8강행 갈림길이 만들어졌다. 다미르 스코미나(슬로베니아) 주심의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고 단 126초만에 리오넬 메시가 오른쪽 측면을 헤집으며 기막힌 선취골을 넣은 것이다. 두 차례 연속 2대1 패스를 시도한 리오넬 메시는 루이스 수아레스의 패스를 받아서 끝줄 바로 앞 각도가 거의 없는 곳이었지만 오른발로 정확하게 첼시 골키퍼 쿠르투아의 다리 사이를 통과시켰다.

왼발잡이인 리오넬 메시가 오른발로도 종종 골을 성공시키지만 슛 각도가 거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린 오른발 슛이었기 때문에 고난도 기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이른 시간에 터진 기막힌 골이 이 경기의 MOM은 바로 리오넬 메시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했다.

리오넬 메시는 20분에도 중앙선에서 가로챈 공을 빠르게 몰고 들어가 반대쪽에서 달려온 우스만 뎀벨레의 오른발 골을 빛나게 만드는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오넬 메시의 드리블 속도와 발끝으로 공을 밀어놓고 빠져나가는 타이밍이 놀라웠다. 그를 막기 위해 첼시의 안드레스 크리스텐센과 메시처럼 주장 완장을 찬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가 차례로 달려들었지만 도저히 따라붙지 못했다.

지난 달 21일 런던에서 열린 홈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FC 바르셀로나를 잠시 주춤거리게 만들었던 첼시 FC는 아자르와 윌리안이 역습 기회에서 날카롭게 움직였지만 너무 일찍 주저앉은 셈이었다. 중원 싸움에서도 은골로 캉테가 크게 밀리지 않았기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FC 바르셀로나의 조직력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첼시 FC에게도 반전의 기회가 분명히 있었다. 전반전 추가 시간에 마르코스 알론소의 24미터 왼발 직접 프리킥이 골키퍼 테어 슈테겐이 지키고 있는 바르셀로나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가는 듯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오른쪽 기둥을 때리고 말았다. 첼시는 후반전 종료 직전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도 뤼디거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렸기에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2018년 3월 15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캄프 투 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첼시의 은골로 캉테와 공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2018년 3월 15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스페인 캄프 투 경기장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첼시의 은골로 캉테와 공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리오넬 메시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100번째 골

후반전 초반에도 첼시 FC는 반전 기회를 잡는 듯 보였다. 프리킥 골대 불운을 겪은 마르코스 알론소가 바르셀로나 페널티 지역 안에서 공을 몰다가 넘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첼시 쪽에서는 페널티킥을 주장했지만 다미르 스코미나 주심은 바르셀로나 센터백 피케의 잡기 동작이 반칙을 선언할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리고 63분에 기념비적인 추가골이 역시 리오넬 메시의 왼발에서 나왔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패스를 받은 리오넬 메시는 속도를 더 높여 달라붙는 첼시 수비수 셋을 기막히게 따돌렸다. 그리고 왼발 대각선 슛을 낮게 깔아 차 넣었다. 이번에도 메시의 발끝을 떠난 공은 골키퍼 쿠르투아의 다리 사이를 통과한 것이다.

바로 이 골이 리오넬 메시가 바르셀로나 유니폼만 입고 터뜨린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조별리그~결승) 100번째 골이었다. 같은 기준으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17골을 넣고 비교적 멀리 달아나 있지만 호날두는 144경기만에 이룬 것이어서 순도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리오넬 메시는 경기당 0.81골을 터뜨리는 동안 FC 바르셀로나 이외의 클럽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반면에 경기당 0.69골을 터뜨리며 메시보다 먼저 100호골 기록을 넘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현 소속 팀) 두 클럽에서 이룬 기록이기 때문에 그 가치를 조금 다르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메시의 발끝 덕분에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른 FC 바르셀로나는 조심스럽게 트레블의 영광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프리메라 리가에서는 28라운드를 끝낸 현재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보다 승점 8점이 앞서 있으며,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에서는 이미 결승전에 올라 세비야 FC와 4월 22일 열리는 결승전만을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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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결과(15일 오전 4시 45분, 캄프 누)

★ FC 바르셀로나 3-0 첼시 FC [득점 : 리오넬 메시(3분,도움-루이스 수아레스), 우스만 뎀벨레(20분,도움-리오넬 메시), 리오넬 메시(63분,도움-루이스 수아레스)]
- 1, 2차전 합산 점수 4-1로 FC 바르셀로나 8강 진출!

◇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득점 랭킹
117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100골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
71골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 샬케)
56골 루트 판 니스텔로이(PSV 에인트호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53골 카림 벤제마(리옹, 레알 마드리드)
50골 티에리 앙리(모나코, 아스널, FC바르셀로나)
48골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아약스, 유벤투스, 인터 밀란, FC 바르셀로나, AC 밀란, 파리 생 제르맹)
48골 안드리 셰브첸코(디나모 키에프, AC 밀란, 첼시)
46골 필리포 인차기(유벤투스, AC 밀란)
45골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

◇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팀 목록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CF, 세비야 FC(이상 스페인)
맨체스터 시티 FC, 리버풀 FC(이상 잉글랜드)
유벤투스, AS 로마(이상 이탈리아)
FC 바이에른 뮌헨(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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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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