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결승점을 통과하고 숨을 몰아쉬고 있다. 신 선수는  3위를 기록해 동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결승점을 통과하고 숨을 몰아쉬고 있다. 신 선수는 3위를 기록해 동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3위를 기록하고 시상식에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3위를 기록하고 시상식에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이희훈


"이제 안 울어요~ 어제 그거 눈물 아니에요. 땀이 나가지구."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km 좌식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낸 신의현(38) 선수의 말이다. 그는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남자 7.5km 좌식 경기 이후 어머니 이회갑(69)씨를 만난 것이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 "(오늘 경기에서) 힘이 났다. 아, 괜히 눈물을 흘린 것 같아서"라면서 머쓱해 했다. 당시 대한민국 최초 패럴림픽 금메달 기대주로 꼽혔던 그는 5위에 머물렀고, 어머니를 만났을 땐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관련 기사 : "메달 없어도 괜찮아, 아들!").

그러나 그는 11일 당당히 새 역사를 썼다. 그는 이날 자신의 주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거리 좌식 경기에서 42분28초9를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평창동계패럴림픽 최초의 대한민국 메달이다. 또 장애·비장애를 불문하고 한국 노르딕스키(크로스컨트리 스키·바이애슬론) 사상 최초 메달이기도 하다.

"금메달 땄으면 눈 위에 태극기 꽂으려 했는데"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3위를 기록하고 시상식에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3위를 기록하고 시상식에서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3위를 기록하고 시상식에서 수상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3위를 기록하고 시상식에서 수상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이희훈


신 선수는 "기쁘고, 아쉽고 그렇다"고 동메달 획득 소감을 밝혔다. "금메달이 목표였기에 아쉽다는 건가"란 질문엔 "당연하죠. 그럼"이라고 답했다.

그는 "초반엔 힘을 비축해서 경기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면서 "막판에 체력이 부족했다. 속으로 '가야 한다, 가야 한다'고 했는데 몸이 안 움직이더라. 그 부분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 스태프가 (선두와) 몇 초 차이가 난다고 계속 말해줬다. 초반의 30초 차이를 조금씩 좁혀가고 있었는데 안 됐네요"라고 덧붙였다.

금메달을 땄으면 하려 했던 세리머니도 있었다. 신 선수는 "금메달을 땄으면 눈 위에 태극기를 꽂고 함성을 지르고 싶었는데 다음 경기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선수는 이날 결승선 통과 후 배동현 선수단장의 박수를 받으면서 태극기를 펼쳐 보이는 것으로 만족했다.

신 선수는 이날 처음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만 해도 당시 선두였던 다니엘 크노센(미국) 선수와 8.2초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이후 라이벌이었던 막심 야로프이(우크라이나) 선수가 41분37초0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3위로 밀렸다. 선수로선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웃음은 잃지 않았다. 기자들이 "막심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까지 상당히 초조했을 것 같다"고 질문 "초조하지 않았다"면서 "그 친구가 1등 할 줄은 몰랐네"라고 웃었다. "어제 경기와 오늘 경기 사이의 시간은 어떻게 보냈나"는 질문엔 "(10일 바이애슬론 경기 때) 사격 실패를 빨리 잊으려고 긍정적인 '명상' 같은 것을 듣고 낮잠을 좀 잤다"면서 웃음 짓기도 했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일단 도전하시라"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결승점을 통과하고 함께 출전한 이정민 선수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11일 오전 강원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크로스컨트리 남자 15㎞ 좌식 종목에서 결승점을 통과하고 함께 출전한 이정민 선수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이날 경기가 열린 평창 바이애슬론 센터 관중석은 태극기가 가득 찼다. 관중들은 신 선수 등 국가대표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이름을 연호하고 화이팅을 외쳤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신의현 화이팅!", "신의현 금메달 가즈아~"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신 선수의 가족들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그를 응원했다. 

신 선수는 열성적인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관중석이 가까운 경기코스를 지날 때마다 양손에 든 폴을 빠르게 찍으면서 앞 선수를 제치는 역주를 선보였다. 신 선수는 "응원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관중들이 환호성을 보내주니깐, 여기(관중석 인근 코스)에선 힘이 좀 많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르딕스키) 역사를 쓰게 돼  영광이다. 우승해서 (새 역사를) 썼다면 좋았을텐데 이제 시작이라 생각하겠다. 다음 경기 땐 더 집중해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족과 국민들이 제일 고맙고 장애인 체육회 임직원, 처음으로 (노르딕스키) 실업팀을 창설한 배동현 선수단장과 임직원에게 감사한다"고도 덧붙였다. 

노르딕스키 입문 3년 만에 패럴림픽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엔 오히려 다른 이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제가 이 운동 시작하고 도전해서 이렇게 잘 될지 몰랐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뭔가 맞는 게 있는가 보다. 일단 도전하셔서 맞는 걸 찾으시면 좋을 것 같다."


평창동계패럴림픽 신의현 크로스컨트리스키 노르딕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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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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