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파리 생제르망(아래 PSG)의 UEFA 챔피언스리그(아래 UCL) 도전은 16강에서 끝이 났다. PSG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17-18 UCL 16강 2차전에서 1-2로 패하며 합산 스코어 2-5(1차전 3-1 레알 승)로 16강에서 탈락했다. 지난 시즌에는 FC바르셀로나에 16강전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PSG는 이번엔 레알 마드리드를 만나 16강에서 탈락하며, 'PSG 프로젝트'의 실패를 맛보고 있다.

'1조 4770억'

2011년부터 카타르 투자청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PSG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했다. 카타르 투자청의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PSG 프로젝트'가 시행됐다. PSG 프로젝트는 PSG를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만들고 최종적으로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두는 플랜이다.

 프랑스 리그 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공식 트위터 글.

프랑스 리그 축구팀 파리 생제르맹(PSG)의 공식 트위터 글. ⓒ PSG 트위터


첫 시작은 '선수 영입'이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다비드 루이스, 티아고 실바, 디 마리아, 카바니 등 이름만 들어도 축구 팬이라면 모두 알만한 선수들을 매 시즌 영입하기 시작했다. 우승과 함께 최고의 클럽이 되기 위해 이름값 있는 선수들에 목을 맸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슈퍼스타 '네이마르'를 2억 2000만 유로(약 2900억 원)에 영입하며 시선을 끌었고, 최고의 유망주인 '킬리안 음바페'마저 임대 후 완전 이적 조건으로 팀에 합류시켰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역시 '자금'이다. PSG 프로젝트가 가동된 이후 알 켈라이피 구단주가 7년 동안 무려 11억 1500만 유로(약 1조 4770억)의 금액을 사용했다. PSG의 이러한 행보에 UEFA는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룰 위반 조사를 하기도 했지만 PSG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피해왔다.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팀에 합류하면서 PSG는 더욱 높은 곳을 기대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선수가 많이 있더라도 11명이 하는 축구에서 최고의 클럽들을 상대하기는 아직 부족했다. 특히 네이마르는 PSG 이적 후 카바니와의 PK 대립, 훈련 참여 등 팀 안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키며 비난을 받았다. 결국 스타 선수는 많았지만 '팀'으로서 하나가 되지 못한 PSG의 모습이 반복된 것이다.

큰 감독이 되지 못한 '에메리'

안첼로티와 블랑에 이어 우나이 에메리는 16-17 시즌부터 PSG를 이끌었다. 원래 PSG는 시메오네와 무리뉴 같은 스타급 감독을 데려오려 했다. 하지만 영입에 실패했고, 세비야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에메리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는 결정적인 실패의 한 수가 되었다.

선수 개개인의 스타일과 특성이 확실한 스타 선수가 많을 경우, 그 선수들을 이끌 감독의 역량은 더더욱 팀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감독이 선수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흔들리는 순간 팀은 무너지게 된다. 에메리는 이 부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PSG를 하나로 뭉치는 데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네이마르와 카바니의 PK 전담 키커 논쟁이 있었을 때, 에메리는 말했다. "나는 두 선수가 번갈아 차길 원한다." 이 말속에 에메리의 리더십이 담겨있다고 보인다.

리더십뿐만 아니라 전술적인 능력에서도 에메리는 한계를 보여줬다. 리그에서 PSG는 상대에 대한 대응보다는 본인들의강점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도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선수 개인 능력이 전체적으로 높기 때문에 충분히 스스로잘 하는 것을 하면 큰 어려움 없이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UCL에서는 다르다. 비슷한 레벨 혹은 더 높은 레벨의 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우리 것도 잘해야 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잘하는 것을 못하게 해야 한다. 이것이 전술 싸움이고, 벤치에서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16강 전을 보면 에메리는 지단과의 벤치 싸움에서 완전하게 무너졌다. 지단이 상황에 따라 전술적 변화를 가져가면서 승리를 거둔 반면, 에메리는 어떠한 포인트도 만들지 못했다. 더욱이 1차전에서 3-1로 패배를 했기에 2차전에서 8강 진출을 위해서는 지단이 생각하지 못한 변수를 준비했어야 한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승부를 가른 것은 지단의 전술이었고, 에메리는 또다시 패배했다. 물론 네이마르의 공백이 있었지만 네이마르가 있었다고 해도 결과는 크게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에메리는 PSG라는 팀을 이끌만한 큰 감독이 되지 못했다.

구체적인 방향이 필요한 'PSG 프로젝트'

현재까지 PSG 프로젝트에는 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구체성이 없다. 선수 영입과 감독 선임이 모두 그러했다. 눈앞의 상황과 주목에만 시선을 두면서 더 큰 클럽이 되기 위한 방향은 설정하지 못했다.

PSG가 목표로 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클럽 간의 대결 중에서도 최상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흔히 말하는 빅클럽들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대회가 바로 챔피언스리그다. 하지만 PSG는 지금까지의 프로젝트로 한계선에 멈춰 그 이상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더 '큰 클럽'이 되어야 한다. 많은 돈으로 스타 선수와 감독을 무차별적으로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PSG라는 클럽의 철학을 세우고 그 철학에 맞게 팀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감독과 선수를 영입해 도전해야 한다. 방향이 없는 프로젝트는 언제나 중간에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 방향성이 세워지지 않는 이상 PSG의 '빅 이어'는 허황된 꿈일 것이다.

앞으로의 상황은 어떻게 달라질 지 모르나 하나는 확실하게 알 수 있다. '현재까지의 PSG 프로젝트는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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