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강호 뉴질랜드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26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각)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뉴질랜드와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를 펼친다. 대표팀은 지난 23일 홍콩을 93-72로 대파한 바 있다.

현재 한국, 뉴질랜드, 중국 세 팀이 2승 1패로 A조 공동선두를 형성한 가운데 26일 열리는 뉴질랜드전이 사실상 선두싸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23일 뉴질랜드 웰링턴 TSB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1차전 원정경기에서 한국은 86-8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뉴질랜드를 상대로 A매치 3연승을 달리고 있다.

중국 이겼던 뉴질랜드, 결코 만만치 않은 팀

대표팀은 지난해에 비해 이종현-이승현-김선형 등 일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귀화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라건아)의 가세로 높이는 더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표팀의 히든카드로 평가 받는 라틀리프는 자신의 태극마크 데뷔전이었던 지난 홍콩전에서 약 15분 밖에 뛰지 않았는 데도 13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뉴질랜드도 라틀리프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는 홍콩과는 차원이 다른 팀이다. 한국이 그동안 뉴질랜드를 상대로 여러번  짜릿한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쉬운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최근 뉴질랜드는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한국을 이겼던 중국을 원정에서 제압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2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2진급 선수들을 데리고도 한국 정예 멤버를 제압했다. 그러나 뉴질랜드전에서는 NBA 출신 이첸렌과 궈아이룬, 주펑 등 더 강한 1진을 내세우고도 덜미를 잡혔다. 중국전 승리의 주역인 코리-타이 웹스터 형제와 아이작 포투, 세아 엘리, 알렉스 프레져 등으로 구성된 뉴질랜드의 전력은 결코 만만치않다.

199cm의 라틀리프는 국제무대에서 빅맨으로는 단신이다. 물론 탄탄한 체격과 운동능력을 보유한 라틀리프에게 신장이 큰 약점은 아니지만.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국제대회에서 아시아의 강호들을 상대로도 라틀리프가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뉴질랜드전이 진정한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라틀리프가 뉴질랜드전에서 상대의 높이에 고전하거나 초반부터 파울관리에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한국은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라건아 활용법? 일단 팀플레이 적응이 중요

우리팀은 어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홍콩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최근 귀화하며 대표팀에 합류한 라틀리프(가운데)가 패스 할 곳을 찾고 있다.

▲ 우리팀은 어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전 대한민국과 홍콩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최근 귀화하며 대표팀에 합류한 라틀리프(가운데)가 패스 할 곳을 찾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그동안 뉴질랜드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때마다 3점슛의 위력이 빛났다. 지난해 11월 23일 뉴질랜드 원정에서는 전준범이 3점슛 6개 포함 23점을 성공시키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허재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도 전준범과 이정현, 허웅, 두경민 등 슈터들의 활약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대표팀은 선수들이 공을 오래 소유하지 않고도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해내는 모션 오펜스를 팀컬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2차전에서 보듯 3점슛이 터지지 않으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곧 대표팀의 한계이기도 했다. 오세근과 김종규 등이 그간 분전했지만 강팀들을 상대로 골밑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다. 라틀리프가 포스트에서 상대 빅맨을 끌어내거나 수비를 끌고 다니며 부담을 줄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외곽 슈터들에게도 더 많은 공간이 날 것이다.

라틀리프는 소속팀 서울 삼성에서 자신이 공을 잡고 직접 마무리하는 패턴에 익숙하다. 자신을 중심으로 공격이 돌아가던 소속팀과 달리, 대표팀에서는 라틀리프가 기존의 팀플레이에 자신을 맞춰야 한다. 슈터들을 위한 패턴을 살리는 데 있어서 라틀리프의 리바운드 능력과 연계플레이는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라틀리프는 골밑에서만 활동하는 선수가 아니다. 라틀리프는 빅맨임에도 본인이 직접 속공까지 주도할 수 있을 정도로 민첩하고 이타적인 성향을 갖췄다. 중거리슛이 좋은 오세근이나 역시 기동력이 좋은 김종규와의 골밑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관건은 팀 수비에 대한 적응력이다. 대표팀은 그동안 국제 경기에서 변형 3-2 드롭존으로 어려울 때마다 상당히 재미를 봤다. 상대 장신 빅맨이나 돌파력이 좋은 선수들이 골밑으로 침투할 때 다양한 도움수비로 압박을 줄 수 있는 전술이다.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호흡이 가장 중요한데 대표팀에서는 라틀리프가 얼마나 빨리 녹아들지가 변수다.

대표팀은 지난 홍콩전에서 21점 차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수비 면에서는 약속된 로테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선수들이 다소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뉴질랜드 같은 팀을 상대로 한국의 강점인 빠른 도움 수비와 공수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승리는 장담하기 어렵다. 라틀리프 개인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보다도 선수들간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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