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리본' 질문에 눈물 보인 김아랑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김아랑(왼쪽)이 23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리본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답하고 있다.

▲ '노란리본' 질문에 눈물 보인 김아랑 평창동계올림픽 한국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김아랑(왼쪽)이 23일 강릉 올림픽파크에 있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리본 질문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아랑이 결국 눈물을 흘렸다. '노란 리본' 때문이었다.

김아랑은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일정을 모두 마친 뒤 23일 오후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노란 리본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사실 대답하기 곤란하다"라며 "대회 중 리본 때문에 화제가 될지 몰랐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아랑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대회 도중 팽목항에 계신 분들에게 고맙다고 연락이 왔다. 그 한 마디가 큰 위로가 됐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김아랑은 "위로도 되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올림픽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며 "더 이상 노란 리본과 관련해 드를 말씀이 없다. 그냥 그 한 마디가 위로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김아랑은 지난 17일 1500m 예선 경기에서 헬멧에 세월호 추모를 상징하는 노란리본을 붙인 채 경기에 임했다. 경기를 하지 않을 때 입는 외투의 지퍼에도 노란리본 고리가 달린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겨려진 '노란리본' 지난 17일 쇼트트랙 1,500미터 예선에 출전한 김아랑 선수 헬멧에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노란리본이 붙어있었으나, 20일 오후 1,000미터 예선에 출전할 때 노란리본은 검정테이프로 가려져 있다.

▲ 겨려진 '노란리본' 지난 17일 쇼트트랙 1,500미터 예선에 출전한 김아랑 선수 헬멧에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노란리본이 붙어있었으나, 20일 오후 1,000미터 예선에 출전할 때 노란리본은 검정테이프로 가려져 있다. ⓒ 이희훈


대체로 "김아랑이 따뜻한 마음씨를 지녔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일부 극우집단은 김아랑을 향해 "정치적"이라고 비난했다. 급기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의 한 회원은 김아랑을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다. 참고로 IOC는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 한국에서 열린 회의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념을 한 바 있다.

이후 김아랑은 여자 1000m 예선과 3000m 계주 결승이 있었던 20일엔 헬멧의 노란 리본을 검정 테이프로 가린 채 경기에 임했다. 외투 지퍼에도 노란 리본은 사라지고 고리만 남아 있었다. 김아랑은 이날 경기 후 관련 질문에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직접 손편지 써 "팀 코리아 파이팅!"

김아랑을 비롯해 최민정·심석희·김예진·이유빈 등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두 개(1500m, 3000m 계주)를 거머쥐었다.

여자 대표팀 맏언니인 김아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맏언니로서의 부담감"을 묻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맏언니어도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라면서도 "어릴 때 훈련하면서 언니가 있다는 존재만으로 든든했다. 그런 느낌을 동생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내가 혼자 했다기 보다 다 같이 뭉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덧붙였다.

또 김아랑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관심과 응원을 받는 건 당연하다. 그 응원에 보답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라며 "운동선수로서 그저 최선을 다해 운동하는 것이 나한테도, 모두한테도 좋은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김아랑은 자신의 SNS에 "너무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손편지를 올리기도 했다. 아래는 김아랑이 쓴 손편지의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김아랑입니다.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올림픽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시고 믿어주신 제 주변의 모든 분들, 직접 경기장을 찾아주시고 경기장엔 못 오셨지만 저에게 힘이 닿을 정도로 응원해주신 모든 팬 분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회를 위해 애써주신 봉사자 분들과 스태프 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덕분에 과분한 응원과 사랑 받으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저는 진정으로 즐길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고 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아주 값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하겠다는 바람대로 이루어져서 저는 후회 없이 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올림픽, 저와 같이 끝까지 응원해요! 팀 코리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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