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입사 직후 '일간베스트 저장소(아래 일베)' 활동 전력이 알려져 논란을 빚은 '일베 기자' A씨의 KBS 춘천총국 발령이 결정됐다.

22일 KBS는 현 보도국 막내 기수인 43기(2016년 입사자) 기자들의 지역 순환 발령을 내며, '일베 기자' A씨의 춘천총국 발령을 포함시켰다. KBS 신입사원들은 반드시 1년간 지역 순환 근무를 해야 하는데, A 기자의 동기인 42기 입사자 대부분은 지난 2016년 지역 근무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입사 직후 일베 기자 논란으로 비제작부서에 배치되어 있던 A씨는 당시 지역 순환 근무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 43기 기자들의 지역 발령에 포함됐다.

지난 14일, A씨를 후배로 받아들이게 될 40~41기 전국기자 29명은 "일베 기자의 지역 발령은 지역민을 모욕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아무리 시간이 지났다 해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극단적인 시각을 드러낸 그를, 어떤 시청자가 공영방송 기자로서 공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A기자의 지역 발령 거부 성명을 냈다.

A기자의 춘천 발령이 발표된 이후, KBS 춘천총국 구성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KBS 전국기자협회 춘천지회를 중심으로 이번 인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KBS 구성원 "일베 수습 임용 결사 반대" KBS 기자협회와 아나운서협회 등 11개 직능단체 구성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일베 수습 임용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지역과 특정이념을 차별하고 여성을 혐오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몰상식과 부도덕은 KBS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다"며 해당 기자의 임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날 KBS 막내 기수인 41기 기자들은 "차별과 폭력, 약자에 대한 배척을 자랑했던 '일베' 유저가 KBS 기자라는 이름으로 현장을 누빌 때 시청자들이 우리 뉴스를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며 "공영방송의 가치를 지킬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 KBS 구성원 "일베 수습 임용 결사 반대" 2015년 3월 30일, KBS 기자협회와 아나운서협회 등 11개 직능단체 구성원들이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일베 수습 임용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특정지역과 특정이념을 차별하고 여성을 혐오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몰상식과 부도덕은 KBS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해당 기자의 임용에 반대했다. ⓒ 유성호


A 기자는 2015년 KBS 수습기자 교육을 받던 중 극우 사이트 일베에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혐오,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글 약 6800여 건을 올린 것이 알려져 '일베 기자'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당시 언론노조 KBS본부와 KBS 내 11개 협회는 성명을 내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A 기자의 임용 취소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입사 전 작성 글로는 임용 취소가 어렵다는 외부 법률자문 결과에 따라 A씨를 정식 임용했다. 다만 사내 비판 여론을 감안해 비취재부서인 정책기획본부 남북교류협력단으로 발령냈다.

임용 직후 A 기자는 KBS 사내게시판에 "공영방송인으로서 필요한 잣대를 그 누구보다도 엄중하게 스스로에게 들이대며 끊임없이 성찰하며 살겠다"는 내용의 사과글을 올렸으나 비판 여론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정식 기자 임용과 동시에 자동으로 가입되는 KBS 기자협회 역시 91.5% 찬성률로 A기자의 협회 제명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A기자는 2016년 보도국 내 비취재부서인 뉴스제작2부 발령, 2017년 보도국 사회2부 취재기자 발령 등 인사 때마다 내부 반발을 일으켰으며, 이번 지역 발령으로 다시 한 번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일베기자 KBS 춘천총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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