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어느덧 25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3수 끝에 유치에 성공했지만, 국정농단 사건을 시작으로 북한의 참가와 단일팀 논란, 동계 종목 협회와 연맹의 안일한 행정처사는 숱한 논란들로 평창은 시작 전부터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그러나 올림픽이 개막되고 난 후 무사고에 가까울 정도로 안전한 치안 속에 특별한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대회가 치러져 왔다. 추위 때문에 가장 우려됐던 9일 개막식은 하늘의 뜻인지 다른 날에 비해 비교적 따뜻한 날씨 속에 치러졌다. 우려스러웠던 입장권 예매율은 개막 후 꾸준히 상승해 현재 98%가량을 보이고 있어 거의 완판에 가깝다.

기자는 지난 13~15일, 16~18일에 평창과 강릉 현장을 다녀왔다. 개막 전 우려됐던 것과 달리 평창과 강릉은 수많은 관중들이 몰려 올림픽을 관람하고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과연 올림픽은 다르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다.

1년 전 테스트 이벤트를 방문했을 당시 아직 포장돼 있지 않던 도로와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기본적인 인프라가 확실히 잘 갖춰져 있었다. 곳곳에는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으며 '엄지 척'을 내세울 부분도 많았지만, 반면 아쉬웠던 부분도 적지 않았다.

 강릉 올림픽파크 내 공식용품 스토어

강릉 올림픽파크 내 공식용품 스토어 ⓒ 박영진


[베스트] 수호랑 공식용품샵, 상품 구매하려는 인파 모여들어

이번 대회에서 가장 잘된 부분을 꼽자면 단연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올림픽 공식용품샵일 것이다. 용품샵에 입장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만 했는데 그만큼 인기가 상당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수호랑이었다. 수호랑은 2년 전 평창 조직위가 마스코트를 발표한 직후부터 많은 화제를 낳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림픽 파크 내 수호랑이 있는 곳이라면 인산인해를 이뤘고 사진을 찍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렸다.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 강릉 아이스 아레나 내에도 공식용품샵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한국인을 비롯해 다양한 외국인들이 긴 줄을 서고 다양한 상품을 구매했다.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러 방문했다는 한 미국인은 "나는 매 올림픽 때마다 여러 국가를 방문하는데 한국의 올림픽은 참 인상적"이라면서 "수호랑 캐릭터가 처음 나왔을 때 굉장히 귀여워 경기장에서 반드시 구매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웃었다. 현장을 방문한 호주인 역시 "수호랑이 역대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중 가장 귀엽다"며 "이것을 디자인한 사람은 어떤 상을 받았냐"고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내 공식용품샵. 일본인을 비롯한 수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강릉 아이스 아레나내 공식용품샵. 일본인을 비롯한 수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 박영진


이런 만큼 공식용품샵도 상당히 정비가 잘 돼 있었다. 기자는 지난해 평창 테스트이벤트 당시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 경기를 취재차 방문했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공식용품 샵이 아예 문을 열지 않거나, 열었다 하더라도 상품 재고가 없어 허탕을 치던 관람객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부분의 제품이 충분히 갖춰져 있었기에 상품을 사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마스코트와 관련한 소개 등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공식 용품샵을 방문한 캐나다인은 "수호랑과 반다비 두 개의 마스코트가 모두 귀엽고 인상적인데, 왜 한국이 호랑이와 곰을 올림픽 마스코트로 삼았는지 알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워스트1] 여전히 불편했던 교통

이번 대회 중에 가장 좋지 않았던 것을 꼽자면 단연 교통이었다. 교통문제는 개막 전부터 몇몇 매체들을 통해 문제가 대두됐는데 올림픽이 개막한 후에도 곳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올림픽과 관련한 평창 조직위원회, 개최도시인 강릉시청과 강원도청 등 해당 기관이 정확한 가이드 라인을 전달하지 않으면서 상당한 불편이 따랐다.

 강릉역 앞에 택시를 기다리는 긴 줄

강릉역 앞에 택시를 기다리는 긴 줄 ⓒ 박영진


이용에 가장 어려움을 겪은 수단은 택시였다. 기자는 올림픽 기간 동안 택시와 버스를 모두 이용해 봤다. 올림픽 개최기간 동안 강릉시의 버스와 대중교통은 무료로 운행됐다. 택시는 올림픽 파크 내 진입이 어려워 근처에서 내려 도보로 이동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관련 기관들이 택시 업체와 기사들에게 정확한 교통 통제구간이 어디이고, 통행이 가능한 도로 등에 대해 설명을 해놓지 않아 택시들은 결국 다시 다른 도로로 돌아가는 등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공통적으로 평창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것을 환영하면서도 교통 통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 운전기사는 "모든 도로를 교통통제를 해놓았는데, 그렇다면 사전에 미리 교통통제와 관련한 내용을 전달했어야 한다"며 "많은 도로를 막아 놓았는데 그걸 모르고 갔다가 결국 다시 돌아 나오는 등의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해 이용객도 기사도 불편한 것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평창 진부역 앞에 서있는 셔틀버스 모습. 이 버스를 타면 올림픽 설상종목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

평창 진부역 앞에 서있는 셔틀버스 모습. 이 버스를 타면 올림픽 설상종목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 ⓒ 박영진


기자는 컬링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가장 가까운 곳에 내려줬고 그 길을 따라 3분 정도 걸으니 컬링센터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 입구는 선수단 출입구였기에 출입이 제한된 곳이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도로 초입 등에는 어떠한 안내문구도 쓰여있지 않았고 결국 20분을 돌아가야만 했다.

택시 기사에게도 일반인에게도 제대로 된 설명을 해놓지 않은 것이다. 근처에 사는 강릉 주민들에게도 불편함은 마찬가지였다. 기자는 올림픽 파크 입구를 찾아 돌아가는 도중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주민들은 "강릉시로부터 차량 2부제와 관련한 말만 들었을 뿐 그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성토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보안 등을 유지하기 위해 교통 통제를 하는 것은 당연히 이해하고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지역 주민과 운송 업체 등에 관련 정보를 더 자세하게 알리고 불편함을 최소화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노력이 충분히 보여지지 않은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워스트2] 음식, 인원에 비해 식당 수 부족해

교통과 함께 가장 문제가 컸던 것은 음식이었다. 평창과 강릉 모두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 매점과 임시로 설치된 관중식당 이외에는 경기 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었다. 매점에는 간단한 스낵 종류만 판매를 했고, 관중식당의 경우 올림픽파크 내 수많은 인원을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공간이 부족했다. 결국 이를 위해서는 결국 올림픽파크를 빠져 나가 셔틀버스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시내로 나가야만 했다.

교통체증을 뚫고 택시로 10~15분간 달려 강릉 중앙시장에 도착했다. 기자가 중앙 시장에 방문한 것은 평일 저녁시간이었다. 비교적 사람이 붐빌 시간이었지만 명절 여파 때문이지 시장에는 비교적 사람이 많지 않았다. 시장의 대표 명물인 모자호떡 가게와 닭강정집 정도만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모자호떡 가게에서는 아이스크림 호떡을 먹기 위해 한국인은 물론 소수의 외국인들도 함께 있었다.

독일에서 왔다는 이는 기자가 이 곳에 대해 어떻게 왔는지를 묻자 "페이스북을 통해 알고 왔다. 이 호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길래 어떤 맛인지 너무 궁금했다"고 밝혔다. 오는데 불편함이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셔틀버스가 강릉역이나 버스터미널까지는 잘 다니지만, 이후 강릉 시내를 구경하고자 하는데 택시 이외에는 마땅한 수단을 찾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또한 "올림픽 파크 내에는 맥도날드와 관중식당, 매점 정도가 전부여서 밖으로 나와 먹고자 했지만 강릉역 주변에도 먹을 곳이 거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강릉역의 대표 먹거리는 초당 순두부골목, 중앙시장의 돼지 국밥 정도가 꼽힌다. 대표 음식들을 먹기 위해서는 결국 올림픽파크를 빠져나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외국인들을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강릉역 내 위치한 인포메이션 센터 정도가 전부였다. 이를 위해 올림픽파크에서 강릉역, 강릉역에서 중앙시장까지 이동해야 하고, 버스가 무료 운행을 했지만 외국인들에게 자세한 안내가 미흡했다.

평창을 앞두고 여러 논란과 많은 우려가 나왔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우려보다는 '함께 성공으로 이끌어 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일부 길을 찾아갈 때 자원봉사자들이 잘못 안내를 해준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먼저 다가와 묻고 도움을 주려 하고 정확하게 안내하고자 하는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었다. 기자가 만났던 외국인들 모두 이 점을 빼놓지 않고 얘기해주며 '친절함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우리는 평창을 단순히 올림픽을 치러냈다는 결과물만 갖고 마무리 할 순 없다. 궁극적인 목적은 '다시 오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첫 단추를 꿰는 과정에서 좋은 점도 있었지만 분명 아쉬운 점도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지만 남은 기간 최대한의 노력을 통해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그래야만 먼 훗날 돌이켜 볼 때 '성공적인 올림픽이었다'라고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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