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컬링 대표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의혹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러시아 컬링 대표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의혹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의 두 번째 도핑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 평창 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단(OAR)은 성명을 통해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B 샘플에서도 금지약물인 멜도니움 성분이 검출됐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형법 절차를 포함해 이번 사태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CAS)도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위반을 확정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그러나 OAR의 콘스탄틴 비보르노프 대변인은 "올림픽 개막 전에 채취한 크루셸니츠키의 모든 샘플에서 금지약물 음성 반응이 나왔다"라며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도핑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진심으로 유감을 표하며 러시아와 크루셸니츠키는 모든 조사를 받아들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크루셸니츠키의 몸에 어떻게 금지약물이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크루셸니츠키는 아내 아나스타시야 브리즈갈로바와 짝을 이뤄 출전한 컬링 믹스더블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도핑 A 샘플에서 멜도니움이 검출되면서 선수촌에서 퇴촌했다. 멜도니움은 혈류량을 증가키며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물질로 2016년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크루셸니츠키 "도핑 의혹에 큰 충격"... 결백 강조

러시아컬링연맹은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샘플에 누군가 고의로 금지약물을 첨가했거나 의도치 않게 멜도니움 성분이 포함된 음식을 섭취했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러시아 수사 당국의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크루셸니츠키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컬링의 역사적인 올림픽 메달이 도핑 스캔들에 휘말려 매우 유감스럽다"라며 "컬링을 넘어 러시아 스포츠계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운동선수로서 한 번도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왔다고 공언할 수 있다"라며 "검사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조속한 진상 조사를 통해 나의 명예와 경력이 인정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조직적인 도핑을 저질러 평창 올림픽에 정식으로 참가하지 못하고 선수들이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는 굴욕을 당한 러시아로서는 크루셸니츠키의 도핑 의혹으로 더욱 거센 후폭퐁에 휘말릴 전망이다.

러시아컬링연맹의 안드레이 소진 부회장은 IOC가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서 러시아 국기 입장을 검토하자 "러시아에 적대적인 나라의 정보기관이 이를 방해하려는 소행"이라며 미국의 음모론까지 거론하기도 했다.

평창 올림픽에서는 현재까지 크루셸니츠키를 포함해 일본 쇼트트랙 사이토 케이, 슬로베니아 아이스하키 지가 제그릭 등 3명의 선수가 금지약물 복용 의혹으로 퇴촌 명령을 받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알렉산드르 크루셸니츠키 러시아 도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