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인들의 비판에 레드카펫 대신 일반 출입구로 입장하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

지난해 부산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인들의 비판에 레드카펫 대신 일반 출입구로 입장하고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 ⓒ 부산영화제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영화인들의 비판 강도는 상당히 센 편이다. 후안무치, 비열, 뻔뻔 등 날 선 비판이 주를 이룬다. 이는 서병수 시장이 박근혜 정권 때 부산영화제 사태에서 실질적인 주역으로 나서면서 자초한 면이 크다. 부산영화제를 압박한 각종 자료가 나오고 있음에도 서 시장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부산영화제 사태가 쫓겨났던 이용관 이사장의 복귀로 마무리된 시점에서 서 시장을 향한 영화계의 비판 강도는 한층 더 세졌다. 최윤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자리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앉히면서다. 부산시 쪽은 부인하고 있지만 영화계는 이를 최윤 위원장이 부산영화제 이용관 이사장 선임에 역할을 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한다.

부산독립영화협회와 부산영화평론가협회는 지난 12일 "(서병수 시장의 행태는) 정치적 안위만을 챙기는 저급한 수단"이라며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을 일순간 말소시키는 파렴치한 상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비판 강도 높이는 영화계

부산지역 영화계 인사들은 지난 13일 열린 부산영상위원회 정기총회에서도 서병수 시장이 정치적 보복으로 기존 최윤 운영위원장을 사실상 해임시키고, 무자격 낙하산으로 규정한 측근 인사를 후임으로 선임했다며 거세게 반대했다. 42명의 참석자중 과반을 훨씬 넘긴 26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맞섰다. 그러나 부산시는 37명 회원들을 앞세워 신임 운영위원장 선임 건을 가결시켰다.

부산영화감독협의회와 영화네트워크부산,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등 6개 단체들은 18일 성명을 발표해 이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들은 "부산영화단체들은 절차와 규정을 무시한 이번 총회결과를 결코 인정 할 수 없다"면서 "법률적 소송을 비롯하여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부당한 총회결과에 맞서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부산지역영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관에 명시된 규정을 어겼고, 위임한 사람들을 부산시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도 하자"라며 "규정 자체가 명확치 않은 부분도 있어 법적인 절차를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무산영상위원회 촬영 스튜디어

무산영상위원회 촬영 스튜디어 ⓒ 부산영상위원회


영화계는 무자격 낙하산 운영위원장 선임을 철회되지 않을 경우 부산영화제 사태처럼 보이콧으로 대응하겠다는 자세다. 부산영화단체들은 18일 성명에서 "영상위원회의 사업에 보이콧함은 물론, 전국 영화인들과 함께 연대하여 끝가지 투쟁해 나갈 것을 강력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영화계의 보이콧 위력은 지난 부산영화제 사태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정치적 압박으로 영화제를 망가뜨린 데 대한 분노는 결국 이용관 이사장 복귀의 발판이 됐다. 영화계가 다시 보이콧의 칼을 빼들면서 부산영상위원회 사업 자체의 큰 파행이 예상된다. 그간 부산아시아영화학교와 영상벤처센터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온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저앉을 위기에 있는 것이다.

신임 운영위원장으로 선임된 이상조씨는 지역 방송인 출신으로 서 시장의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이용관 이사장 복귀를 불편해 한 서 시장이 부산영화제를 방해하기 위해 이상조씨를 선임한 것으로 지역 영화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용관 이사장 역시 지역 방송과 인터뷰에서 "최윤 위원장을 그렇게 밀어내는 것은 저 때보다 더 옹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조 신임 운영위원장은 지역 언론에 "부산영상위가 생기기 전 그 필요성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적이 있고, 영화제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이 있어 관련 일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영화계 인사들은 "내세울 게 전혀 없고 전문성이 부족함을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블랙 팬서> 부산 유치 담당자 해임

 부산에서 촬영된 <블랙 팬서>의 한 장면

부산에서 촬영된 <블랙 팬서>의 한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최근 개봉한 <블랙 팬서>는 부산영상위원회가 나서서 촬영을 지원한 작품이다. 서병수 시장에 의해 유탄을 맞은 최윤 운영위원장은 <블랙 팬서>가 부산 촬영을 결정할 때 사무처장을 거쳐 운영위원장에 올라 실무적인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촬영을 위해 부산을 찾은 마블의 로케이션 매니저를 대우했고, 촬영 당시에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던 상황에도 현장 사무실까지 마련해 주는 등 성의를 기울였다. 최근 <블랙 팬서>의 프로듀서는 최 위원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부산영상위원회가 의장을 맡고 있는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에 자문위원 역할을 맡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최윤 위원장에게 돌아온 것은 포상이 아닌 해임조치였다.

서병수 시장은 재임 4년 내내 영화계와 끊임없이 충돌했다. 재임 첫해인 2014년에는 박근혜 정부의 뜻에 따라 부산영화제 측에 <다이빙벨> 상영 중단을 압박했고 다음해인 2015년에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고발했다. 2016년에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박근혜 정권의 뜻에 따라 해임했다. 2017년에는 부산영화제 개폐막식에 나타나 영화인들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영화인들은 시상식 단상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피켓 시위 등으로 서 시장을 규탄했다.

그리고 2018년에는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낙하산으로 떨어뜨려 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부산 영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부산영화의 미래가 6.13 지방선거 결과에 달린 형국"이라며 "계속 나락으로 떨어질지 아니면 회생할 수 있을지는 시민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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