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법적 책임 지겠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이윤택, "법적 책임 지겠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이정민


이윤택, "법적 책임 지겠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이윤택, "법적 책임 지겠다" ⓒ 이정민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 정말 부끄럽고 참담하다. 내 죄에 대해 법적 책임을 포함해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몇몇 단원들이 (성폭력에) 항의할 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매번 약속을 했는데도 번번이 내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큰 죄를 받게 됐다. 나 때문에 연극계 전체가 매도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국내 대표 연극연출가인 이윤택씨가 19일 서울 대학로 연희단거리패 소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피해 당사자들에게 사과했다. 이윤택씨의 사과는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14일 개인 SNS를 통해 10년 전 이윤택씨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지 5일만이다. 하지만 이윤택씨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가 진행된다면 성실하게 수사에 임하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김수희 대표에 이어 추가로 이어진 성폭행 폭로에 대해 이윤택씨는 "여기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이는 강제가 아니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물리적인 성폭행은 없었다는 것. 하지만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이윤택씨는 "법적 절차에 따라 심판받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이어 이윤택씨는 "피해자가 몇 명인지는 모르겠다. 극단 내에서 18년 가까이 있었던 생활 중에 관습적으로 일어난 나쁜 행태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떤 때는 나쁜 죄인지 모르고 저질렀고 어떤 때는 더러운 욕망을 억제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윤택씨가 예술감독으로 있었던 연희단거리패의 집단 행동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 이윤택씨는 "이는 내 잘못이다. 안팎에 있는 분들이 문제제기를 해왔고 거기에 대해 앞으로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도 번번이 내 자신을 다스리지 못했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돼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단원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배우에게 발성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칫 불가피하게 가슴이나 척추를 만지는 등 접촉이 이뤄졌을 수 있다"면서 "그것 또한 잘못"이라고 성추행 사실을 부분 인정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윤택, "법적 책임 지겠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열린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이윤택, 사죄는 당사자에게 하라"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동안 한 연극배우가 항의피켓을 들고 있다.

▲ "이윤택, 사죄는 당사자에게 하라"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사실에 대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동안 한 연극배우가 항의피켓을 들고 있다. ⓒ 이정민


이윤택씨는 "피해 여성에게 직접 사과할 용의가 있다. 그 분의 아픔을 수용하고 존중한다"며 "나는 앞으로 연극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나고 취재진과의 브리핑을 통해 "연희단거리패를 해체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연극인 한 명이 찾아와 피켓을 들고 이윤택을 향해 "사과는 피해자에게 하라"고 외쳤다. 이 연극인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 자체가 폭력적이고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며 "이것이 이윤택 한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윤택씨의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원이 쏟아지고 있다.

▲ [영상수첩] 연출가 이윤택 "성추행은 사죄, 성폭행은 아냐" ⓒ 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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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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