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가 오는 28일 개봉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이가라시 다이스케 작가의 동명 만화를 토대로 임순례 감독이 재해석한 작품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빌딩숲에서 길을 잃어 삶에 지친 혜원(김태리)이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와, 친구인 은숙(진기주)과 재하(류준열)와 함께 일상의 사계절을 채워나가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거대한 담론이나 서사 없이, 그저 아침에 일어나서 밥 해먹고 여름에는 농사짓고 가을에는 수확하고 겨울에는 차분하고 따뜻하게 보내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담았다. 일상의 드라마 같지만 도시인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어쩌면 판타지 같은 영화다.

실제로 영화 속 혜원처럼 작은 시골로 내려가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경험해보지 않은 삶을 보여주는 것, 이것이 바로 판타지 아니겠는가?

평범한 일상 다루면서도, 청년 문제까지 녹여낸 영화

 <리틀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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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영화가 tvN <삼시세끼>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와 같은 리얼 예능 프로그램과 무엇이 다를까. 영화에 배우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등 충무로의 블루칩 배우들이 나와서만은 아니다. 영화 속의 음식은 최근 유행하는 인터넷 1인 방송의 '푸드포르노' 형식이 아닌, 재료 하나하나에도 드라마가 있고 철학이 있다. 우리는 이를 보면서 뱃속 허기보다 마음의 허기를 채우게 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평범한 일상만 전하는 것은 아니다. 임순례 감독은 영화 속 혜원을 거울 삼아 우리 시대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며, 청춘들에게 삶의 시각을 다각화해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혜원뿐 아니라 재하나 은숙 역시 자기만의 고민을 영화 속에서 드러낸다. 재하는 영농후계자를 꿈꾸며 조용한 시골에서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은숙은 농협 직원이 되길 꿈꾼다. 이렇게 청춘들은 조용한 듯 어디서든 항상 바쁘고 부지런히 움직인다. 사회가 그들에게 채찍질을 하지 않더라도 청년들은 그들 스스로 자신의 꿈을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혜원의 엄마(문소리)를 통해 잠시 쉬어가는 삶의 가치가 우리 인생에 얼마나 필요한지, 어떻게 살아야 괜찮은 삶인지를 말한다. 도시인에게 스스로의 삶을 한 번쯤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일본 만화 원작을 한국형으로 재해석한 작품

여기서 일본 만화 원작과 비교해보자. 우선 원작은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산간 지방 생활기를 바탕으로 자연에서 나오는 다양한 재료로 음식만화를 방불케 하는 요리 이야기를 일상과 함께 그린다. 하지만 한국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인물과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다. 요리나 자연을 강조한 원작에 비해 자연이나 음식의 비중은 조금 덜하지만 드라마를 좋아하는 한국 관객 입장에서는 맞춤형 재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사계절을 두 편으로 나누어 슬로우 푸드 및 슬로우 라이프를 잘 다듬어 낸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와 달리, 영화는 사계절을 한 편에 담아 볼거리가 풍부해졌고 이야기를 덧대어 원작보다는 좀 더 빠른 전개가 이어질 예정이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남쪽으로 튀어>(2012) <제보자>(2014)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은 사회를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을 영화에 녹여냈다. 임순례 감독의 인간적인 영화들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그녀가 <리틀 포레스트>를 선택한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왼쪽부터 배우 김태리, 진기주, 임순례 감독

왼쪽부터 배우 김태리, 진기주, 임순례 감독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임순례 감독의 영화는 자연, 인간, 생명 등을 주요 모티브로 하고 사회 중심에서 밀려난 약자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녀의 사람됨이 어찌 보면 영화<리틀 포레스트>와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임순례 감독은 현재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밖에도 각본에 참여한 황성구 작가,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에서 프로듀서를 맡았던 구정아 PD 등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했다. <리틀 포레스트>가 기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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