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응원단 '만나서 반갑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북측 응원단 '만나서 반갑습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북측 응원단 반기는 시민들 "우리끼리 통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북측 응원단 반기는 시민들 "우리끼리 통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 [전체영상] 북측 응원단 평창 취주악 공연, 추위 녹인 흥겨운 율동 ⓒ 홍성민




"우와, 진짜 멋있다!"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이 연주와 함께 퍼포먼스를 시작하자, 관중들 사이에서 감탄사가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17일 오후 4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각, 평창 올림픽 메달 플라자 인근에 위치한 상지대관령고등학교 운동장은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든 수백 명의 시민으로 가득 찼다. 사람들이 미리 마련된 폴리스라인 밖으로 몇 줄씩 겹쳐 섰다. 응원단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자, 어린 아이를 어깨 위로 태우는 시민도 있었고, 멀리 떨어진 벤치 위로 올라가는 이도 있었다.

북측 응원단을 실은 버스가 교통 체증 탓에 늦게 도착해 원래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 이상 늦춰진 공연이었다. 그러나 자리를 떠나는 이는 거의 없었다. 올림픽 메달 플라자를 찾았다가 북측 응원단의 취주악 공연 소식을 담은 전단지를 받고 아예 자리를 잡고 기다린 시민들도 많았다.

호응은 뜨거웠다. <반갑습니다>와 <아리랑>을 연주할 때는 따라 부르는 시민도 있었고, 눈물을 글썽이는 사람도 있었다. 곡이 끝날 때마다 어김없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번 취주악단 공연은 방남 후 시민과 마주하는 세 번째 공연이었다. 북측 응원단 취주악단은 지난 13일 강릉 오죽헌, 15일 강릉 올림픽 파크에서 '공개 공연'을 펼쳤다. 지난 8일 북측 선수단 입촌식 공연 땐 올림픽 관계자만 공연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응원단의 퍼포먼스가 눈에 띄었다. 지난 세 차례의 공연에서는 취주악단의 연주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몸을 흔드는 정도에 그쳤던 응원단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취주악단이 악기를 연주하는 동안, 나머지 붉은 색 체육복을 입은 응원단은 관람객과 취주악단 사이에 섰다. 이들은 음악에 맞추어 몸짓과 손짓으로 흥을 돋우었다. 또한 한반도기를 함께 흔들며 노래에 따라 춤을 추기도 했다. 때론 취주악단 앞에 서서 안무를 선보이며 추임새를 넣는 이들도 있었다. 특히 마지막 곡이 나올 때는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기차놀이하듯 율동을 선보였다. 이전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다.

응원단의 안무까지 곁들여진 취주악단 공연, 외국인도 "인상적이다"

기차놀이 안무 선보이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기차놀이 안무 선보이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왈츠 선율에 맞춰 안무 선보이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왈츠 선율에 맞춰 안무 선보이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북측 응원단 반기는 시민들 "우리는 하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북측 응원단 반기는 시민들 "우리는 하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한반도기 흔드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한반도기 흔드는 북측 응원단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방남한 북측 응원단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 상지대관령고등학교에서 전시 중인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을 관람한 뒤 취주악단과 함께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부산에서 온 황선영(25)씨는 평창올림픽 남북공동응원단의 일원으로 북한 응원단에게 힘을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20여 명의 공동응원단 소속 청년들은 '우리는 하나다'라고 적힌 피켓을 두 손 높이 들었고, 아는 노래가 나오면 큰소리로 부르며 시민 반응도 유도했다.

황씨는 "시민들이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상상도 못했다"라면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한데, 시민 분들 관심도 큰 것 같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라서 좀 다를 줄 알았는데, 처음에 뵙고 너무 옆집에 사는 분들 같으셔서 오히려 의외였다"라고 덧붙였다.

응원단이 공연을 할 때마다 함께 해온 그는 "내 생애 처음으로 분단이란 게 무엇인지 느낀 것 같다"고도 밝혔다.

"저번에 '또 만나요'라고 인사했는데, '또 만나자'는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신기하면서도, 올림픽이 끝나면 그 말을 할 수 없다는 게 슬프다."

올림픽 경기를 보려고 서울에서 왔다가 우연히 이곳에 들른 김정숙씨는 "소감이 남다르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하다"고 말했다. "무슨 곡을 연주하는지 몰라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걸 보니, 새삼 한민족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벤치 위에 서서 공연을 열심히 보다가, 경기 시간 때문에 가야 한다는 남편의 손짓에 내려왔다. 운동장 밖을 나가면서도 미련이 남는지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다.  

평창에 사는 최종삼(54)씨는 "춥지만 북한 응원단 보려고 일부러 나왔다"라면서 "한민족이라서 같이 보는 내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이 함께 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라면서 "앞으로도 더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람객도 중간 중간 눈에 띄었다. 가족끼리 일주일 전부터 올림픽을 보러 한국을 찾은 마이크(45)씨는 캐나다에서 왔다. 그는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지만, 북한 사람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신기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다"라고 하면서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통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주악단은 약 30여 분에 걸친 공연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붉은 단복을 입은 응원단, 그를 둘러싸고 흰 바탕에 푸른 한반도기 수백 개가 펄럭이며 그들을 배웅했다. 응원단이 떠난 자리에 남아있던 시민들은 "잘 봤다", "너무 좋았다",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등의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헤어졌다.

한편, 이날 공연이 열린 평창상지대관령고등학교 운동장에는 '고려건국 1100년, 고려황국 개성만월대 남북공동발굴 평창특별전'이 진행 중이다. 남과 북의 역사학자들이 개성 만월대 터를 함께 발굴한 성과를 전시하는 자리이다. 북측 응원단은 취주악단 공연에 앞서 이 전시회를 관람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평창올림픽 북측응원단 취주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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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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