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작품은 오래 전부터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제까지 총 24편의 작품을 내놓으며 끊임없이 사랑 받고 있는 <007 시리즈>가 있는가 하면, <반지의 제왕>, <호빗>처럼 시리즈끼리 호흡을 주고받으며 연계하는 작품도 있다. 최근에는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 속 캐릭터들이 각각 유니버스라는 이름으로 여러 작품에 담겼다. 이처럼 영화 속 시리즈의 역사도 점차 변화를 거듭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시리즈 장르의 가장 큰 장벽은 전체적인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전편을 관람해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신작 시리즈가 나올 때면 인터넷에는 전작들을 설명하는 콘텐츠가 나오곤 한다. 독립된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시리즈의 경우에도 인물이나 특정 상황들은 계속해서 활용되기에 전작들을 직접 보고 이해하는 것이 그렇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그동안 수많은 시리즈 작품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번 설연휴를 맞이하여 꼭 한번쯤 다시 만나볼 법한 시리즈 작품들을 소개한다.

1.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 시리즈

반지의 제왕 스틸컷 반지의 제왕 스틸컷

▲ 반지의 제왕 스틸컷 반지의 제왕 스틸컷 ⓒ 뉴라인시네마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영화 사상 가장 성공적인 판타지물이자 트릴로지(3부작) 시리즈로 손꼽힌다. J.R.R. 톨킨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하는 이 작품은 원작자 부터가 영화화에 회의적이었을 정도로 스크린에 옮기는 일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더구나 그 당시 피터 잭슨 감독은 영화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신인 감독이었다. 이 영화의 3부작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할 투자자를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제작자 로버트 셰이와의 기적적인 만남은 이 시리즈의 큰 동력이 됐다.

더구나 이 작품은 시리즈가 성적에 따라 순차적으로 촬영된 것이 아니라 애초에 처음부터 세 편이 동시에 촬영되었는데, 이는 영화 시리즈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작품이 등장하기 전까지 판타지 영화를 향한 업계의 시선은 '유아적 쾌락'으로 수렴되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압도적인 성공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200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판타지 영화 사상 처음으로 작품상을 탔으며, 그 해 무려 11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시리즈 정보]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 (The Lord of the Rings : The Fellowship of the Ring) / 피터 잭슨 / 228분 / 12세 관람가 / 2001년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 (The Lord of the Rings : The Two Towers) / 피터 잭슨 / 235분 / 12세 관람가 / 2002년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The Lord of the Rings : The Return of the King) / 피터 잭슨 / 263분 / 12세 관람가 / 2003년

2. 제이슨 본(Jason Bourne) 시리즈

제이슨 본 스틸컷 제이슨 본 스틸컷

▲ 제이슨 본 스틸컷 제이슨 본 스틸컷 ⓒ 유니버설픽쳐스


007 시리즈에만 의존하던 첩보 액션물에 새로운 자극이 되었던 시리즈로 지금까지 본편 4편과 외전 1편을 더해 총 5편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미국의 소설가 로버트 러들럼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나, 초반부의 설정만 차용하며 제목만 빌려왔을 뿐 대부분의 내용이 오리지널인 시나리오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독창적이다.

기존 3부작이었던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까지만 제작하고자 했지만, 의외의 대흥행에 제작사인 유니버셜 픽쳐스는 <제이슨 본>과 외전 격인 <본 레거시>를 내놓기에 이른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배우 맷 데이먼이 함께했던 작품들을 가장 좋아하고 있으며, 속편에서도 두 사람의 호흡을 계속해서 보기를 원하고 있다. (실제로 10년만에 두 사람은 <제이슨 본>에서 다시 함께하게 된다) 

제작사의 욕심으로 인해 시리즈의 후반 시리즈들이 상대적으로 매력을 잃은 것은 사실이지만, 화려한 액션과 함께 흠잡을 곳 없는 훌륭한 플롯이 있기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리즈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 정보]
본 아이덴티티 (The Bourne Identity) / 더그 라이만 / 118분 / 12세 관람가 / 2002년
본 슈프리머시 (The Bourne Supremacy) / 폴 그린그래스 / 110분 / 15세 관람가 / 2004년
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 폴 그린그래스 / 115분 / 12세 관람가 / 2007년
본 레거시 (The Bourne Legacy) / 토니 길로이 / 135분 / 15세 관람가 / 2012년
제이슨 본 (Jason Bourne) / 폴 그린그래스 / 123분 / 15세 관람가 / 2016년

3. 토이 스토리(Toy Story) 시리즈

토이스토리 3 스틸컷 토이스토리 3 스틸컷

▲ 토이스토리 3 스틸컷 토이스토리 3 스틸컷 ⓒ 월트디즈니픽쳐스


우디와 버즈, 두 캐릭터의 모습만 봐도 시리즈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이 작품에는 몇 가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3D 애니메이션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 '디즈니 르네상스를 무너뜨린 장본인', '속편이 1편을 능가하는 작품' 등이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앤디라는 남자 아이가 자신이 갖고 있는 많은 장난감들과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수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밸런스가 잘 맞고 모든 캐릭터의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러닝타임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 성공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겉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같지만 성인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감성도 갖고 있다. <토이 스토리 2>에 등장하는 음악, 'When she loved me'는 이 영화를 보던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든 곡으로 유명하다.

모든 시리즈를 픽사가 제작했지만, 3편부터는 픽사가 디즈니의 자회사가 되는 바람에 유명세에 비해 제작사가 어디인지 알지 못하는 관객들이 많다. 현재 4번째 이야기에 대한 소식이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정보는 없는 상태. 제작이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시리즈 정보]
토이스토리 (Toy Story) / 존 라세터 / 77분 / 전체 관람가 / 1995
토이스토리 2 (Toy Story 2) / 존 라세터 / 92분 / 전체 관람가 / 1999
토이스토리 3 (Toy Story 3) / 리 언크리치 / 102분 / 전체 관람가 / 2010

4. 어벤져스(Avengers)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시리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

▲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스틸컷 ⓒ 월트디즈니컴파니코리아


지난 2008년 5월, 존 파브르 감독이 <아이언맨>을 내놓으면서 시리즈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언맨>이라는 하나의 캐릭터로 몇 편의 이야기를 진행하다가 이후 여러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가세하는 또 다른 시리즈가 만들어진 것. 일명 '유니버스 시리즈' 개념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10년까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이름으로 총 18편의 작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고, 오는 4월에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라는 타이틀로 그 동안의 이야기를 총망라한 작품이 등장할 예정이다. 마블은 지금까지 캐릭터별 1인 시리즈물과 이 캐릭터들이 연합해 지구를 지킨다는 어벤져스 시리즈, 우주를 수호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 등으로 나눠 영화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Phase라 불리는 단계에 따라 철저히 계획된 시나리오다. 참고로 현재는 Phase 3 단계이다. 그 모든 소스가 이번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통해 연합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시리즈별 라인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올 여름에는 <앤트맨과 와스프>라는 솔로무비가, 2019년에는 <캡틴 마블>이라는 솔로무비가 예정되어 있으며, Phase 4로 넘어가는 2019년 후반기에는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가 준비될 예정이다. 곧 다가올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번 설 연휴 간 상영 중인 <블랙 팬서>를 놓칠 수는 없다.

[시리즈 정보]
어벤져스 (The Avengers) / 조스 웨던 / 142분 / 12세 관람가 / 2012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The Avengers : Age of Ultron) / 조스 웨던 / 141분 / 12세 관람가 / 201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Vol.2 / 제임스 건 / 122분 / 12세 관람가 / 201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 Vol.2 / 제임스 건 / 136분 / 12세 관람가 / 2017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Captain America : Civil War)의 내용 역시 참고할 것.

5. 엘리노어 릭비(Eleanor Rigby) 시리즈

엘리노어 릭비 스틸컷 엘리노어 릭비 스틸컷

▲ 엘리노어 릭비 스틸컷 엘리노어 릭비 스틸컷 ⓒ 와인스타인 컴파니


네드 벤슨 감독의 대표작 <엘리노어 릭비> 시리즈는 독특한 지점에 있는 시리즈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분명히 시리즈이기는 하지만 각각의 작품이 사건의 진행방향에 따라 놓여있지 않고, 같은 지점에 나란히 놓여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타이틀인 엘리노어 릭비는 1966년 발매된 비틀즈의 < Revolver >라는 앨범에 수록된 노래 제목이다. 작품은 이 곡의 한 구절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제작되었다고 한다.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던 평범한 부부가 아이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맞이하게 되는 삶의 변화가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며 영화는 각각의 작품에 따라 개별적인 시선을 담아내고자 노력한다. 이 시리즈가 <엘리노어 릭비 – 그 남자>, <엘리노어 릭비 – 그 여자>, <엘리노어 릭비 – 그 남자 그 여자>로 나뉘어져 있는 이유다. 각각의 작품은 타이틀에 담긴 인물의 시선에서 동일한 시간과 행동을 따라 연출되고 있으며, <엘리노어 릭비 – 그 남자 그 여자>의 경우에는 다른 두 작품에 비해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한다.

같은 내용을 세 번이나 보면 지루할까 싶기도 하지만, 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알게 되는 것만 같다. 어떤 순서로 보아도 상관은 없지만,'그 여자' - '그 남자' - '그 남자 그 여자' 순으로 관람하기를 권한다. 함축적인 부분이 많이 담겨있는 작품 순이다.

[시리즈 정보]
엘리노어 릭비 그 여자 (The Disappearance of Eleanor Rigby : Her) / 네드 벤슨 / 105분 / 2015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The Disappearance of Eleanor Rigby : Him) / 네드 벤슨 / 95분 / 2015
엘리노어 릭비 그 남자 그 여자 (The Disappearance of Eleanor Rigby : Them) / 네드 벤슨 / 122분 / 2015

언급한 시리즈물 외에도 <해리포터>, <메이즈 러너>, <헝거게임> 등 여러 시리즈물이 있지만 지면 상 여기까지 다루게 되어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언급한 작품들에서 알 수 있듯 대부분의 시리즈물은 철저한 계획을 통해 등장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리즈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제작되어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영화 무비 시리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영화가 숫자로 평가받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