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육지담과 캐스퍼.

래퍼 육지담과 캐스퍼.ⓒ Mnet, 오마이스타


인기 보이그룹 워너원의 멤버 강다니엘이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여성 래퍼 육지담과 캐스퍼가 뜬금없이 1년도 더 넘은 과거의 사생활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가만히 있던 강다니엘이 때아닌 논란과 시선을 받게 된 것이다.

논란은 14일 오전 이른 시간에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했던 육지담이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강다니엘 '빙의글'(팬픽, 팬이 스타를 주인공으로 삼아 가상의 이야기를 쓴 글)의 캡처 사진과 함께 "나보다 OOO가 되면 어떡해. 스토킹 불법 아님? 네가 OOO(다른 작품명) 걔지? 감당이 안 돼서 다 못 읽었는데 뭔 소리야"라면서 해당 '빙의글'을 쓴 팬을 '저격'한 것이다.

육지담이 글을 올린 뒤 워너원 팬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일 뿐 아니라, 대중에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이 수면 아래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팬 문화를 공개적으로 끌어 올린 것 또한 옳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지어 강다니엘의 연애 상대가 되는 이야기 속 주인공에 관해 '실제 모델이 자신'이라고 말하는 육지담의 주장은 강다니엘 팬들에게 있어 '황당무계' 그 자체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육지담이 올린 글, 강다니엘 팬과 설전... 캐스퍼가 불씨 키워

이후 육지담과 워너원 팬들의 새벽 설전이 이어졌다. 비문이 가득한 육지담의 글 내용 때문에 '음주 상태로 작성된 글'일 가능성까지 제시됐다. 하지만 육지담은 당시 '음주 글' 가능성을 제시한 누리꾼들을 향해 "그만하시죠. 맨정신 맞다고요"라며 답변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육지담은 논란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한 뒤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글을 남기며 성급히 수습하고자 했다.

"피드백은 제가 아니라 그 당사자들이 해야 하고요. 심한 말 작작하세요. 진짜 다 모르시면. 아 저도 모르니까. 제발 나타나시죠. 장난 그만. 열받. 모른다고. 나도 뭐가 어디서부터 뭔지 왜 사람 상처든 뭐든 각자 사정 있으니까 그냥 두라고요. 일단."

여기까지 진행된 후 끝났더라면 '새벽에 벌어진 육지담과 팬들의 설전' 정도로 마무리될 수도 있었다. 또 다른 여성 래퍼 캐스퍼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육지담이 논란을 제공한 장본인이라면 일을 키우고 확산시킨 장본인은 바로 캐스퍼였다.

캐스퍼는 이번 논란에 있어 '논외'에 있는 제3자이다. 육지담의 대변인도, 더욱이 소속사가 버젓이 있는 강다니엘의 대변인이 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캐스퍼는 마치 친분을 과시하듯 강다니엘과 그의 소속사 MMO 연습생들의 과거 인연을 끄집어내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SNS 글로 전했다.

"2년 전쯤 제가 당시 연습생이었던 강다니엘을 제 지인들이 있는 파티에 초대했습니다. 그 자리에 지담이도 있었고, 그렇게 지담이랑 다니엘은 처음 알게 됐습니다. 둘의 나이가 비슷하기도 하고 다 친해지는 분위기여서 두 사람도 그날 이후로 몇 번 더 친구들과 함께 만났고, 그 후 지담이한테 서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연락을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해명이라고 올린 캐스퍼의 폭로에 "글을 읽어보면 같은 학원에 다녔을 뿐 그런 이야기를 할 만큼 친한 사이도 아니다"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육지담이 '우리 잘 돼 간다', '서로 마음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걸 (캐스퍼가) 믿고 둘이 대단한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글을 쓰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한 누리꾼도 있었다. 이에 "둘 다한테서 서로 좋은 마음을 가지고 연락을 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라고 캐스퍼의 글이 수정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논란 사실이라고 해도, 당사자 합의 없이 사생활 밝힌 건 분명 '문제'

만약 이와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캐스퍼 본인이 명시한 바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은 강다니엘이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프로듀스101 시즌2>(아래 <프듀2>)가 시작되기 전에 벌어졌던 일이었다. 캐스퍼는 글에서 "프로듀스를 준비하게 되면서 촬영 스케줄과 연습 일정 때문에 바빠졌고, 강다니엘 또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연습에 집중을 하기 위해 육지담과 만나기도 어렵고 연락하기 힘들어 서로 좋은 감정으로 정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육지담이 강조하는 강다니엘과의 관계는 강다니엘이 방송계에 데뷔하기 전이며, 폭로 시점으로부터 적어도 최소 1년도 더 넘은 일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2017년 4월 7일 첫 방송된 <프듀2>는 2016년 가을부터 촬영 준비에 들어간 장기프로젝트에 가까웠다. <프듀2>를 통해 워너원의 센터로 발탁, 그해 8월 7일에 정식으로 데뷔한 강다니엘은 이전까지 연습생 신분에 불과했다. 심지어 <프듀2>를 통해 얼굴을 알리기 전에는 그저 수많은 소속사에 수많은 연습생 중 한 명, 즉 일반인에 불과했다. 육지담과 캐스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시절 강다니엘의 과거 사생활을, 특히 논란의 가능성이 농후한 부분을 본인의 동의도 없이 사람들에게 전한 셈이다.

육지담의 새벽 SNS 글과 캐스퍼의 경솔한 해명 글로 강다니엘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데뷔 후 특별히 열애설이나 논란을 일으키지 않은 강다니엘이지만, 이들의 글만 놓고 보면 적어도 여성 연예인과 '썸'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냐는 팬들의 추측과 상상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연예인의 가십에 관해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의 먹이가 되는 것은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심지어 <스포츠조선>은 단독 기사로 14일 육지담의 아버지를 통해 "둘(육지담과 강다니엘)의 사이는 캐스퍼가 말한 정도의 사이"라고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래퍼 육지담이 소속사가 없는 상황이라 아버지에게 상황을 물어봤고, 다수 매체가 이를 인용 보도하며 둘의 관계가 기정사실인 것처럼 퍼지고 있다.

강다니엘 소속사 "루머·허위사실에 강경 대응할 것" 입장 밝혀

이에 관해 워너원의 소속사인 YMC 측은 14일 "본 소속사는 금일 이슈가 되고있는 소속 아티스트의 팬 게시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입장 전달드립니다"라며 "과거 친분을 이유로 인터넷 상에 퍼지고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루머와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워너원 강다니엘, '멜론뮤직어워드'도 접수 워너원의 강다니엘이 2일 오후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멜론뮤직어워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워너원 강다니엘워너원의 강다니엘이 지난 2017년 12월 2일 오후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멜론뮤직어워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결국 강다니엘은 아무런 여지도 주지 않고, 잘못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봉변을 맞게 됐다.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좋지 않은 풍문에 소환되고 조롱을 당하는 날벼락을 당한 것이다. 설사 백번 양보해 실제로 육지담이 과거 강다니엘과 호감을 느끼고 연락한 사이였다고 치더라도, 이미 지나도 너무 지난 관계가 불필요하게 다시 불거지고 확대됐다. 논란이 계속 퍼지자 워너원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한 YMC엔터테인먼트는 "과거 친분을 이유로 인터넷 상에 퍼지고 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루머와 허위 사실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강다니엘 소속사의 공식 입장이 전해지면서 논란은 어느 정도 진정되는 듯보이지만, 정작 논란을 크게 만든 이들의 사과는 아직 없다. 당사자인 강다니엘은 명예를 실추당하는 피해와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만들고 확산시킨 이들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고 사과 또한 하지 않고 있다.

사실 다 필요 없다. 이번 논란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아무리 사과를 한들 이번 논란으로 훼손된 강다니엘의 이미지가 완전히 회복될 수도 없다. 지나친 TMI(Too Much Information, 과다정보)를 퍼뜨리며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한 두 래퍼들. 부디 앞으로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상대에 대한 기본 예의와 배려가 무엇인지 배우기 위해 초등학교 시절 도덕책이라도 읽을 필요가 있다.

'별 일 없이 살기'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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