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킴 신곡 ‘그때 헤어지면 돼’ 재킷 이미지

▲ 로이 킴 신곡 ‘그때 헤어지면 돼’ 재킷 이미지 ⓒ MMO 엔터테인먼트


근래 보름 가까이 정체돼 있던 음원차트 판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음원 공개와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로이 킴 신곡 '그때 헤어지면 돼'가 기존 판세에 균열을 일으킨 것이다. 특히 이 노래가 몇 개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로이 킴은 지난 2월 12일 본인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리고, '1위 공약'이었던 팬미팅 자리를 꼭 만들겠노라고 국내 팬들에게 재차 약속하기도 했다.

로이 킴은 지난 2012년 엠넷 음악 경연 프로그램 <슈퍼스타K 4>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했다. 2013년 봄에 발표한 정식 데뷔곡 '봄봄봄'이 크게 히트하면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고, 이후 < Love Love Love >(2013년), < Home >(2014년), <북두칠성>(2015년) 등 3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왔다. 대표곡으로 '봄봄봄' 외에 '스쳐간다', 'Love Love Love', '북두칠성' 등이 있다.

로이 킴이 작사·작곡한 이번 신곡 '그때 헤어지면 돼'는 그의 강점인 중저음대 보컬의 맛을 온전히 살린 발라드 곡이다. 그의 신실하면서도 다정다감한 목소리,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트릭 기타의 적절한 조합 등이 매력적이며, 전반적으로 포근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도는 사운드 구성이 겨울이라는 지금 계절에 딱 맞는 옷처럼 느껴진다.

한 남자가 연인에게 보내는 마음 편지처럼 구성된 노랫말은 바로 지금 서로에게 느끼고 있는 사랑에 충실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중에 어떻게 될진 몰라도 정해지지 않아서 그게 나는 좋아요"라는 가사를 보면 그 남자는 일견 '쿨'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네가 원하든 말든 널 잡을 거고 내가 더 이상 지쳐 걷지 못할 때" 그때 헤어지면 된다는 표현에선 역으로 강한 순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따라서 다소 이기적이기도 한 남자의 애절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이 곡을 설명한 소속사 홍보자료 해석은 살짝 '핀트'가 어긋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공식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런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이 뮤직비디오는 한 남자의 순정을 느낄 수 있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 남자는 연인의 '문자'를 기다리며 수시로 휴대폰을 확인하고, 그에게 손 편지를 쓰고, 샤워기 물을 틀어놓은 걸 깜박 잊을 정도로 매일매일 그리움에 겨워하는 남자다.

흥미로운 건 이 뮤직비디오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어떤 식으로든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공원 벤치에 앉아 '혼밥'을 하고, 혼자 산책을 하고, 역시 혼자 스웨터를 어루만지며 연인의 온기를 그리워하는 듯한 남자의 모습을 앙상한 나뭇가지와 소슬한 저녁노을 등 황량한 겨울풍경과 대비시켜 보여줄 뿐이다.

이는 명백히 로이 킴의 주요 팬층인 여성들 마음을 겨냥한 결과로 보인다. 이 뮤직비디오는 오롯이 로이 킴을 향한 이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데 집중했다. 외로워 보이지만 그로 인해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강인하고, 세련되고 단정한 모습으로 자신의 삶을 가꿀 줄도 아는 이 남자가 지고지순한 사랑꾼의 면모까지 보여주는 판타지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 뉴욕 외곽 한적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 속 남자의 일상은, 역시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로이 킴의 그것과 정확히 겹쳐 보이기까지 한다. 이처럼 그를 향한 팬심, 특히 여심에 불을 붙일 만한 내용들을 모아 구성했다는 점에서, 이 뮤직비디오는 이번 신곡의 세일즈 전략을 명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나를 사랑하는 법은 어렵지 않아요 지금 모습 그대로 나를 꼭 안아주세요"라는 노랫말조차 팬들을 향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다.

이런 시도는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팬들의 열띤 반응이 위에 언급한 기획 의도에 적극 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노래가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거나, 장거리 연애 경험을 떠올리게 했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로이 킴과 소속사에게는 고무적인 요소일 듯하다.

그리고 이런 반응은 앞으로 로이 킴의 행보에도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지난 2017년 12월, 자작곡 '봄봄봄'과 관련하여 4년 넘게 이어져 온 표절 시비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대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여러모로 그의 오랜 팬들과 대중들이 앞으로 보다 당당해지고 자유로워질 로이 킴의 다음 행보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바야흐로 그가 다시 한 번 도약할 기회가 온 것이다.

로이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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