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로맥, 스크럭스, 초이스, 러프

왼쪽부터 로맥, 스크럭스, 초이스, 러프 ⓒ SK/NC/넥센/삼성


40홈런은 홈런 타자에게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어느새 출범 37주년 시즌을 맞이하는 KBO에서도 20회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선수로 따지면 오직 15명 만이 40홈런 고지를 넘었다.

국내 선수를 제외하면 외인 타자는 7명 뿐이다. 1998년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시행된 후 바로 그 해에 타이론 우즈(두산 베어스)가 42홈런을 기록했고 2002년까지 4번 더 나왔으나 이후 명맥이 끊겼다. 그러나 몇 해 간 KBO리그에 불어온 타고투저의 바람과 경기 수 확대로 40홈런 타자가 재등장했다. 2015년 삼성에서 활약한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와 역대급 외인 타자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가 40홈런을 기록했다. 이 중 테임즈는 2016년까지 2년 연속 40홈런을 넘긴 후 MLB로 떠났다.

이번 시즌에는 장타력을 겸비한 외인 타자들이 40홈런을 정조준한다. 지난 시즌 한 차례 한국 야구를 경험한 선수들부터 새롭게 등장한 얼굴들까지 홈런 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돼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SK 와이번스의 제이미 로맥과 NC 다이노스의 재비어 스크럭스, 그리고 삼성의 다린 러프는 이미 30홈런을 넘긴 경력이 있다. 로맥은 대니 워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102경기만에 31홈런을 기록했고, 스크럭스도 부상 속에서 115경기만 출장해 홈런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러프는 시즌 초 부진에 빠졌으나 극복한 후 엄청난 활약으로 리그 타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스크럭스는 부상 전까지 최정을 제치고 리그 홈런 1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활약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최정과 홈런왕 경쟁을 했을 지도 모른다.

제이미 로맥은 타석당 홈런에서 엄청난 기록을 보였다. 2017 시즌 로맥은 13.4타석 당 1홈런을 기록했다. 이는 536타석만에 40홈런을 기록할 수 있는 수치로, 로맥보다 시즌 홈런 갯수에서 앞선 선수 중 최정 외에는 로맥보다 좋은 기록을 보유한 타자가 없다(최정 11.4타석 당 1홈런). 지난 시즌에만 6차례나 연타석 홈런을 쳐냈고 좌우 담장을 가리지 않고 넘길 수 있는 능력은 제이미 로맥의 장점이다. 지난 해 한차례 슬럼프를 겪은 후 타격감을 회복한 만큼 그 감을 이어올 수 있다면 충분히 40홈런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타석 당 홈런 갯수를 살피면 강력한 후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넥센의 마이클 초이스다. 대니 돈 대신 입단한 초이스는 고작 46경기에서 무려 17홈런을 뽑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201타석에 기록했고, 이는 11.8타석 당 1홈런이었다. 472타석 만에 40개의 홈런을 넘길 수 있는 수치인 데다 리그 홈런왕 최정과도 큰 차이가 없다. 50홈런 대기록을 세운 타자들의 기록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1999년 54개의 아치를 그린 이승엽과 2003년 53개를 담장 밖으로 보낸 심정수가 11.3타석 당 1홈런이었다. 2015년 53개의 홈런으로 2년 연속 50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박병호는 초이스와 거의 비슷한 11.7타석 당 1홈런. 기록이 말해주는 2017년의 초이스는 40홈런은 기본이고 KBO의 '역대급' 타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의 다린 러프도 호시탐탐 40홈런을 노린다. 전형적인 홈런타자보다 중장거리 타자에 가까운 러프지만 31홈런을 넘긴 바 있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과 더불어 홈런 부문 최고의 파크팩터를 보이는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이용한다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경우 2015 시즌의 야마이코 나바로처럼 급격히 홈런 갯수를 늘릴 수 있다. 마침 나바로가 48홈런을 기록하기 직전 시즌에 기록한 홈런 갯수도 31개로 러프의 지난 해 갯수와 동일하다.

'깜짝' 후보도 있다. 2014년과 2015년, 트리플 A에서 2년 연속 20홈런을 넘긴 한화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이 KBO 적응을 빠르게 마친다면 30홈런 이상을 노려볼 수 있고 지난 시즌 예상 외로 엄청난 활약을 펼친 KIA의 버나디나도 한 단계 더 성장한다면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2016년 이후 잠깐 자리를 비운 40홈런 외인타자. 올해의 외인 타자들이 충분히 활약해준다면 1999년의 로마이어-샌더스-스미스가 그랬듯 한 명을 넘어 여러 명의 40홈런 타자가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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