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를 앞두고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으로 들어오자 응원을 하던 남측의 응원단이 환호하며 반기고 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를 앞두고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으로 들어오자 응원을 하던 남측의 응원단이 환호하며 반기고 있다. ⓒ 이희훈


▲ [영상] 강추위 녹인 남북공동응원단의 '열혈' 응원 ⓒ 홍성민


[기사대체 : 13일 오전 12시 45분]

경기 시작 30분 전. 빨간색 모자를 쓴 북측 응원단이 경기장에 들어섰다. 파란색 모자를 쓴 남측 응원단이 양손에 든 한반도기를 흔들며 그들을 반겼다. 북측 응원단이 미소를 띠며 화답하자, 남측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다. 휴식 시간 중 화장실을 다녀오던 북측 응원단 인솔자는 한반도기를 흔들며 반기는 남측 응원단에게 굳게 쥔 주먹을 흔들어 보였다.

12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B조 조별리그 2차전. 역대 올림픽 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스웨덴과 맞붙은 강릉 관동하키센터. 남과 북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남측 응원단과 북측 응원단이 함께 모여서 공동응원을 벌였다. 사실상 평창 동계올림픽의 첫 남북 공동응원이다.

단일팀 첫 경기였던 지난 10일 스위스 전만 하더라도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등에서 구성한 남측 응원단 대다수는 표를 구하지 못해 강릉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응원전을 진행했다. 경기는 물론 북측 응원단의 모습 역시 대형 스크린으로만 봐야 했다. 개별적으로 표를 구해 입장한 남측 응원단의 수는 고작 11명. 실질적인 공동응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12일 스웨덴 전은 달랐다. 재일조선총련응원단 40명과 남측 응원단 80명 등 총 12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앞서 남북 당국이 합의했던 공동응원을 성사시키기 위해 남측 응원단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였다.

이에 대해 응원단 언론홍보 담당을 맡고 있는 이하나 겨레하나 정책국장은 이날 "(응원단이) 올림픽 조직위원회나 최문순 강원지사 등을 대상으로 표가 있는지 거듭 알아봤었다"라며 "응원단은 그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먼저 구입했지만 쓰지 않는 표나 다른 시민들이 취소한 표를 얻기 위해 개별적인 노력을 꾸준히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응원은 전체 관중 응원을 묶고,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응원단은 통일을 바라는 남측, 북측, 해외 동포 모두의 마음을 스포츠 경기를 통해 실현하는 매개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측 환호에 북측 화답 남측 응원단이 12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2피리어디 종료 후 화장실에 다녀오던 북측 응원단 인솔자와 마주하자 환호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에 북측 인사도 화답하고 있다.

▲ 남측 환호에 북측 화답 남측 응원단이 12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2피리어디 종료 후 화장실에 다녀오던 북측 응원단 인솔자와 마주하자 환호하며 인사를 건네고 있다. 이에 북측 인사도 화답하고 있다. ⓒ 소중한


'남북단일팀 노벨평화상감' 12일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열리기전 외국인 관중이 ‘노벨평화상감인 단일팀’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 '남북단일팀 노벨평화상감' 12일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열리기전 외국인 관중이 ‘노벨평화상감인 단일팀’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우리는 북측 응원단과 관중들의 '연결고리' 역할"

경기를 '직관'하게 된 남측 응원단은 이날 오후 7시께부터 경기장 입구에서 관중들에게 한반도기를 나눠주고 "우리는 하나다" 등의 응원구호를 알리는 등 공동응원을 준비했다.

박희진(44, 여)씨는 "단일팀 첫 경기를 보니, 북측도 우리 관중들과 응원을 함께 하려고 많은 준비를 한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관중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남측 응원단이 없어서 잘 안 된 듯했다. 아쉬웠다"라며 이번 공동응원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아무래도 우리 국민들의 정서를 잘 아는 건 남측 응원단 아니겠나. 이번엔 다행히 (남측 응원단이) 들어가는 만큼 경기장 안에서 모두가 평화와 통일 등 한 목소리로 (단일팀) 응원에 나설 수 있을 것 같다"며 "화려하진 않더라도 함께 온 시민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구호, 우리 선수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응원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한반도기를 나눠주고 있던 응원단원 서동현(21, 남)씨도 "1차전 때 (응원단으로) 경기장에 들어갔던 분들이 너무 부러웠는데 오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어 설레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북측 응원단 목소리가 정말 크다고 하던데 저희도 그쪽에 맞춰서 구호와 몸짓을 크게 하면서 응원할 예정"이라며 "(저희가 가져온) 한반도기를 보자마자 우르르 오셔서 받아가는 분들도 있고 한반도기를 받고 신기해하는 분들도 있다. (관중들) 분위기는 좋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끝났지만 응원은 계속됐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시작되기전 남-북 응원단이 함께 응원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시작되기전 남-북 응원단이 함께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남측응원단이 파란색 옷을 입고 한반도기를 이용해 응원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남측응원단이 파란색 옷을 입고 한반도기를 이용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기대만큼 남측 응원단과 북측 응원단은 훌륭한 '케미'를 뽐냈다. "우리는(짝짝짝) 하나다(짝짝짝)" 구호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연이은 실점엔 함께 "힘내라"고 외쳤다.

남측 응원단은 관중을 하나로 묶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관중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이어갈 땐, 남측 응원단이 관중석 앞을 달리면서 파도가 끊어지지 않도록 지원했다. 구호를 외칠 때도 일반 관중석 앞에 서서 호응을 유도했다.

북측 응원단은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여줬던 1차전 때보다 비교적 유연해진 모습이었다. 경기 관전에 보다 집중하면서 응원에 임했다. 단일팀의 공격 찬스가 무산될 땐 자리에 일어나 아쉬움을 토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측 응원단 측은 경기 시작 전 남측과 함께 응원을 하게 된 것을 크게 반겼다. 북측 응원단 중 한 남성은 "100명 정도 남측 응원단이 (경기장에) 왔다"는 기자의 말에 "오, 그러냐. 힘 있게 합시다"라며 "선수도 하나고, 우리도 하나고. 어떻게 하나(한 경기)는 이겨야지. 어떻게든 꼭 이깁시다. 또 일본전은 꼭 이겨야지"라고 대답했다. "관중들이 (북측 응원단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사진까지 찍는데 어떤가"라는 질문엔 "한민족이라는 게 느껴진다"고 화답했다.

여성 응원단원들은 대체로 말을 아끼면서 미소만 지었다. 그렇지만 한 여성 응원단원은 "남측에서 (오늘 경기장에서) 같이 응원한다"는 말에 "같이 힘을 합쳐서 응원하겠다"고 답했다.

남측 응원단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경남 김해에서 온 박봉렬(51)씨는 "그동안 (경기장에) 못 들어가다가 표를 구해 왔는데, 단일팀이 열심히 하는 모습도 좋고 북측 응원단과 우리가 한 마음으로 하는 모습도 뭉클하다"라며 "우리가 서로 만날 수 있고 평화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도타기를 할 때 보면 (남과 북) 그 마음이 하나인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8-0 패배. 그러나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남과 북 모두 "우리는 하나다"라는 응원구호를 계속 외쳤다. 남측 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문구와 한반도가 그려진 현수막을 넓게 펼쳤다. 그리고 이제는 남측에서도 익숙한 '다시 만납시다' 합창이 이어졌다. 남과 북은 자리를 떠나면서도 서로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라. 다시 만나요. 목 메여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끝나고 북측응원단이 경기장을 떠나며 남측응원단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 관동아이스하키센터에서 남-북 단일 여자하키 대 스웨덴 경기가 펼쳐지는 가운데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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