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상대 압도하는 최민정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질주하고 있다. 2018.2.10

▲ [올림픽] 상대 압도하는 최민정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예선에서 질주하고 있다. 2018.2.10 ⓒ 연합뉴스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20·성남시청)이 평창 동계올림픽 전관왕을 향한 레이스에 돌입한다.

최민정은 13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경기에 나선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전통적으로 중장거리에는 강했지만 단거리 500m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역대 동계올림픽 메달 가운데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이 나온 적도 없었다. 그러나 최민정이 시니어로 데뷔한 후 그 벽을 조금씩 깼고 월드컵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올 시즌에도 최민정은 1차 월드컵에서 이 종목 금메달, 4차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고 세계랭킹도 1위다.

최민정은 5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개인전 네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해 사상 최초로 올림픽 전관왕을 향한 각오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약점 스타트, 이제는 문제없다

최민정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아웃코스로 너무나 쉽게 추월해 내는 것이다. 이런 장점은 500m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최민정은 스타트는 비교적 느린 편이지만 2바퀴 가량을 남기고부터 막판 스퍼트를 이용해 순위를 뒤집는 경기를 많이 해왔다.

그런데 지난 10일 여자 500m 예선전에서 최민정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기존의 빠른 절대 스피드는 그대로였던 가운데 스타트가 유독 눈에 띄었다. 최민정은 가장 바깥쪽 4번 레인에서 출발했음에도 첫 코너 자리싸움에서 2번째 자리를 확보해내며 스타트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결과 최민정은 앞서 경기를 마친 엘리스 크리스티의 올림픽 신기록을 0.002초 차이로 제치고 자신의 이름으로 바꿔놓았다. 자신의 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보완해온 최민정은 더는 두려울 것이 없어졌다.

안상미 MBC 해설위원은 "최민정이 500m를 위해 절대 스피드 능력을 더욱 키우는데 공을 들였을 것"이라며 "대개 첫 경기의 흐름이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는 바"라고 말했다.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의 강점과 성적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의 강점과 성적 ⓒ 고정미


세계 5강의 싸움, 결말은?

여자 500m는 최민정을 비롯해 엘리스 크리스티,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 판 커신(중국), 마리안 생젤레(캐나다)가 5강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할 선수는 단연 엘리스 크리스티다.

엘리스는 지난 시즌부터 부쩍 스피드가 향상됐는데 본래 스타트가 강점이었던 선수가 스피드 능력까지 더해져 엄청난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엘리스의 특징은 레이스를 과감하고 다소 거칠게 한다는 점인데, 특히 뒤에서 추월을 하려고 할 경우 그의 팔 동작에 걸리며 진로 확보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최민정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엘리스가 먼저 선두를 잡은 후 최민정이 추월을 시도한 적이 많았는데 이 때 상당히 애를 먹거나 작전에 실패했던 기억이 있다. 

아리아나 폰타나와 마리안 생젤레는 전통적인 500m 강자다. 폰타나는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마리안 생젤레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현재 엘리스 크리스티가 급격하게 부상한 탓에 다소 가려져 있지만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강자들이다. 또한 이들은 각국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 역할을 맡아 최민정과 빈번하게 맞붙고 있다.

판 커신은 500m 스타트가 좋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선수다. 2015-2016 시즌까지는 이 종목에서 꾸준히 메달을 획득했지만 지난 시즌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악마의 손'을 교묘하게 쓰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어 경계대상 1호다. 최민정을 비롯해 한국의 모든 선수들이 아직 대회 초반이기 때문에 절대 부상을 당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중국 쇼트트랙은 여러 차례 손을 쓰는 반칙을 저지르며 한국 선수들을 다치게 하거나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메달보다 중요한 것이 컨디션이고 부상을 피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민정은 일단 준준결승에서 최악의 대진을 피했다. 최민정은 취 춘위(중국), 마르티나 발체피나(이탈리아) 등과 한 조가 됐는데 이들은 모두 최민정에 비해 실력이 한 수 아래다.

다만 발체피나의 경우 폰타나와 함께 스타트가 상당히 빠른 선수이고, 취 춘위는 판 커신과 함께 손을 쓰는 위험한 플레이를 자주 보이는 선수다. 하지만 최민정이 예선 기록에 따라 가장 안쪽 1번 레인을 배정 받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역사에 도전하는 최민정의 레이스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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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최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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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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