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장식한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2018년 슈퍼볼 하프타임쇼를 장식한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 ⓒ NFL


미네소타에서 열린 미국 프로 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제52회 슈퍼볼(Super Bowl)의 주인공은 필라델피아 이글스였다. 언더독으로 평가되었던 팀의 첫 번째 우승이었기에 팬들의 기쁨은 더욱 컸을 것이다. 풋볼의 열기도 뜨겁지만, 슈퍼볼은 축하 공연으로도 매년 화제가 된다. 스포츠보다 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하프타임쇼에 누가 공연을 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슈퍼볼 하프타임쇼 공연에 설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미국인이 동의하는 '슈퍼스타'가 되었다는 뜻이다.

초기 슈퍼볼 공연은 대학 마칭 밴드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다가 1991년 뉴키즈온더블록 이후 팝스타가 무대에 서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특히 '팝의 황제'로서의 아우라를 과시한 마이클 잭슨의 1993년 슈퍼볼 무대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그 이후로도 브루스 스프링스틴, 폴 매카트니, 롤링스톤즈, 콜드플레이, 브루노 마스, 비욘세, 케이티 페리 등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이 무대에 섰다.

9.11 테러가 벌어진 이후 펼쳐진 2002 슈퍼볼에서는, U2가 테러의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선보여 수많은 미국인들을 울리기도 했다.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팝 마니아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이벤트다. 대형 아티스트와 거대한 무대 규모는 물론, 아낌없이 사용되는 특수 효과가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슈퍼스타' 팀버레이크, 실력은 변함 없었지만

올해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아온 슈퍼스타가 무대에 섰다.  2쿼터 종료, 지미 팰런(Jimmy Fallon)의 소개와 함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저스틴은 약 5년 만에 네 번째 정규 앨범 < Man Of The Woods >를 발표했다. 2004년 자넷 잭슨과 무대에 선 이후 14년 만의 귀환이다. (당시, 자넷 잭슨의 가슴이 노출된 '니플게이트 사건'으로 논란이 되었던 바 있다.) 신곡 'Filthy'와 함께 무대 위에 등장한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엔씽크(N'Sync) 이후의 활동을 14분의 무대에 압축했다.

데뷔 앨범의 'Cry Me A River'부터 'Rock Your Body', 'Sexyback', 'My Love', 'Suit & Tie', 그리고 마지막을 장식한 'Mirros', 2016년 최고의 히트곡 'Can't Stop The Feeling' 등에 이르기까지,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변함없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의 춤과 노래는 여전했다. 그러나 그의 이번 퍼포먼스를 두고 미국 현지에서는 저조한 특히 지난해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보여준 폭발력에 비해 공연 구성이 심심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패션 역시 그의 세련된 음악과 잘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2%의 아쉬움을 남긴 공연이었지만 수확은 있었다. 바로 미네소타가 낳은 전설 프린스(Prince)에 대한 추모였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무대 중앙의 피아노 앞에 앉아 자신의 노래 'Until The End Of Time'과 프린스의 'I Would Die 4 U'를 이어 불렀다. 그 뒤로는 프린스가 생전에 노래하던 모습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프린스 역시 2007년 슈퍼볼 무대에서 경이로운 공연을 보여준 적이 있다. 특히 'Purple Rain'의 기타를 연주하는 프린스의 실루엣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당신을 위해서 나는 죽을 수 있어요'라는 노래 가사가 울려 퍼지는 동안, 미네소타 일대는 프린스를 상징하는 분홍색으로 가득 채워졌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퍼볼 하프타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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