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서울 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동계스포츠는 대부분 비인기종목으로 그동안 음지에 가려져 있던 분야였습니다. 평창이 열리기 전 각 종목의 다양한 상식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이 동계올림픽을 보다 빠르고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 기자 말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컬링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 권우성


'빙판 위의 체스'라 불리는 동계올림픽 종목 컬링. 컬링은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 대회 때 처음으로 선보였지만 1998년 나가노 대회가 돼서야 비로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에서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대표 선수들이 '컬스데이'라 불리며 선전하면서 인기를 얻게 된 종목이다.

얼음 위에서 지략싸움을 펼치는 컬링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단연 선수들이 던지는 스톤일 것이다. 볼 때마다 신비로운(?) 자태를 보여주며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고 관중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이 주인공은 '억대의 연봉'이라고 불릴 정도로 꽤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이들이 숨겨진 배경을 파헤쳐 보고자 한다.

유럽 끝자락에서 평창까지 오시는 '비싼 몸'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컬링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 권우성


컬링에 사용되는 스톤은 모두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컬링 스톤이 모두 같은 섬에서 채굴된 화강암이라는 점이다.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스톤은 모두 스코틀랜드 케이사가 독점 공급한다.

이곳은 1851년 기업이 설립된 후 1924년 제1회 샤모니 동계올림픽 때부터 지금까지 스코틀랜드 서쪽에 떨어져 있는 에일러 크레이그 섬에서 화강암을 공급하고 있다. 이 섬 역시 케이사와 독점 계약이 맺어져 있다.

이 지역은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채굴하는 횟수도 제한돼 있다. 10여 년에 한 번씩만 스톤 1만여 개를 생산할 수 있는 정도로만 채굴할 수 있다. 이미 케이사는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사용할 분량인 2000t을 모두 확보했다. 이러한 이유로 올림픽 이외에 다른 국제대회에서는 웨일스와 캐나다산 화강암이 주재료로 쓰이고 있다. 케이사는 연간 최대 2000개 가량 스톤을 생산하고 있다.

컬링 스톤 한 개의 무게는 최대 19.96kg이며 가격은 현지 '공장가'를 기준으로 470~480파운드(70~80만 원선)로, 한국에 들어오면 개당 120만 원을 웃돈다. 최대 둘레 길이는 91cm, 최소 높이는 11cm다. 스톤은 1세트당 16개로 구성되고 이번 평창 대회에 사용될 스톤은 모두 64개(4세트)로 이미 세계컬링연맹(WCF)의 테스트를 거친 후 1년 전에 공급이 모두 끝났다. 1세트의 가격은 3600만 원 선이다. 총금액은 '억'이 넘어간다(약 1억4400만 원).

스톤은 센 충격에도 끄떡없게끔 제작된다. 컬링 경기 특성상 중앙 표적인 '하우스'에 스톤을 최대한 가깝게 위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스톤끼리 부딪히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케이사는 50년 이상 수명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하게 제작하고 있다.

첨단 장치 곁들여진 스마트 컬링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컬링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10일 오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G-30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 권우성


현재 컬링경기에 사용되는 스톤에는 특별한 기능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스톤 내부에는 '자석 감지 센서'가 부착돼 있고 손잡이에는 전자식 감응 장치 등이 설치돼 있다. 또한, 경고등까지 달려있어 선수가 파울을 범할 경우 빨간불이 들어온다.

컬링은 규정상 선수 4명이 돌아가며 스톤을 밀 때 첫 번째 호그라인(Hog Line) 전에 반드시 손을 스톤에서 떼어야만 한다. 만약 떼지 않을 경우 자석 감지 센서가 작동돼 실격 판정을 받고 그 스톤은 무효처리 된다.

이렇게 스톤에 다양한 장치가 부착된 이유는 오심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과거 이러한 센서가 없을 장시에는 심판들의 육안으로만 호그라인 반칙을 판정했다. 이로 인해 경기 중 양 팀 간 시비가 붙거나 항의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최근 축구에서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선수가 찬 볼이 골라인을 넘어있는지를 판단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스톤의 '짝꿍'이라 할 수 있는 브룸(브러시)도 다양한 변천사를 겪었다. 초기의 브룸은 빗자루 형태였지만 이후 돼지 털, 직물 등으로 제작된 브러시로 바뀌었다. 브러시의 가격은 10만~25만 원이고, 브러시에 장착해야 하는 패드는 일회용으로 5만 원 선이다.

선수들이 얼음판 경기장을 자유롭게 오고 갈 수 있는 컬링슈즈도 50만 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컬링 슈즈는 한쪽 다리는 디딤판의 역할, 한쪽은 선수들이 스톤을 던진 후 얼음판에 잘 미끄러질 수 있도록 짝짝이로 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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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컬링 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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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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