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이후 대학 진학을 선택한 루이스 보나르ⓒ스털링대학교

프로 데뷔 이후 대학 진학을 선택한 루이스 보나르ⓒ스털링대학교 ⓒ 스털링대학교


프로 선수가 되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다. 사실 더 힘든 것은 그 이후부터다. 오랫동안 프로 커리어를 지속하는 선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는 '축구 종가' 영국도 마찬가지다. 체계적인 승강 제도를 갖춰 한국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선수층이지만, 그들 역시 프로 무대에서 커리어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프로에 데뷔하지 못했거나 중간에 그만둔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 한 가지 해답이 되는 인물이 있다. '공부하는 학생 선수'의 산실인 영국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스털링대 루이스 보나르(26, FW)는 운동과 공부를 성공적으로 병행하고 있는 케이스다. 지난 4일 <아르마스>가 그를 만나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루이스 보나르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 자기소개 부탁한다.
루이스 보나르(이하 루이스): "현재 스털링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축구 선수로 뛰고 있다. 셀틱에서 U15, U18팀을 거쳤고, 2011년엔 팔키릭FC 소속으로 스코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프로 데뷔했다. 이후 호주에서 2년간 선수로 활동하다 2014년부터 스털링대학에 입학했다."

- 프로 선수로 활동하다 대학에 진학했다. 어떻게 입학하게 됐나?
루이스: "나는 유소년 시절 셀틱에서 축구를 배웠다. 그러다 1군으로 올라가는 시점에서 계약에 실패해 방출되고 말았다. 팔키릭으로 옮겨 프로 데뷔를 했지만, 프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결국, 프로 선수로 살아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결론을 내려 대학에 진학했다."

- 더 높은 프로무대를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한 적이 있는가?
루이스: "그렇다. 하지만 내 실력이 부족한 걸 느끼면서 더 이상 실망감을 표출하지 않았다. 프로선수로 성장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대학 진학 후 축구 이외에 분야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었다."

- 축구와 관련 없는 분야를 전공 중인데?
루이스: "내가 배우는 과목이 스포츠와 크게 연관이 없긴 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경영학을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 축구 선수니까 축구와 관련된 전공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경험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경영학에 도전했다.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게 좋은 것으로 생각한다."

- 어렸을 때 축구를 하면서 공부도 같이했는가?
루이스: "아니다. 유소년 시절엔 일주일에 한 번 전문학교에 가서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공부를 하곤 했다. 솔직히 어렸을 적엔 공부에 노력을 적게 들였다(웃음).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축구선수로 뛰기도 하지만 이제는 공부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

- 왜 공부를 하는가?
루이스: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미래를 위한 것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엄청난 기량을 갖춘 선수가 아니면 축구로 돈을 벌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학위를 취득해 전문직을 가짐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

-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 않은가?
루이스: "솔직히 말해서 힘들다(웃음).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절대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한계를 실감하고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목표 설정을 확실히 했다. 목표가 확실하니까 육체적으로 오는 피로감도 조금씩 줄어들더라. 즐거운 마음으로 운동과 공부를 같이 하고 있다."

인생은 길고, 축구선수의 삶은 짧다

 루이스는 공부가 운동선수에게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루이스는 공부가 운동선수에게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서창환


- 대학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는 것 같다.
루이스: "매우 만족스럽다! 스털링대는 운동과 공부를 같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다. 훈련장, 경기장 등 프로팀 못지않은 환경을 제공해서 수준 높은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장학금 제도가 있어 학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교생을 상대로 시행하는 튜터 제도가 있어 원정 경기 때문에 수업에 불참하면 보강 수업도 충분히 이뤄진다."

- 그래도 프로팀과 비교하면 수준 차이가 나지 않나?
루이스: "물론 프로팀보단 수준이 낮다. 현재 스털링대 1군은 스코틀랜드 5부인 로우랜드에 참가 중이다. 내가 뛰었던 챔피언십 소속 팀과 비교하면 확실히 템포와 개인 기량에서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만만히 볼 팀도 거의 없다. 과거 1~2부에서 뛰었던 수준 높은 선수들이 5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건 스털링대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역시 프로 출신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5년 뒤에는 3~4부에서 활동할 거라 예상한다."

- 공부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운동선수가 운동에만 시간을 쏟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축구와 공부, 둘 다 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루이스: "유소년 시절 코치에게 이런 말은 들은 적이 있다. "축구는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지금 이 말을 굉장히 공감하고 있다. 축구선수가 축구를 그만둔 이후에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축구 이외에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면 생활을 영위하기 힘들다. 반면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거나 학위를 갖고 있으면 다른 분야에서 활동할 확률이 커진다. 따라서 항상 선수들은 '선수 그 이후'를 염두에 두고 운동해야 한다. 제한된 환경에서 살지 말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야 한다."

- 유소년 선수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루이스: "그렇다. 클럽 혹은 협회는 유소년 선수들의 진로를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극소수의 선수만 프로선수로 성장한다. 클럽 역시 선수들이 차선책을 갖도록 정책을 바꿔야 한다. 성실하게 프로 생활을 해도 30대 중반이면 대부분 축구화를 벗는다. 인생은 길지 않나.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이런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루이스: "졸업 전에 팀이 더 높은 리그로 승격하는데 공헌하고 싶다. 졸업 이후로는 전공을 살려 마케팅 분야에서 취업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취업 이후에도 스털링대에서 꾸준히 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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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광운대학교 스포츠채널 아르마스 포스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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