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손을 떠난 돌(컬링 스톤)이 얼음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돌이 지나가는 길을 열심히 빗질(스위핑)하듯 닦아내는 사람들. 매끄럽게 지나가던 돌은 푸른색과 붉은색 원이 그려진 표적(하우스) 위에 멈춘다. 원의 중심(티)에 스톤이 도달했다고 경기가 끝나는 건 아니다. 아직 상대팀의 투구도, 우리팀의 투구도 많이 남아 있다. 상대팀 스톤의 진로를 막기 위한 배치도 해야 하고, 상대의 돌이 우리 돌을 밀어내거나 그 반대의 경우도 상정해야 한다.

주인공은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리는 동계 스포츠 '컬링'이다. 정적인 운동임에도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전략' 때문이다.

체스판의 크기는 길이 44.501~45.720m, 너비 4.42~5m이다. 이를 '시트'라고 한다. 시트의 양끝에는 표적지인 '하우스'가 있다. 네 개의 동심원이 그려진 이 하우스와 하우스 사이의 거리는 34.747m이며, 각 원의 중심을 '티'라고 한다. 반지름 기준으로 가장 큰 원부터 1.829m, 1.219m, 0.610m, 15.24cm이다. 원의 중심을 '티'라고 하며, 이 티에 가까이 스톤을 미끄러트릴수록 점수가 높다.

체스의 '말'이 되는 스톤은 화강암으로 제작된다. 둘레 91.44cm 이하, 높이 11.43cm 이하, 무게는 17.24~19.96kg이 기준이다.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스톤을 투구하면, 다른 두 명(스위퍼)이 스톤을 따라 이동하면서 솔(브룸)을 움직여 스톤이 갈 길을 유도한다. 마찰을 통해 얼음 위를 더 스톤이 잘 미끄러지게 하기 위함이다.

신중하게 스톤 던지는 이슬비 2014년 2월 16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올림픽 파크 내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덴마크 전에서 한국 이슬비가 신중하게 스톤을 던지고 있는 모습.

▲ 신중하게 스톤 던지는 이슬비2014년 2월 16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올림픽 파크 내 아이스큐브 컬링센터에서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과 덴마크 전에서 한국 이슬비가 신중하게 스톤을 던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스톤의 투구 거리를 늘리려면 열심히 '스위핑'하고, 반대로 짧게 멈춰야 하면 덜하는 식이다. 한 엔드에 두 팀이 교대로 8번의 스톤을 투구하며, 경기는 모두 10엔드를 치른다. 단, 이번 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믹스 더블'의 경우 조금 다르다. 각 4명으로 구성되는 남자/여자 종목과 달리, 남자 1명과 여자 1명이 팀을 이룬다. 총 8엔드로 진행되며, 한 엔드에 스톤은 5개씩 주어진다.

정적으로 보이지만 스위핑을 할 때는 무호흡이 기본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소모는 큰 편이다. 특히 경기의 흐름을 읽고 작전을 지시하는 주장 '스킵'의 경우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비인기종목이지만, 동계 스포츠 강국들 사이에서는 꽤 인지도가 높은 스포츠다. 역사도 깊다. 중세시대 스코틀랜드로 훌쩍 거슬러 올라가며, 공식 경기에 대한 최초 기록만 해도 1541년이니 500년 가까이 된 '전통'의 스포츠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건 1997년 무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때부터로 본다. 동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건 1년 뒤인 1998년 나가노 올림픽 때다.

'컬링요정' 이슬비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컬링요정'으로 불리운 이슬비 전 국가대표 선수

▲ '컬링요정' 이슬비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컬링요정'으로 불리운 이슬비 전 국가대표 선수ⓒ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시작은 컬링이다. 개막식보다도 하루 앞선 2월 8일 목요일 오전 9시 5분, 시트 C에서 대한민국은 핀란드에 맞서 믹스더블 예선전을 치른다. 지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컬스데이'로 불린 국가대표의 활약으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컬링. 열악한 환경에 비해 세계적인 규모의 대회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세계 컬링 강대국들을 상대로 승리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번 컬링 국가대표는 '인연'으로 끈끈하게 엮인 팀이다. 믹스더블 대표팀 장반석 감독과 여자 대표팀 김민정 감독은 부부이다. 김민정 감독과 남자 대표팀의 김민찬은 남매이며,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경두 부회장은 이들 남매의 아버지이다. 또 여자 대표팀의 김영미와 김경애 선수는 자매, 이기복과 이기정 선수는 형제지간이다.

* 컬링(금메달 3개): 남자, 여자, 믹스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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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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