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지난해 7월 5일 보도한 <23명이 한몸…우린 못 나눠요>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채널A가 지난해 7월 5일 보도한 <23명이 한몸…우린 못 나눠요>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 채널A


어찌해서든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을 흠집 내고 싶다. 격렬히 '까고' 싶다. 그럴 때 방송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 한 가지. 과거 스포츠/올림픽 보도를 탈탈 훑는다. 그 중, 꼬투리 잡을 만한 인터뷰 화면을 '딴다'. 올림픽이나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은 필수다. 현역 선수거나 당사자면 금상첨화다.

그리고는, 마치 어제의 혹은 최근의 인터뷰인양 그대로 내보낸다. 언제, 어디서 한 인터뷰인지는 꼭 생략할 것. 딱 시치미를 잡아떼고는, 그 왜곡된 팩트에 사회자의 안타깝다는 듯한 멘트를 이어 붙인 뒤, 출연 패널의 수위 높은 비판 발언을 얹으면 완성!

지난 17일 방송된 채널A의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관련 <뉴스특급>의 방송 내용은 딱 이런 과정을 거친 것처럼 보였다. 그 결과는 '인터뷰 조작'에 이은 '왜곡', '과장' 방송이었다. 시민 제보를 토대로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19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실은 이랬다.

진정 '경악'할 만한 <채널A>의 인터뷰 조작

"아이스하키를 원래 모르셨던 분들이 통일 하나만으로 갑자기 아이스하키를 생각하시고 저희를 이용하시는 것 같은데, 지금 땀 흘리고 힘들게 운동하는 선수들 생각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7일 <뉴스특급> 김종석 앵커가 "이들(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며 전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엄수연 선수의 의견이다. 또 한도희 선수는 "그냥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라고 토로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한참 이슈였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어느 시청자 누구라도 최근 인터뷰라 여길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 인터뷰는 채널A가 지난해 7월 5일 <23명이 한몸…우린 못 나눠요>라는 제목으로 이미 방송한 화면이었다. 제작진, 앵커들은 물론, 장면 안에 작년에 촬영한 것이라는 언급이나 고지는 전혀 없었다. 이쯤 되면, 의도적인 '인터뷰 조작'이요, 악의적인 왜곡이라 할 수 있다.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논란을 두고 정부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려는 '악의'가 '인터뷰 조작'이란 '방송 윤리 위반'으로 번진 것이다.

"우리 정부가 촛불정신, 촛불정신 말은 하잖아요. 그런데 정말 촛불정신이 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건 뭐냐 하면 나 개인이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것, 불공정은 도저히 못 참겠다는 것이죠. 예전같이 낙하산 허용합니까? 예를 들어서 최근에 낙하산 채용의 문제에 대해서 그만큼 반발이 있었고 이 정부에서도 그걸 개선하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날 패널로 출연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의 발언이다. 역시나, 예상 가능한 빤한 수준이다. '평화올림픽'을 주창하며 남북 평화 분위기를 이끌어내려는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기 노력이 눈물겹다. 급기야 '촛불정신을 고민하라'는 같잖은 충고(?)까지 곁들인 것이다. 보수 종편에 출연하는 패널들의 '아무 말 대잔치'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라고 치자. 하지만 '인터뷰 조작'까지 일삼은 채널A의 편파와 왜곡은 이 뿐이 아니었다.

민언련에 따르면, <뉴스특급> 제작진의 무리수는 지난 16일 여자 아이스하키 팀을 두고 "메달권 아니다"라는 발언을 비판하기 위한 논리로 사용됐다. 제작진과 한 몸인 패널 들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일각에서 제기된 '단일팀-실업팀 창단 맞교환' 음모론을 등장시키고, '전용구장 건설 보상'이란 가설을 사실로 규정한 끝에, "이렇게 하면 최순실 국정농단과 똑같은 것"이란 논리의 비약까지 이뤄냈다.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박근혜 정부' 공식을 성립시키려는 안간힘이 가상할 정도다.

즉, 보수 종편과 보수 일간지 <문화일보> 논설위원이란 '환상의 짝궁'이 만들어낸 얼토당토않은 '무논리'의 막말 대잔치라고 할까. 여타 보수언론의 스탠스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큰 그림'은 대동소이하다 할 수 있다.

보수언론과 종편의 정치적 야욕과 기득권 사수

 <조선일보> 22일자 보도 기사

<조선일보> 22일자 보도 기사 ⓒ 조선닷컴


"동아의 채널A는 갈 데까지 간 게 아니라 저널리즘은 간 곳이 없고 언론사로서는 갈 곳이 없다. 그나마 특종 욕심도 아닌 정치적 야욕과 기득권 사수가 이유이니..."

CBS 변상욱 대기자는 <뉴스특급>의 '인터뷰 조작'을 두고 지난 21일 이렇게 일갈했다. 정치적 야욕과 기득권 사수. 이 쌍두마차야말로 현재 보수언론들이 평창올림픽과 남북단일팀을 보도하는 치졸하고 빤한 스탠스라 할 수 있다. 정치적 야욕은 어떻게든 '남북단일팀'을 '종북몰이'와 '색깔론'으로 연결 지으려는 안간힘일 것이고, 기득권 사수는 그 와중에 또 어떻게든 '장삿속'을 채우기 위한 '옐로우 저널리즘' 행보라 할 수 있다.

오락가락한 현송월 訪南…北 의도에 끌려다녀선 안된다 (매일경제)
공동입장·단일팀 의미있지만 국민 우려 직시하라 (중앙일보)
현송월 소동 원인 결국 '對北 제재' 여기에 북핵 해결 달렸다  영문 뉴스 음성지원 서비스 듣기 (조선일보)
'평창'이 '평양'에 묻히는 일은 없어야 (서울신문)
현송월에도 설설 기는 文정부와 '평창 구원한다'는 北 (문화일보)

22일자 평창올림픽 관련 일간지 사설들이다.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라는 보수언론과 나경원 의원, 홍준표 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논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란과 비트코인 사태 등을 엮어 2030세대의 불만을 극대화시키는 보도를 포함해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보수언론의 스탠스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2018년에도 여전히 '남북평화' 따위는 자사의 이익 앞에선 하등 쓸모가 없다는 듯한 '안보상업주의', '색깔론', '종북몰이'의 현현 말이다. 반면 '현송월'이란 화제의 인물로 '장삿속'을 발휘하는 보수언론의 두 얼굴 역시 뻔뻔하기 짝이 없다. 패션 잡지를 방불케 하는 '현송월 패션 분석' 보도는 '박근혜의 패션 외교'에 열을 올렸던 그들만의 '취향'이라고 넘어가자.

그러나 도를 넘은, 집착에 가까운 '신변잡기'식 보도는 지난 일주일새 수천 건에 달하고 있다. 그 와중에 현송월 보도 쏟아내기에 앞장 서는 중인 <조선일보>는 <내내 '국빈급 특별대우' 현송월..."北예술단에 온 나라가 대접하나" 시민들 불편에 '분통'>과 같은 기사로 완급을 조절하는 중이다. 이러한 보도 행태에 대한 어느 트위터 사용자의 분석이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지금이다. 

"'왜 언론은 현송월에만 집착하는가', 결론은 '정보가 없다'이다. 북한 관련 정보가 없으니 그나마 알려진 현송월 얘기로 '땜빵중'이라는 게 결론. 오늘 방남한 사전점검단 인물 리스트 없고, 참가 선수들이나 응원단 정보 또한 없음. 더구나 기레기들 북쪽 취재 의지 없고 정부 까는데 총력을 다한 결과임."

촛불을 위협하는 바람은 누구인가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 방송 화면

JTBC <뉴스룸> '비하인드 뉴스' 방송 화면 ⓒ JTBC


22일 <뉴스룸>의 비하인드 뉴스는 '현송월, 두 개의 시선'이란 키워드를 내세웠다. "이건 무슨 얘기인지 알겠군요, 현송월 단장을 바라보는"이란 말마따나, 환영하거나 극렬히 반대하거나 둘로 나뉜 찬반 분위기가 분명 존재한다. 이는 고스란히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가와 남북단일팀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것이 정확히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 그 찬반의 시선이 비등한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란 얘기다.

그런 점에서, 채널A나 여타 보수언론들이 조장하는 '무턱대고 반대'하는 분위기는 경계해야 마땅하다. 정부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 일관하거나 현송월 이슈로 장사를 하면서도 <조선일보>처럼 '외눈박이' 시선을 자랑하는데 치중한 보도들은 걸러내는 것이 맞다. 무엇보다, 채널A <뉴스특급>마냥 보도 윤리를 완전히 져버린 '조작'과 '왜곡' 방송은 퇴출돼야 마땅하다.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이 (남북)대화를 지키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당부다. 아마도 문 대통령이 비유한 바람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훼방을 놓는 세력일 것이다. 그 중 유력 신문, 영향력 높은 방송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사실이야말로 예나 지금이나 한국사회가 처한 비극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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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어제는 영화기자, 오늘은 시나리오 작가, 프리랜서 기자. https://brunch.co.kr/@hasungtae 기고 청탁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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