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1월 22일 오후 7시 45분]

 고대영 KBS 사장이 10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대영 KBS 사장이 지난해 11월 10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고대영 KBS 사장 해임안이 가결됐다.

KBS 이사회는 22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앞서 상정된 고대영 사장 해임 제청안을 찬성 6, 기권 1로 최종 가결했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2시간 30여 분 동안 제893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지난 15일 연 임시이사회에 이어 고대영 사장 해임 제청안 심의를 진행했다.

고대영 사장 해임 제청안은 이후 인사혁신처로 보내져 대통령의 재가를 받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사장 해임 제청안을 승인하면 고대영 사장은 해임된다.

새노조 조합원들은 400여 명은 이사회가 시작된 오후 4시부터 이사회가 끝날 때까지 서울  여의도 KBS본관 1층에 자리를 잡고 고대영 사장의 해임을 기다렸다. 이날은 KBS 새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한 지 141일째 되는 날이었다. 고대영 사장이 해임됨에 따라, KBS 새노조는 예정대로 오는 24일 수요일 총파업을 풀고 본업으로 돌아가게 됐다.

KBS 새노조는 고대영 사장 해임 가결된 직후 성명서를 통해 "이제 KBS를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재건하는데 가장 걸림돌이던 장애물 하나를 치웠을 뿐"이라며 "부역과 굴종으로 대변되는 KBS 구성원들의 체질과 DNA를 바꾸고 부끄러운 역사를 끊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KBS 새노조는 오후 7시부터 KBS 본관 1층에서 마지막 '돌마고(돌아와요 마봉춘 고봉순) 집회'를 연다.

차기환, 조우석, 이원일 등 야당 추천 이사 퇴장

"고대영 사장 해임하라" 외친 KBS 조합원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고대영 사장의 해임안 처리가 예정된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들을 향해 "즉각 고대영 사장을 해임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고대영 사장 해임하라" 외친 KBS 조합원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고대영 사장의 해임안 처리가 예정된 이사회에 참석하는 이사들을 향해 "즉각 고대영 사장을 해임하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제893회 임시이사회 역시 지난 두 차례의 고대영 해임 제청안이 상정된 이사회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에 비공개 처리됐다. 차기환 이사가 비공개 처리를 먼저 건의했고 다른 이사들이 동의해 비공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문제'를 민감한 사안으로 판단해 비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열린 제892차 임시이사회에서는 고대영 사장에게 22일 이사회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했다. 고대영 사장은 22일 임시이사회가 시작된 지 1시간 30분여가 지난 5시 30분께 이사회에 출석해 진술했다.

고대영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이사회가 제기한 해임사유 어느 한 가지도 동의할 수 없다"면서 "ABU(아시아-태평양 방송연합) 회장 역할을 맡은 KBS 사장이 불시에 낙마할 경우 국제사회에 설명하기도 민망할 뿐만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에 수행해야 할 역할도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 사장은 "동의할 수 없는 주장과 사유를 들며 임기가 남은 사장을 해임하려 하는 일부 이사들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이사회가 해임을 강행할 경우 결코 수용하지 않겠다"라고 재차 밝혔다. 소명을 마친 뒤 고대영 사장은 "질의응답을 받지 않겠다"고 밝히고 퇴장했다.

이후 이어진 임시이사회 회의서 야당 추천 차기환, 조우석, 이원일 이사가 퇴장했다. 이후 이사회는 표결에 들어갔고 찬성 6명, 기권 1명으로 고대영 사장 해임 제청안이 가결됐다.

향후 KBS 이사회는 공개적인 사장 공모를 통해 새 사장 선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편, 이인호 KBS 이사장은 홍보국을 통해 "이사장직과 이사직을 모두 사퇴한다"고 밝혔다. '사퇴의 변'에서 이 이사장은 "MBC에 이어 이제 KBS도 권력놀이를 하는 과격한 언론노조의 자유 무대가 된 셈"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이러한 마당에서 제가 대한민국의 대표 공영방송인 KBS의 이사장 자리에 더 이상 남아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라며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현상이 가속화 되지 않을까 크게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야당 추천 이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여름 취임 100일 회견에서 '방송 장악은 하지 않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는데, 오늘 부로 그걸 스스로 뒤집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이라며 "KBS-MBC 두 공영방송이 무너지고 나면 앞으로 '쌍끌이 좌편향 보도'가 재개될 것"이라고 고대영 사장 해임안 가결을 강하게 비판했다.

KBS 이사회 KBS 새노조 고대영 해임
댓글2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