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털링대는 영국 내에서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산실로 불린다.

스털링대는 영국 내에서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산실로 불린다. ⓒ 서창환


지난해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가 'C0'룰을 도입하면서 운동선수도 공부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운동선수의 학습권 보장에 대한 인식이 이제 막 생긴 만큼 아직까진 걸음마 단계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 영국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스털링대학교는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산실로 불린다. 2일부터 5일까지, 광운대학교 스포츠 채널 <아르마스>가 스털링대를 직접 찾아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그들만의 시스템에 대해 다각도로 취재했다. 취재한 내용을 총 서너 편에 걸쳐 실을 예정이다. - 기자 말


스털링대, 영국 최고의 스포츠 대학

 스털링대에 국립 수영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스털링대에 국립 수영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 서창환


1967년 영국 스코틀랜드 스털링 시에 설립된 스털링대는 스포츠 분야에서 높은 연구 성과를 내는 명실상부 '스포츠 강호 대학'이다. 설립 후 2년 뒤엔 스코틀랜드 최초의 스포츠센터가 생기기도 했다.

최초의 스포츠센터가 지어진 만큼 그 규모 역시 어마어마한데, 영국 국립 수영 센터와 테니스 센터 역시 이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 센트럴 축구협회와 체조, 수영, 트라이애슬론 등 다양한 협회가 학교에 위치했다.

 스코틀랜드 센트럴(중앙 지역) 축구협회도 있다.

스코틀랜드 센트럴(중앙 지역) 축구협회도 있다. ⓒ 서창환


스털링대의 전방위적인 스포츠 지원을 등에 업은 학생선수들은 공부와 운동을 성공적으로 병행 중이다. 지난 리우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수영 선수 던컨 스콧을 비롯해 BMW 인터내셔널 오픈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리치 램지, 맨체스터시티 여자팀 소속 잰 로스 등 국내외 대회에서 이름을 드높인 선수들이 즐비하다.

'축구종가' 대학답게 축구팀 운영에 있어 스털링대는 가장 체계적인 시스템을 자랑한다. 기본적으로 학생선수들은 영국 소속 대학교 팀이 참가하는 'BUCS(British Universities and Colleges Sport)'에 출전한다. 이들 중 기량이 뛰어난 1군 선수들은 각각 스코틀랜드 5부 리그인 '로우랜드(Lowland) 리그'와 스코틀랜드 여자 프리미어리그(1부)를 뛰기도 한다.

학생선수의 복지를 책임지는 스포츠 유니온

 스털링대 스포츠 유니온 회장인 레베카 블레어

스털링대 스포츠 유니온 회장인 레베카 블레어 ⓒ 서창환


스털링대는 총 53개 종목의 스포츠팀을 운영 중이다. 모든 팀이 장학금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학생선수가 운동하는데 있어 불편함이 없도록 학교 차원에서 다양한 방면에 힘쓰고 있다. 그 단체가 바로 학생 자치 기구인 '스포츠 유니온(Sport Union)'이다.

현재 스포츠 유니온 회장인 레베카 블레어는 대학을 졸업하고 투표를 통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 역시 여자 축구 선수로 프리미어리그와 BUCS에 참가하고 있어 학생선수들의 필요한 부분을 현장에서 캐치하고 있다. 레베카는 "각 팀이 운영되는데 필요한 재정, 트레이닝 시설, 용품 지급 등 전반적으로 모든 스포츠팀의 행정을 지원한다"며 스포츠 유니온의 역할을 설명했다.

장학금 받으려면 운동선수도 공부하는 학교

 학생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 장

학생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 장 ⓒ 서창환


스털링대는 1981년 국제 스포츠 장학금 제도를 개발한 이후 약 700명의 학생선수를 지원하고 있다. 장학금을 받는 대표적인 종목으론 남·여 축구, 테니스, 골프, 트라이애슬론 등이 있다. 학생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학비 면제를 받음과 동시에 기량에 따라 차등적으로 장학금을 받는다.

레베카는 "일정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장학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운동선수라도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학교의 지원을 받는데 제한을 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처럼 이곳 역시 학생선수가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긴 마찬가지다. 아무리 수업 시간을 피해 훈련을 진행해도 장거리 원정 경기가 잡혀있을 경우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빠져야 한다. 스털링대는 바로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튜터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 제도는 교내 모든 학생에게 적용된다. 보통 학생선수는 원정 경기, 훈련 등 부득이하게 수업을 빠지게 되면 감독에게 이를 알린다. 결석 사유가 인정되면 선수는 인터넷 강의나 보강 수업을 통해 빠진 수업을 보충한다.

튜터 제도에 대해 레베카는 "일반 학생도 사유가 합당하면 보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선수가 특혜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 판단 하에 수업 결석이 거절될 수도 있으며 이를 악용할 경우 팀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공부가 더 중요

 스털링대 남자 축구 선수들이 실내에서 훈련하고 있다.

스털링대 남자 축구 선수들이 실내에서 훈련하고 있다. ⓒ 서창환


운동을 하는 데 있어 여러모로 부족함이 없는 환경인만큼 졸업 후 프로 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레베카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선수 생활을 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공부를 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운동은 삶을 즐기기 위한 한 부분"이라며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에선 C0룰 도입 후 연세대 축구부가 학점 미달로 U리그를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유예기간 내에 학점을 충족시키지 못한 교내 대처도 미흡했지만, 고등학생 때까지 운동만 했던 환경에서 출전 제한을 걸고 갑작스럽게 공부를 시키는 것 역시 시기상조였다는 해석도 있었다.

스털링대는 영국 전역에서 공부와 운동 모두 잘하는 학교로 주목받고 있다. 체계적인 장학금 제도, 보강·보충 프로그램, 자치 기구의 행정 지원 등 세 가지 요소가 골고루 섞여 빛을 발하고 있다. 스털링대의 체계적인 시스템은 국내 대학 관계자들이 참고해 볼 만한 부분이다. 공부를 억지로 시키기보단 선수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껴 자발적으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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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광운대학교 스포츠채널 아르마스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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