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 이후 더 높은 곳 꿈꾸는 힐만호 SK
선발 산체스와 불펜 산체스에 거는 기대감

 첫 시즌 절반의 성공 이후 2018 우승을 꿈꾸는 힐만의 SK ⓒ SK 와이번스

첫 시즌 절반의 성공 이후 2018 우승을 꿈꾸는 힐만의 SK ⓒ SK 와이번스 ⓒ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은 16시즌 이후 한국행이 확정되고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특히 아시아 야구에서 감독으로 성과를 냈다는 점이 화제가 되었다. 힐만 감독은 일본 니혼햄 파이터즈 시절 팀에 44년 만의 우승을 안겨준 바 있다.

SK는 2012년 준우승 이후 지속적으로 중위권 정도의 성적밖에 내지 못하고 있었다.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분명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SK는 과감하게 힐만 감독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하며 힘을 실어주었다.

힐만 감독은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와 과감한 작전으로 야구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여기에 SK 타선의 장타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며 SK는 스몰볼과 빅볼을 동시에 보여주는 보기드문 팀컬러를 가지게 되었다. 정규시즌 5위로 2년 만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성적에서도 일정 이상 성과를 거두었다.

올시즌엔 지난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작년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으나 1경기 만에 무기력하게 패하며 탈락의 고배를 들고 말았다. 2년차를 맞는 힐만 감독의 SK는 타선의 강점을 뒷받침할 마운드 보강을 통해 정상 도전을 꿈꾸고 있다.

막강 선발진의 화룡점정, 앙헬 산체스

 SK의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

SK의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 ⓒ SK 와이번스


이는 새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 영입을 통해 드러난다. 지난 시즌 SK는 3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에이스 메릴 켈리가 리그 최고 투수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신예 잠수함 박종훈이 마침내 10승 투수 타이틀을 획득했다. 마지막으로 좌완 외국인투수 스캇 다이아몬드가 10승을 올리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잔부상 등으로 인해 실제 출격이 늦춰진 다이아몬드였지만 중반부터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10승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리그 최강 타선으로 꼽히는 두산을 상대로 7회말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나가며 완봉승을 거두었던 9월 15일 경기는 백미였다.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내년 시즌 재계약도 가능해 보였다. 새로운 외인 투수가 다이아몬드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SK는 과감하게 교체를 단행했다. 그리고 이에 걸맞는 투자로 다이아몬드 이상의 성적이 기대되는 투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SK는 지난 시즌 피츠버그에서 데뷔했던 앙헬 산체스와 총액 11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산체스는 피츠버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였다. 산체스를 데려왔다는 것은 SK가 피츠버그 측에 이적료를 지불했다는 의미가 된다. 저비용 고효율을 모토로 몸값이 낮은 외국인 선수와 주로 계약했던 SK의 그간 행보와는 사뭇 대비된다.

산체스는 선발 경험은 적지만 최고 구속 158km에 육박하는 광속구를 뿌리는 투수다. 압도적인 구위와 싱싱한 어깨는 과거 KBO리그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레다메스 리즈나 현재 오랜 기간 활약하고 있는 LG 소사의 모습이 연상된다.

기존 10승 투수인 에이스 켈리와 잠수함 박종훈이 건재하고 5선발을 담당했던 문승원 역시 지난 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시즌에 도전한다. 거기에 성공적으로 재활을 진행 중인 김광현 역시 2018시즌 선발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산체스가 기대대로 활약해준다면 SK는 좌우 균형이 완벽하게 갖춰진 최고의 선발진을 완성할 수 있다.

불펜 깜짝 기대주, '산체스' 김성호


 롯데 시절 1군 마운드에 올랐던 김성호의 모습

롯데 시절 1군 마운드에 올랐던 김성호의 모습 ⓒ 롯데 자이언츠


SK에는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또 한 명의 산체스가 있다. 과거 롯데 시절 멕시코인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외모와 매우 독특한 투구폼으로 잠시 돌풍을 일으켰던 '산체스' 김성호가 그 주인공이다.

김성호는 2016시즌이 끝나고 롯데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군 제대 이후에도 무릎 부상 때문에 제대로 투구를 하지 못했고 투구 시에도 좀체 밸런스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그를 찾는 팀은 없었고 그대로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김성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한 재활을 통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던 김성호에게 SK가 손을 내밀었다. SK는 입단 테스트 이후 김성호에게 계약을 제시했다. 2년만에 다시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롯데 시절에도 화제가 되었지만 김성호는 매우 독특한 투구폼을 가지고 있다. 사이드암 투수와 같이 아래쪽에서 와인드업을 했다가 공을 던질 때에는 스리쿼터처럼 팔을 휙 올려서 공을 던진다. 김성호와 같은 투구폼으로 던지는 투수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독특한 투구폼은 분명한 장점이다. 김성호의 최고 구속은140km 초반으로 평범하지만 타자들은 일찌기 경험해보지 못한 투구폼으로 공을 던지는 김성호의 투구에 좀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롯데 시절 시범경기와 개막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것도 투구폼 덕분이었다.

김성호가 부진했던 당시에도 스스로 밸런스를 잃고 제구 난조를 보여 문제가 되었을 뿐 난타 당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본인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투구만 할 수 있다면 1군 불펜으로 쏠쏠히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SK는 지난 해 불펜의 부진으로 시즌 내내 고전했다. SK 불펜진이 리그 중위권 정도의 활약만 보였다면 상위권에도 도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평이다. 이는 2018시즌도 마찬가지다. 강력한 선발진과 거포군단을 구성한 SK지만 지난해처럼 불펜진이 흔들린다면 상위권 진입은 어렵다.

그렇기에 1군에 가동할 수 있는 불펜 카드를 다양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변형 쓰리쿼터 김성호는 충분히 경쟁력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

명장 감독의 진가는 팀 장악이 완료된 2년차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발휘된다는 속설이 있다. SK도 명장 힐만 감독의 2년차에 주목하고 있다. 수년 간 중위권을 맴돌던 SK가 상위권 판도를 흔들기 위해서는 선발 앙헬 산체스와 불펜 산체스 김성호, 두 산체스의 활약이 절실하다.

[관련 기사][견제구] '홈런야구' SK, 우승 도전 위한 숙제는?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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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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