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화 인스타그램


17일 아침부터 하루종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경희대 아이돌'이 올랐다. 한 연예인 아이돌 멤버 A가 면접을 보지 않은 채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합격했다는 것이다. 결국 특혜 입학 논란에 휩싸인 아이돌은 그룹 씨앤블루 멤버 정용화로 밝혀졌다. 앞서 정용화는 2016년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져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무혐의로 결론났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SBS 보도에 따르면 정용화가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과정에 응시했지만 면접시험장에 안 나왔다고 한다. 당연히 0점 처리될 수밖에 없다. 두 달 뒤 추가모집에 지원 후 또 면접장에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합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용화 측은 소속사가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정용화의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정용화는 학교 측의 수회에 걸친 적극적인 권유로 지난 2017년 1월 경희대에서 실시한 응용예술학과 대학원 박사과정 추가모집 전형에 응시해 합격했다. 정용화는 이번 대학원 입학을 위한 응시원서 작성·제출이나 학교 측과의 연락 등 모든 업무를 소속사가 알아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같은날 오후 정용화는 자신의 SNS에 "이유가 무엇이든, 진실이 무엇이든, 모든 게 제 잘못임을 알고 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반성한다는 그는 이번 일로 MC를 맡았던 올리브TV 예능 프로그램 <토크몬>에서 자진 하차했다. 그렇지만 21일 오후 5시 개최 예정인 '정용화 라이브-룸662'는 그대로 진행한다. 기자간담회는 취소했다.

정용화 뒤에 숨은 경희대?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입학 비리 특혜에 대한 청원글이 쇄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비단 정용화만의 탓일까. 손뼉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 이 사건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유명 아이돌 가수가 면접시험을 보지도 않았는데 박사 과정에 합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경희대 일반대학원 이모 교수를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2018년 1월 16일, <연합뉴스> 아이돌 가수, 면접 불참하고도 대학원 합격…경찰 수사).

소속사 대표는 "대학원이 미달이었고 교수님이 사무실로 오시겠다고 해 면접은 형식적인 것인가 보다 생각했다. 편의를 봐달라고 한 적은 추호도 없다. 교수님의 권유로 박사 과정에 지원했는데 근처로 나오시는 길에 소속사 사무실에서 면접을 보겠다고 하셨다. 연예인을 많이 유치하는 대학이고 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니 교수님이 학생을 찾아다니시는구나 생각했다. 또 면접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셨다"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2018년 1월 17일, <연합뉴스> '경희대 아이돌' 논란 기획사 대표 "편의 봐달라고 한적 없어")

'드림하이' 꿈꾸는 경희대

 경희대학교 전경.

경희대학교 전경. ⓒ Pixabay


보도에 따르면 경희대에 2016년 기준으로 연예인이 무려 400명 가까이 재학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드림하이'(KBS 2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제목. 연예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스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라는 별명도 얻었다.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을 입학시켜 학교 이미지를 제고하려다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올 정도다.

우리가 이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면접 없이 합격하는 일이 평범한 사람이라면 가능했을까'라는 점이다. 일반 수험생들에겐 자신의 면접 날짜를 모르는 일은 말도 안 된다. 응시원서 작성·제출을 타인에게 알아서 처리했다고 맡긴 것은 '간절함'이 없는 것 아닐까.

그러나 현재 모든 비난은 '정용화'에 집중돼 있고, 경희대를 비난하는 여론은 적다. 절차를 지키지 않고 대학원에 가려한 정용화의 잘못도 있다. 하지만 연예인에 입학 특혜를 준 경희대에도 분명 잘못이 있다. 이번 사건으로 경희대에 대한 이미지는 되레 실추되었다. 이번 사건은 반복되는 '입학 비리 특혜' 문제에 대해 '구조'에 집중하게 해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입학이나 취업에 있어서의 편법이나 특혜가 없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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