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대 서울 삼성 경기. 부상에서 복귀한 삼성의 리카드로 라틀리프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대 서울 삼성 경기. 부상에서 복귀한 삼성의 리카드로 라틀리프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42일 만에 코트로 돌아왔지만, 서울 삼성은 웃지 못했다.

서울 삼성 썬더스가 16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 나이츠와의 네 번째 'S-더비'에서 연장 접전 끝 90-97로 패했다. 이로써 삼성은 4연패 늪에 빠졌고, 6강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위 전자랜드와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라틀리프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7위 삼성은 3위 SK를 상대로 잘 싸웠다.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2승 1패로 우위를 점했던 만큼 자신감도 넘쳤다. 김태술이 3점슛 4개 포함 19득점을 올렸고, 6개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더했다. 주전 외국인 선수로 활약한 마키스 커밍스도 3점슛 3개 포함 32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삼성은 최준용과 애런 헤인즈를 봉쇄하는 데 실패했다. 최준용에게 3점슛 6개 포함 무려 32득점이나 내줬다. 헤인즈의 돌파와 골밑 공략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서, 31득점 17리바운드를 헌납했다. 4쿼터 막판, 김동욱이 3점슛 2개 포함 8득점을 올렸고, 문태영의 3점슛으로 기세를 더했으나 집중력이 아쉬웠다. 연장전에선 체력까지 떨어지면서,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시간이 필요한 라틀리프

라틀리프도 사람이었다. 11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55경기 연속 더블더블 행진을 이어갔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라틀리프는 1쿼터 막판 코트에 들어섰다. 투입 직후부터 김민수를 상대로 포스트업에 이은 골밑슛을 시도했지만, 림을 돌아 나왔다. 이후에도 장기인 미들과 골밑 돌파를 통해 득점을 노렸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라틀리프는 2쿼터 4분 40초가 지나서야 자유투를 통해 첫 득점에 성공했다. 2쿼터 종료 1분 15초를 남기고는 헤인즈와 김민수를 앞에 두고 득점 인정 반칙을 얻어내며 3점 플레이를 완성했다. SK가 분위기를 잡아가던 시점에선 날카로운 아울렛 패스로 김태술의 3점슛을 돕기도 했다.

거기까지였다. 부상 전 경기를 좌지우지하던 모습과는 확실히 달랐다. 몸이 무거웠고, 슛감도 좋지 못했다. 김민수의 강한 수비에 고전했고, 연이은 슛 실패로 자신감마저 잃어버린 모습이었다.

경기 전 이상민 감독은 "라틀리프의 몸 상태가 80% 정도다. SK전에선 시간을 조절해 뛰게 하려 한다. 2, 3쿼터 20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2018년 1월 16일 <조이뉴스24> '부상 복귀' 라틀리프, 가볍게 더블더블…존재감 과시). 실제로 라틀리프는 연장까지 치른 이날 경기에서 20분 22초를 뛰었다. 부상이 재발할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출전을 삼가는 모습이었다.

삼성, 6강 PO 가능할까

삼성은 라틀리프가 부상으로 빠졌던 14경기에서 4승 10패로 부진했다. 10승 9패로 중위권 싸움을 벌이던 순위가 7위까지 추락했다. 커밍스가 라틀리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골밑이 약한 팀 특성상 단신 외국인 선수의 한계가 뚜렷했다. 라틀리프가 정상이 아니었던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여유가 없다. 삼성은 전자랜드와 승차가 4경기로 벌어졌고, 정규리그는 이제 20경기 남았다. 라틀리프의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가 없다.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무조건 잡아야 한다. 승리가 희박한 경기까지 잡아내야 목표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쉽지가 않다. 삼성은 18일 5위 안양 KGC(원정)와 맞붙고, 20일에는 홈에서 선두 원주 DB를 상대한다. 24일에는 SK(원정)를 만나 올 시즌 다섯 번째 S-더비를 치른다. 27일에는 '천적' 울산 현대모비스(원정)까지 만난다. 28일 부산 KT(원정)를 만나기 전까지, 전력 우위를 점하기 힘든 팀과 연전이다.

삼성은 KT에도 1승 3패로 열세다. 라틀리프가 뛰었던 올 시즌 첫 번째 맞대결에서도 패한 기억이 있다. 자칫하면 1월 안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는 일정이다.

삼성은 수비 정비가 필요하다. 라틀리프가 있고 없고를 떠나 수비가 너무나도 부실하다. 이날 최준용은 쾌조의 슛감을 보였다. 3점슛만 무려 11개를 쐈다. 그런데도 이상민 감독은 수비 변화를 주지 않았다. 거친 수비가 가능한 이관희를 맨투맨으로 붙인다든가 커밍스에게 최준용 수비를 맡기는 등의 변화가 없어 아쉬웠다.

헤인즈가 골밑을 파고들 때, 삼성의 지역방어는 순식간에 깨졌다. 삼성은 직전 경기였던 KT전에서도 르브라이언 내쉬의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삼성만 만나면 외곽슛이 폭발하는 김영환과 웬델 맥키네스 수비에도 실패했다. 허무한 실점은 안 하겠다는 의지가 절실한 시점이지만, 삼성 수비는 매번 허술하다. 수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라틀리프가 정상 컨디션을 찾는다 한들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 정상까진 시간이 필요하나 라틀리프가 돌아왔다. 오늘(17일)은 199cm 장신 포워드 장민국이 군에서 돌아온다. 올 시즌, 김준일과 임동섭의 입대로 낮아진 높이에 고생했던 만큼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장민국은 골밑은 물론 외곽슛 능력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포워드다. 삼성의 색깔인 달리는 농구에도 익숙하다.

앞으로 5~6경기가 삼성의 운명을 결정한다. 화끈한 외곽슛과 속공에 끈끈한 수비력이 더해진다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 라틀리프의 복귀와 장민국의 전역에도 연패를 끊지 못한다면, 정규리그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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