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평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추진 남북한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한 모습.

▲ 남북한, 평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추진 남북한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Ⅱ 그룹 A 대회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한 모습. ⓒ 연합뉴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단일팀 구성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장웅 북한 IOC 위원은 지난 13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북 여자 단일 아이스하키 팀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팀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상정된 제안이기 때문에 IOC에서 고려 중"이라며 "그건 어디 한 쪽에서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IOC 국제빙상올림픽위원회에서 다 함께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당초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할지 여부와 관련된 논의가 나올 무렵 논제였다. 그러나 이미 평창이 대회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데다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올림픽 경기 대진 구성을 모두 완료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장웅 IOC 위원이 이 같이 밝히면서 상황이 또 다시 바뀌고 있다.

남북 단일팀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의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 희망 의사를 밝힌 후 피겨, 여자 아이스하키 등 북한의 참가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서 이 같은 소문과 계획이 확산되고 있다. 한동안 피겨 단체전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자는 말이 오간데 이어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회... 단일팀 구성 옳은가

남북 단일팀 관련 얘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봅슬레이 종목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AP통신은 14일(한국시간) "이탈리아와 미국 출신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고위 관계자의 지도로 남북 선수들이 봅슬레이 남자 4인승 합동훈련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봅슬레이 단일팀은 다른 종목과는 다르게 훈련 시에만 적용되는 것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탈리아 IOC 위원인 이보 페리아니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회장은 "남북 선수 2명씩 탑승해 봅슬레이 합동 테스트 주행 계획을 제안한다"며 "계획은 실행될 것 같다. 나는 남과 북이 어떤 협력이든 이를 지원한다는 제안을 좋아한다. 스포츠는 그것을 위한 위대한 수단"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런데 대회를 불과 한 달 앞두고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무엇보다 평창에 참가하기로 예정했던 한국 선수 중 일부가 북한 선수 때문에 정작 올림픽에서는 빠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13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한 방송사와 만난 인터뷰 자리에서 이러한 소식에 실망감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스하키, 봅슬레이 등은 모두 팀원 간 호흡이 가장 중요한 종목 가운데 하나다. 아이스하키의 경우 남북간 실력 차가 큰 탓에 전력 손실이 우려된다. 또한 여자 아이스하키가 단일팀이 성사될 경우 북한 선수는 대략 6~7명 정도에 불과한데, 이는 전체 팀 인원에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짜깁기' 대표팀에 불과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봅슬레이 4인승팀, 조직력에 손실 입을 수도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정부는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엔트리 확장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무의미해 보인다. 올림픽 경기마다 나설 수 있는 인원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봅슬레이 역시 마찬가지다. 주행 연습에서만 남북 단일팀을 구성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연습은 곧 실전에 해당할만큼 매우 중요하다. 특히 봅슬레이와 같이 홈의 이점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썰매 종목에서는 연습이 곧 생명이다. 최대한 많이 타보고 트랙에 적응을 많이 한 선수와 팀이 올림픽 메달을 딸 확률이 높다. 실제로 그동안 동계올림픽 썰매종목에서 매 대회마다 개최국 선수나 팀원이 적어도 한 명 또는 한 팀 이상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그런데 연습에서 북한 선수들과 훈련할 경우, 오랜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온 봅슬레이 4인승 팀은 당연히 조직력에 심각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동계스포츠는 대부분 비인기종목이다. 동계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한 번 정도 반짝 인기를 얻다가도 대회가 끝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관심이 사라지기 일쑤다. 그랬기에 동계종목 선수들은 어쩌면 더 큰 상처와 설움을 받으며 평창을 준비해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대회를 한 달 앞두고 희생을 강요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며 결국 선수들만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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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아이스하키 봅슬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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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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