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관람을 위해 7일 오전 극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1987> 관람을 위해 7일 오전 극장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관람한 <1987>이 개봉 3주차인 8일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관람 소식이 크게 화제가 되면서 후반부에 접어든 흥행이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1987>은 개봉 초반 언론과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나 <신과 함께-죄와 벌>에 밀려 초반 흥행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개봉 초반, 흥행의 척도인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이 높지 않아 상영 횟수와 공급좌석이 조금씩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새해 첫 주 들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 조짐을 보였는데, 7일 문 대통령이 관람한 이후 반등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재미와 감동도 있었고 메시지도 아주 좋았다"며 "보는 내내 울면서 뭉클한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고 감상평을 전했다. 이어  "제가 영화를 한 번씩 보는데, 보고 나면 '이 영화가 (관객) 1000만 명을 넘기겠다, 못 넘기겠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 영화는 확실히 1000만 명을 넘기겠다는 확실한 예감이 든다. 국민께서 이 영화를 많이 봐주시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월요일인 8일 박스오피스는 대통령의 덕담을 현실로 나타냈다. 줄곧 1위를 차지하던 <신과 함께-죄와 벌>을 밀어내고 <1987>이 1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1987>은 현재 2위와 5천 명 정도의 차이로 앞섰으나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영화가 1위로 올라서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주말대비 평일 관객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도 상위권 영화 중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화요일인 9일 박스오피스는 단순한 1회성 현상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전일과 비슷한 수준인 하루 17만 관객을 기록했고, 2위와의 관객 격차도 2만 명 정도로 벌어졌다.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이 개봉 초반 수치에서 떨어지지 않고 꾸준한 유지를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 주 개봉영화 중 경쟁력 있는 영화들이 많지 않아 <1987>의 흥행 강세는 적어도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14일이 고 박종철 열사 31주기이고, 그 전날인 13일은 <1987> 마지막 부분 이한열 열사 장례식 영상에서 목 놓아 민주열사들의 이름을 부르던 문익환 목사의 24주기여서, 관객들의 관심이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개봉 3주차에 1위 올라서...대통령 덕담이 현실로

 <1987> 관람을 위해 7일 오전 CGV 용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고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와 이한열 열사 역으로 나오는 강동원 배우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1987> 관람을 위해 7일 오전 CGV 용산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고 박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와 이한열 열사 역으로 나오는 강동원 배우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청와대


개봉 3주차에서 <1987>이 1위로 올라선 것은 문 대통령의 관람과 함께, 이를 바라보는 자유한국당의 적반하장 식 주장, 그리고 보수언론의 일관성 없는 보도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화제를 키운 지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의 헛발질이 영화 흥행을 돕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8일 대구 신년인사회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당시 보수정권이 언론과 국민들의 진실규명 요청에 응답해 두 차례에 걸친 수사를 통해 가해자들을 구속하고 피해사실을 규명한 것입니다. 보수정권은 국민들의 의문해소 요구를 외면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영화 관람 직후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그런 쇼는 이제 그만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가 자신들의 영화인 것처럼 포장해야되는지 묻고 싶다"면서, '1987 소유권'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시킨 정권의 후예들이나 다름없는 자유한국당 인사들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은 누리꾼들의 비난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낸 정권에 기여한 인사들의 적반하장 발언은 영화계 인사들까지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덕분에 영화의 화제성이 커지면서 관객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조선일보>의 이중적이며 편협한 보도 태도 역시 논란을 일으키며, 영화 흥행에 기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영화 관람을 미담으로 보도했던 <조선일보>는 문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 대해서는 정치색 짙은 영화 일람이라는 표현으로 다른 시선을 나타냈다.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에 누리꾼들은 비판과 조롱을 보내고 있다(관련기사 :  박근혜 땐 미담 쓴 <조선>, 문대통령 영화관람은 정치적?).

<신과 함께-죄와 벌>의 흥행 동력이 약해진 것도 <1987>의 뒷심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나, 문 대통령 관람 이후 벌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인해 영화에 대한 주목도가 커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같은 흐름 속에 9일까지 444만 관객이 본 <1987>은 박종철 열사 기일인 14일을 전후해 500만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87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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